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의 순간, ‘아하 모먼트’를 아시나요

2013-04-10 16:45:57



[엔터미디어=백우진의 잡학시대] “번뜩이는 생각을 느낄 때에는 마음 속 깊이 기쁨을 느낀다. 살아있다는 쾌감을 독점하는 듯한 감각이다.”

세계 최초로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한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는 창조의 순간에 맛본 쾌감을 이렇게 들려줬다.

발견과 창조의 순간에 밀려드는 감격과 흥분을 어디에 비하랴. 새로운 방식의 암호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휫필드 디피는 그 순간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아래층에 콜라를 가지러 내려갔다가 이 아이디어를 거의 잊어먹을 뻔했습니다. 뭔가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기억이 나는데,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가 영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러다가 말할 수 없는 흥분과 함께 이 아이디어가 물밀듯이 되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암호에 관해 연구를 하던 이래 가장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발견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유레카의 순간을 ‘아하 모먼트(aha moment)’라고 한다. “아하!”하고 깨닫는다는 말이다. 한자로는 ‘돈오(頓悟)의 순간’쯤 되겠다. 디피의 착안을 구체화한 과학자 중 한 명인 로널드 리베스트에게 아하 모먼트는 안개가 걷히면서 찾아왔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리베스트는 갑자기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던 안개가 걷히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생각이 마치 신의 계시처럼 리베스트의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는 잠을 지새며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동이 터오를 무렵에는 과학 논문 한 편이 이미 완성됐다.

계시는 섬광처럼 뇌리를 스친다. 그 순간을 거친 세계 최초의 인간이야말로 선구자다. 나카무라는 신천지에 첫 발을 디딘 짜릿한 기분을 생생하게 전한다.

“내 앞에는 그때까지 누구 한 사람 지나간 적 없는 무한의 공간이 가로놓여 있다. 개척자로서 그곳을 개간하고 내 발자국을 남긴다. 그것은 맛본 적이 없는 사람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쾌감일지 모르겠다.”

“세계 최초의 혁신적 기술을 잇달아 개발하기 시작하고부터는 전인미답의 우주를 탐험하는 것 같았다. 최신예의 혹성탐사 로켓이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는 듯한 이미지.”

그럼 창조의 순간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나카무라는 우연히 참석한 핵물리학회에서 들은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디피와 리베스트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끄집어냈다. 개가를 올리기까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발견과 창조는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았는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압력이 매우 높아지면 연료에 저절로 불이 붙듯, 연구가 깊어지면 어느 순간 해답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학자는 잠을 자다가 꿈에서 해답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성냥골이 성냥갑과 부딪혀야 불이 붙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부 자극과의 접촉이 발견과 창조의 촉매가 될 때도 있다. (계속)

[사진=빅사이언스]

[자료]
나카무라 슈지, 좋아하는 일만 해라, 사회평론, 2004
사이먼 싱, 코드북, 영림카디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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