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 어쩌다 사과마저 언론플레이로 비춰지게 됐나

2015-10-09 08:47:23



한그루 논란의 핵심, 빗나간 언론플레이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한그루는 과연 의붓형제들을 이용해 언론플레이를 했던 것일까. 한그루의 의붓언니가 인터넷에 올린 ‘배우 한그루는 제 친동생이 아닙니다’라는 글에는 한그루가 의붓형제들을 이용해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뉘앙스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그루 기사에서 접한 감독 아버지, 모델 출신 어머니, 이대와 서울대 출신 언니들에 고대생 오빠 언론플레이에 어안이 벙벙했다. 한그루는 소위 명문대 언니 오빠들과 혈연적인 관련이 없다”

감독, 모델, 이대, 서울대, 고대. 한그루가 인터뷰를 통해 언급했던 가족 이야기에 이런 내용들이 들어 있었다는 건 글을 올린 의붓언니의 입장에서 보면 분노할만한 일이었다. 정상적인 관계였다면 친언니든 의붓언니든 상관이 없을 게다. 하지만 한그루와 의붓언니가 내놓은 글들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관계는 가족이라기보다는 서로에게 상처만을 주었던 관계였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니 의붓언니 입장에서는 그런 관계였음에도 언론에는 구체적으로 이대, 서울대, 고대 운운하며 얘기한 걸 두고 ‘언론 플레이’라 여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게다.

물론 한그루 측의 해명자료나 한그루 스스로 의붓언니에게 보낸 메시지의 내용은 이렇게 자신이 의붓형제들을 인용해 마치 엄친딸처럼 이미지화된 것이 데뷔 초 무명시기에 무심코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가 여러 매체에서 확대재생산을 거듭하며 생겨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자신은 가족이라고 생각해서 기자들의 질문에 ‘별 의미 없이’ 던진 이야기였는데 그게 이렇게 일을 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붓언니의 말대로 구체적인 학교까지 들먹이며 인터뷰를 한 것에 엄친딸 이미지를 위한 언론플레이의 속셈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그루가 의붓언니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는 그 자체로만 보면 진정성이 느껴질 수도 있는 글이었다. 하지만 그 사적인 글이 대중들에게 공공연히 공개되고 또한 기사화되었다는 사실은 다시금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글이야 누구든 번지르르하게 쓸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글에 담긴 마음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가족사가 공개되는 것과 그 가족사가 언론플레이에 이용되는 것이 못내 싫고 화가 났을 의붓언니라는 건 누구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사과 메시지를 공개한다? 이런 전달 방식에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까.

사과 메시지가 나오고 의붓언니가 재차 인터넷 게시판에 불편한 심경의 글을 올린 건 그래서일 게다. “당신들과 만나는 자체가 고문”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진정성을 느낄 수 없고 오히려 그것마저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과의 글이라고 해도 그것이 평상시의 말과 행동과 전혀 다르거나 혹은 타인의 입장을 자신의 입장에서 마음대로 해석하는 식은 오히려 불쾌감만 더 줄 수 있다. “당신 입장에서 힘들었던 걸 우리가 겪은 것과 동일시하지 말아주세요.” 의붓언니가 한 이 말 속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왜 한그루측은 사과 메시지마저 공개하는 악수를 둔 것일까. 그 내용이 사과의 내용이라고 해도 그런 공개 방식의 사과 메시지는 상대방에게는 오히려 공격적인 또 다른 언론 플레이로 다가갈 수 있다는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물론 그 마음이 진심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 잘못된 방식은 그 진심마저 왜곡시킬 정도의 결과를 만들었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앳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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