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가 외모에 치중해도 욕먹지 않는 이유

2011-05-28 11:07:39



- 김범수의 독특한 예능 생존법

[서병기의 프리즘] 김범수(32)는 누가봐도 ‘나가수’의 스타다. 김범수가 노래를 잘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주목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를 통해 데뷔 10년만에 처음으로 감격의 1위를 했다.

그가 부른 ‘보고싶다’ 외에도 이소라의 ‘제발’은 요즘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있다. 최근에는 조관우의 ‘늪’을 놀라운 고음과 함께 들려줘 감동을 주었다. 조관우는 고음을 가성으로 표현하지만 김범수는 진성으로 소화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김범수는 캐릭터가 약하다. 밋밋하다. 상대적으로 기사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 김범수에 대해서는 가창력이 좋다, 뛰어난 발라드 가수다 정도로 표현하는 데 그친다. 스토리가 약해 화제성과 이슈 메이킹에서 뒤지는 것이다. 음악도 예능의 도움을 조금, 아니 제법 많이 받아야 사는 시대다. 그래야 가수가 자신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어필할 수 있다.

가수인 김범수는 당연히 예능 감각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나가수’에서는 개그맨을 매니저로 배치했다. 예능감이 떨어지는 김범수는 예능 감각이 뛰어난 매니저 박명수로부터 도움을 받아 방송 분량을 늘려야 하는데, 김범수는 매니저의 도움도 별로 못받고 있다. 박명수는 김범수의 매니저 역할 못지않게 이소라와 함께 프로그램 MC 역할에도 신경을 쓰는 듯하다. 박명수가 김범수의 매니저인지, 김범수가 박명수의 매니저인지 알기 힘들 정도다. 
  
김범수는 가수로서 특이한 마케팅 전략을 썼다. 김범수는 1999년 1집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하지만 반응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1집 타이틀곡 ‘약속’을 흐느끼는듯한 애잔한 목소리로 불러 대중의 가슴을 파고들며 신인답지 않은 가창력이라는 반응은 얻었지만 그 이상의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후 2집부터는 본격적으로 장기간 얼굴없는 가수 전략을 썼다. 99년 ‘약속’으로 데뷔한 후 2000년 2집 ‘하루’부터는 얼굴없는 가수로 뮤직비디오로 밀고 나갔다. 정말 특이한 전략이었다. 1집에서 외모를 이미 공개한 가수가 2집에서 얼굴없는 신비주의를 쓴다는 건 비주얼이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뜻이다. 비주얼이 약했던 것이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는 대박을 쳤다. 캐나다에서 찍은 뮤직비디오는 송혜교가 파일럿 송승헌이 비행에 나가 공중에서 사고가 나는 장면을 목격하는 비련의 동영상을 너무나 예쁘게 담았다.
 


요즘 김범수는 밋밋한 이미지를 타개하기 위해 앙드레 김 의상을 입고 나왔다. 이병헌이 입던 옷을 줄여 입고 나왔다고 했다. 출연가수들은 김범수의 다소 코믹한 의상을 보고 자지러졌다. 앞으로도 김범수가 어떤 옷을 입고 나올지 기대가 된다.

가창력이 떨어지는 가수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면 욕을 먹게 마련이다. 하지만 김범수는 오래전 이미 미국 빌보드 ’핫 싱글즈 세일즈‘에서 51위를 기록할 정도로 노래를 잘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니 외모에 치중해도 문제가 전혀 없다. 가창력과 비주얼에 대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방식에서 아이돌 가수들과는 전혀 반대 방향을 택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김범수는 조금 떨어지는(?) 외모를 커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만들어 캐릭터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이를 보는 사람도 재미가 있다.
 
과거에는 얼굴 없는 가수는 노래만 잘 하면 됐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신비주의 전략이었다. 귀여운 막내동생 이미지의 조성모도 얼굴없는 가수로 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TV에 나와 친근하고 유머러스하게 활동하는 가수를 원한다. 김범수는 그렇게 가고 있다. 방향을 잘 잡은 것이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기자 > wp@heraldm.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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