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의 외침에 끝까지 귀 기울여야 하는 까닭

2014-11-19 14:43:29



아파트 난방비리, 김부선의 문제 아닌 우리의 문제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아파트 난방비리 문제를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낸 김부선이 거꾸로 몇몇 주민들의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김부선은 “저의 문제가 여러분의 문제”라는 말로 이 사안의 중대함을 표현했다. 즉 난방비리가 김부선이 지내는 아파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전국 도처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김부선이 폭로한 성동구 옥수동 A아파트의 난방 비리에 대해 성동경찰서는 겨울철 난방비가 ‘0’으로 나온 11세대를 조사했다고 한다. 사실 이 사안은 조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충격적이다. 누구는 꼬박꼬박 난방비를 내고 있는데 누구는 한 푼도 내지 않고 겨울을 따뜻하게 지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모든 세대 혹은 한두 세대가 그렇게 나왔다면 뭔가 시스템의 문제라던가 관리의 문제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1세대라는 점은 이 사안을 누군가의 ‘의도’로 보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성동경찰서측은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증거를 잡지 못했다”며 무혐의 처분을 냈다. 대신 난방비를 제대로 부과하지 않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아파트 관리소장 3명을 입건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지었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의 근원을 찾고 고치는 것이 공권력이 해야 될 일이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는 있지만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를 종결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법은 범죄 사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입증해야 죄가 인정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 말은 죄가 없다는 게 아니라 법적으로 증거를 대지 못했다는 얘기일 뿐이다. 그러니 ‘수사종결’이나 ‘무혐의 처분’이라는 표현이 마치 김부선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처럼 매도되는 상황은 잘못된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겨울철 난방비 ‘0’인 11세대가 나왔다는 점이다. 그 명백한 결과를 왜 이렇게 서둘러 부정하고 덮어버리려 하는 것일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나서서 이를 바로잡아야 될 이들이 해당 지역의 동대표들이 아닐까. 오히려 이런 사안에 대해 발끈하고 분노해야 하는 것이 지역주민 대표로서의 소임일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대표 중 한 명이 김부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유는 언론을 통해 김부선이 마치 동대표들이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처럼 말해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 때문이다. 오해가 있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김부선이 제기한 문제가 사실로 드러났고 그렇다면 오히려 동대표는 설혹 과정에서 부딪침이 있었다고 해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나서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동대표가 거꾸로 김부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상황은 그래서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업무상 배임 이외에 법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거기에 명예훼손이라는 새로운 포장을 덧대면 마치 이 문제는 김부선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처럼 오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아마도 김부선은 SNS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과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것일 게다. 그녀의 말대로 이 사안은 그녀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일 수 있다. 끝까지 그녀의 주장에 대중들이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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