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 논란 낳은 ‘매직아이’ 제작진 심대한 착각

2014-11-07 10:01:53



누가 애꿎은 곽정은을 ‘성희롱자’로 만들었나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토크쇼를 하다 게스트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잘못된 발언을 했을 때 어떤 연예인은 아예 의도적으로 욕을 넣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을 편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편집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런 식의 대처는 자칫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매직아이>에서 갑자기 불거져 나온 곽정은 19금 논란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편집되어야할 부분이 어쩌다 그대로 방송이 된 것일까.

“무대에 갑자기 나갔을 때 몸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 이런 게 있잖아요. 그런 걸 보면 좀 이 남자는 침대에선 어떨까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거든요.” 곽정은의 장기하에 대한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그 발언의 수위를 제작진도 알아차린 듯, 그 장면에는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라는 자막이 크게 붙었고, 곽정은의 발언은 리와인딩 되어 두 차례 반복되어 나갔다. 그만큼 그 발언이 가진 파격에 오히려 제작진은 편집의 힘을 주었던 셈이다.

하지만 센세이션에 머물 것으로 생각한 제작진과 곽정은의 예상과는 달리 이 발언은 논란으로 이어졌다. 가장 큰 불편함은 이러한 성적인 발언이 여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는 뉘앙스에서 나온다. 즉 대중들이 갖는 불쾌함은 만일 이런 발언을 남성이 여성에게 했다면 과연 방송을 탈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즉 남성이 여성에게 하면 심지어 성희롱이 될만한 발언이 여성이 남성에게 했기 때문에 괜찮다는 식의 접근은 성적인 역차별에 해당한다는 것.

곽정은은 또 로이킴에게도 “키스 실력이 궁금한 남자”라고 표현했다. 그 발언에 당황해 하는 로이킴은 “혀 풀고 있어요”라고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무마했고, 여기에 대해 곽정은도 “이런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세상에서는 다른 얘기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곽정은은 아마도 장기하와 로이킴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섹스 칼럼니스트라는 자신의 직업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블로그에 올린 반박 글에서 그 발언이 “그의 섹시한 매력에 대해 보내고 싶었던 100%짜리 긍정적 찬사”라고 밝혔다. 그녀는 또 “‘섹시한 남자 장기하’라고 말하면 올바른 표현이고,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 장기하’라고 말하면 무조건 옳지 못한 표현인가”라며 “맥락을 무시한 채 무조건 성희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사람들에게야말로 묻고 싶다. 앞뒤 안가리고 한 사람의 직업적 발언을 폄하한 것이야말로 ‘희롱’이 아니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녀의 반박은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다. 사실 곽정은이 <마녀사냥>에서 주목받은 것은 그 거침없는 표현 때문이 아닌가. 그러니 그녀를 <매직아이>라는 프로그램에 앉히게 된 것은 어쩌면 그런 표현을 방송이 어느 정도는 요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JTBC라는 플랫폼에서 하는 19금 딱지를 붙인 <마녀사냥>과 SBS라는 지상파에서 하는 <매직아이>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 곽정은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프로그램은 생방송이 아니라 방영 일주일 전에 한 녹화였고, 이것이 공중파에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해 셀프 검열을 하는 것은 온전히 제작진의 몫으로 존재한다”고 했던 것. 그러면서 <마녀사냥>의 녹화를 비교사례로 들었다. 즉 이 19금 토크쇼에는 더 높은 수위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것이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적절한 편집의 선을 지킨 제작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사안은 곽정은이 야기한 문제라기보다는 그녀의 캐스팅 목적과 발언 수위에 대한 적절한 편집을 하지 못한 제작진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매직아이>와 <마녀사냥>은 같을 수 없고 또 플랫폼의 성격도 다르다. 하지만 거기에 동일한 수위의 이야기를 별다른 생각 없이 담아냈다는 건 잘못된 일이다. 이번 사안은 편집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를 잘 드러내준다. 편집은 애꿎은 사람 하나를 ‘성희롱자’로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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