윤현민, 예능 출연을 거부하는 까닭

2012-12-08 15:32:50



- 윤현민 “‘연예인’이기 보단 ‘열외인’으로 통해요”
- <총각네 야채가게> 배우 윤현민 인터뷰

[엔터미디어=정다훈의 돌직구 인터뷰] “연습 중에 런 도는 게 제일 싫어요. 관객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의욕이 안 생기는거죠. 전 관객이 제 이야기를 경청할 때 희열을 느끼거든요. 관객초청 시연회로 올리라구요? 그렇다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순 없죠.(웃음)”

관객의 힘으로 살아나는 배우 윤현민을 만났다. 윤현민은 오는 12월18부터 31일까지 대학로 뮤지컬 센터 개관작으로 올라가는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의 주인공 ‘태성’ 역으로 나온다. 청년사업의 마케팅 신화를 이뤄낸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의 성공스토리를 모티브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이외 배우 한수연(LPG), 홍희원, 서홍석, 손성민, 김남호, 정현준, 이광섭, 권정현, 김민경, 장주연 등이 출연한다.

■ 따뜻하고 건강한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춤추고 노래하며 쇼를 하는 별난 채소가게 총각들의 꿈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2008년 초연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 돼 관객들을 만나왔다. 2012년 버전의 큰 차이점이라면 작곡가로 참여했던 김혜성 씨가 이번엔 직접 연출을 맡고 있다는 점. 5명의 총각 캐릭터 중 ‘지환’ 역을 없애 총 4명의 총각이 나오는 점이다. 오프닝 장면도 대폭 수정 돼 보다 촘촘한 전개를 보여줄 예정.

시즌 4를 맞이한 <총각네 야채가게>는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심야식당> 등 소극장 뮤지컬의 흥행 보증 작곡가로 자리한 김혜성의 연출 데뷔작이다. 윤현민은 전작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느꼈듯 연출가와의 감정교류가 충만한 배우이다. 이번 김혜성 연출가와의 호흡은 어떨까. “(스프링 어웨이크닝) 김민정 연출님의 감성을 정말 좋아해요. 김혜성 연출님과의 작업도 너무 좋아요. 제가 정말 인복을 타고 났나 봐요. 혜성 연출님은 실제로도 건강한 여자이시기 때문에 이 작품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세요. 음악을 만드시는 분이라 센스와 순발력이 뛰어나세요.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이 내시구요. 상황 상황에에 맞는 디렉션을 주시는 프로페셔널한 분이십니다. ”

윤현민은 이전 공연들을 영상으로만 봤다고 했다. 주인공 총각 대장 ‘태성’은 광고 회사를 다니다가 채소가게 대장이 되어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하는 인물이다. 언뜻보면 이상주의자로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윤현민 표 ‘태성’은 리더십과 끈끈한 정을 가진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이전 작품을 직접 보진 못했어요. 이전 대본에는 5명의 친구로 설정이 됐지만 이번엔 한명이 빠지면서 각 캐릭터가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수정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이영석 대표의 인터뷰 기사나 강연회도 많이 봤는데, 모델이 된 ‘태성’이 이상주의자란 느낌보다는 총각네 식구들을 챙기는 편안하고 따뜻한 인물로 비춰졌어요. 막연한 끈끈함이라고 하죠. 그런 끈끈함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실제로도 초등학교 친구들과 그런 우정을 지켜가고 있구요.”

다른 캐릭터들이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에 서는 것과 달리 윤현민은 원 캐스트로 무대에 선다. “작품 속 대장으로서 좋은 그림이 나오기 위해선 원 캐스트로 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에너지 넘치는 이 곳 연습실 분위기도 너무 좋구요.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연습중입니다. 많은 연습 속에서 농익은 연기가 나올 수 있는 거잖아요. 연습이 끝난 뒤에도 늦게까지 남아서 동료배우들과 함께 있는 게 좋아요. 단 그동안 건물 경비아저씨와 너무도 끈끈한 정이 들어 막공 땐 울 것 같은 데 어쩌죠.”

윤현민의 최대고민은 로맨틱한 목소리 톤이 리더를 맡고 있는 ‘태성’이란 캐릭터와 일치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목소리 자체가 부드럽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자칫 잘못하면 안 좋은 방향으로 캐릭터가 표현될까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직접 눈 앞에서 듣는 그의 보이스 컬러엔 완전 미성의 목소리 보단 미성의 목소리 사이 사이 거친 인생을 담아낼 수 있는 야생의 목소리가 숨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한마디 던지자. “다행이네요. 소리를 잘 살려내면 되겠네요.”

인터뷰 내내 윤현민은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건강한 활기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로 유기농 야채를 팔아서가 아닌 자극적 감동이 아닌 따뜻함으로 무장한 ‘유기농 뮤지컬’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했다.

“저희 뮤지컬을 보면 건강해지십니다. 작품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매출의 5%를 밀알복지재단 복지사업 기금으로 기부하는 정직한 공연이거든요.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하여 객석 나눔도 하는데요. 잔여석에 한해 객석기부를 하는 것과는 달리 미리 좌석을 빼서 나눔을 합니다.”



■ 관객과 함께 있을 때 살아나는 배우 윤현민

윤현민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전직야구선수 출신’ 배우이다. 청소년국가대표를 거쳐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던 중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주역을 꿰찼다. 이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바람의 나라> 뿐 아니라 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OCN드라마 <야차> 영화 <투혼>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최근엔 SBS 드라마 <그래도 당신>의 ‘이재하’ 역으로 대중과 만났다. 그 사이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연기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윤현민은 방송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공연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1년에 꼭 공연 한 편씩은 해야 해요. 스스로에게 ‘힐링’이 되는거죠. 회사에서도 그렇게 스케줄을 맞춰 주시구요. 제가 드라마를 할 수 있는 것도 다 공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공연 경력이 쌓이면서 방송 쪽에서 절 인정해주시는 분위기도 있구요.”

‘공연을 꼭 해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에 처음엔 인터뷰를 위한 형식성 멘트는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를 듣다보니 공연과 윤현민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무대에 서는 게 두렵다고 하는데 전 공연 무대가 편해요. 야구 선수를 했으니 관중들 앞에서 떨지 않고 설 수 있는 강심장을 가져서 그렇다구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야구 선수 시절엔 관중이 하나 둘 들어차기 시작하면 경직됐거든요. 신기하게도 배우로 전향한 뒤부터 그런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배우 되길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많은 배우들이 ‘배우’라는 칭호보다는 ‘연예인’으로 주목받는 것을 내심 경계 하지만 쉽게 흔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윤현민 스스로 ‘연예인’이기 보다는 ‘열외인’이라고 했다. “제가 회사에서 충돌하는 문제가 바로 예능프로엔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지점인데요. 전 예능이 아닌 무대에서 빛나고 싶어요. 그래서 전 연예인이 아닌 ‘열외인’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다닙니다. 전 천명이든 백명이든 관객들이 제 이야기를 들어줄 때 희열을 느낍니다. 함께 호흡하는 거죠. 함부로 해선 안 되겠구나 하는 책임감을 부담이 아닌 ‘희열’로 승화시키는 겁니다. 70명의 스텝들이 쳐다보고 연기하는 드라마나 영화 속 연기와는 또 다른 맛이죠.”



■ “같이 고민하는 배우들을 감동시키고 싶다.”

윤현민의 공연 선택 기준은 밝은 작품을 한 편 했으면 다음 작품은 어두운 작품을 선택해 나름의 균형을 맞추는 거다. 윤현민이란 배우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영리한 전략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전작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정말 사랑한 작품이지만 많은 시련을 안겨다 준 작품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계속 그 작품에 빠져있었어요. 무대에 오를 때보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가 정말 힘들었어요. 집에서 문 밖을 안 나올 정도로 다크한 감성이 됐거든요. 그렇게 시련을 겪고 나니 더 건강해진 기분도 드네요.

<총각네 야채가게>는 밝은 작품이니 다음 작품은 어두운 작품이 될 확률이 높네요. 그런데, (장난스럽게) ‘수진’같이 통통 뛰면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국내 뮤지컬엔 남자 캐릭터 중엔 그런 캐릭터가 없죠. 이 참에 여자 역할을 해 볼까요.(웃음)”

윤현민의 긍정적 성격은 지금까지 만난 공연계 인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글쎄요. 제 장점은 아직 잘 모르겠네요. 좋은 사람과 만난 것. 그게 장점 아닐까요. 겉멋든 배우, 무책임한 연출을 만나지 않은 것도 행운이자 장점인거죠. 배우들을 믿어주고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 연출님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는 배우 최민식과 김승우, 공형진 등과 친분이 두텁다. 매번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지인들이기도 하다. 그는 선배들의 조언대로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상대 배우의 눈을 정확히 보고 싶어요. 그 역할로 쳐다보고 싶은 거죠. 관객을 의식하는 연기. 그건 배우의 뿌리가 흔들리는 지름길이에요. 배우와 배우가 (감정을)주거니 받거니 하면 결국 관객들도 감동을 받게 되는거죠. 그래서 그럴까요. 전 같이 고민하는 배우들이 칭찬 해주면 더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배우들을 감동시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함께 걷는 여행길’이란 넘버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윤현민.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갈 수 있는”이란 가사처럼 관객과 함께 멀리 걷는 배우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공연전문 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라이브㈜]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목록으로

집중분석

더보기

더보기

많이본칼럼

더보기
[첫화면] [PC버전]
enter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