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시장에 비싸게 나온 현대차 코나의 막중한 임무

2017-06-20 07:46:15



현대차에게는 도전인 코나, 그렇다면 우리 고객들에게는?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요즘 현대기아차 그룹이 연속으로 야심작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기아차가 마침내 스팅어를 공개하더니 이번 달에는 현대차가 코나를 선보인 것입니다. 이번 독차법에서는 코나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나의 론칭과 함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다음 두 가지였습니다. 1. 디자인이 확 달라졌네요. 왜죠? 2. 가격이 비싸요. 그래도 괜찮은 건가요? 당연한 질문입니다. 두 가지가 코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코나는 이 두 가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는 당연히 어색합니다. 고객들은 이해하기 쉬운 것을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그냥 지금까지의 엇비슷한 차들과 큰 틀에서는 비슷한데 고르기 편하게 ‘필살기’ 옵션 한두 개를 더 주고 가격은 ‘적당한’ 수준에서 책정했다면 코나는 훨씬 쉽게 많은 사람들에게 팔려나갔을 겁니다. 하지만 굳이 코나는 어려운 시도를 하려는 것입니다.

현대차는 코나를 갖고 왜 굳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일까요? 당연히 이유는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의미 있는.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수긍이 가는 것들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약간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좋은 쪽은 현대가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 코나는 중요한 모델이라는 것이고, 걱정되는 면은 강력한 한 방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이제 하나하나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일단 디자인입니다. 사실 저는 작년에 코나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첫눈을 확실하게 끌지만 반대로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첫인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을 끄는 것은 역시 휠 아치부터 범퍼까지 이어지는 클래딩(cladding)이었습니다. 이 클래딩이 앞은 헤드라이트를, 뒤는 아래쪽 테일 램프를 감쌀 정도로 확장된 것이 눈을 끌었습니다.

현대차는 이 클래딩을 코나 디자인의 핵심 포인트라고 합니다. 클래딩과 거기에 감싸인 헤드라이트, 그리고 그 위의 LED 주간 주행등은 언뜻 보면 투구를 쓴 전사와 같은 강렬한 얼굴을 만들어냅니다. 클래딩 자체도 본격적 오프로더에 어울리는 보호 장비에서 이미지를 가져온 것이기도 하고요.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왜냐 하면 의도는 백 번 이해하겠는데 이게 최선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사실 코나의 차체 실루엣은 크로스오버 SUV 가운데에서는 해치백에 가까운 소프트로더에 가깝습니다. 즉 더 도심형이고 더 승용형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클래딩을 비롯한 디자인 포인트 – 정확하게는 데커레이션 – 는 훨씬 오프로더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실제는 SUV에 경험이 없는 신규 고객들이 훨씬 부담없이 SUV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면서도 터프한 이미지로 심리적 만족감은 최대로 드리겠다는 바둑으로 치면 ‘세력과 실리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인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차에서 머리에 남는 것이 전체 분위기가 아니고 디자인 포인트, 아니 데커레이션만 남더란 말입니다. 첫인상은 강한데 그게 전체적 이미지로 이어지는가는 조금 의심이 있습니다. 입에 착 감기는 첫 맛이 좋은 식당밥이 쉽게 질리는 것처럼 될 까봐 제가 지레 걱정하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인테리어는 밋밋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괜찮았습니다. 항상 봐야 하는 인테리어까지 데커레이션 덩어리였다면 정말 금방 질릴 수 있거든요. i30부터 선보인 독립형 모니터와 수평 곡선 중심의 디자인은 단정하면서 지루하지는 않아서 좋았습니다. 약간의 데커레이션으로 포인트를 줄 여지는 아주 풍부합니다.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일 겁니다. 파워트레인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디젤 직분사 엔진은 국내 소형 SUV 가운데 가격이 높은 편인 쉐보레 트랙스와 비슷한데 좀 더 고성능이고, 4륜 구동과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제공하는 것은 옵션을 다 달면 가장 비싸지는 티볼리의 최상급 트림과 겹칩니다. 즉, 국내 소형 SUV에서 비싼 것은 다 모아 놓은 셈입니다. 게다가 ADAS 등 주행 보조 장비 등도 모두 제공합니다. 당연히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의 가격은 트랙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시작부터 비싼 모델로 느껴지지는 않도록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트윅스의 스페셜 모델인 플럭스(Flux)가 아니더라도 디젤 엔진을 선택하거나 가솔린 4륜 구동을 선택하면 모델 가격이 2천6백만원이고 옵션을 선택하면 3천만원을 넘어갑니다. 비쌉니다. (다행히(?) 디젤+4륜구동이 불가능해서 이 정도입니다.)

현대차가 왜 이렇게 코나를 강한 이미지와 높은 가격으로 걱정(?)스럽게 포지셔닝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현대는 소형 SUV, 즉 B SUV 시장에는 후발 주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가성비만으로 세계 5위 이상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SUV가 시장을 이끄는 지금 현대는 노쇠해가는 SUV 라인업을 재정비할 필요가 절실합니다. 그리고 현대가 시작한 젊어지려는 새로운 디자인을 화끈하게 접목하기에는 젊은이들의 펀 카에 가장 가까운 소형 SUV가 안성맞춤인 것이지요.



코나의 포지셔닝이나 파워트레인이 트랙스와 비슷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트랙스가 탄탄한 기본기에 집중한 선진국형 엔트리 & 엔트런스 모델인 것과 똑같이 코나도 선진국의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이미 현대가 갖고 있는 제3세계용 모델이나 ix20의 크로스컨트리 버젼 같은 것으로 B SUV 시장을 메우려고 하지 않고 제대로 공략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걱정입니다. 쉐보레 트랙스의 경우는 전체 생산량의 95%인 25만대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는 형편입니다. 국내에서는 비싸서 안 팔립니다. 우리나라의 소형 SUV 시장은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중장년 이상의 실용차 또는 불황형 다운사이징 구매층으로 구성될 만큼 주머니 사정이 퍽퍽한 고객들이 많은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코나는 불황형 시장에 출시된 비싼 차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코나가 겨냥하는 젊은 고객들이 요즘 경제적으로 가장 힘들다는 점, 코나의 디자인이 장년층 이상이 소화하기에는 튀는 편이라는 점 등에서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물론 현대의 영업력과 네트워크가 쉐보레와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대 판매량은 적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선진국용 수출차. 이 말은 차의 만듦새는 좋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 해외 미디어를 대상으로 있었던 시승회의 반응들은 나쁘지 않습니다. 유럽차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우수한 기본기를 보인다는 반응들이었습니다. 디자인도 참신하다는 호평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코나의 무거운 어깨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발표회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거론한 SUV 전략과 코나의 라인업 확장 전략입니다. 정 부회장은 코나를 기점으로 현대차의 SUV 라인업을 대형 모델까지 확장하겠다는 SUV 풀 라인업 전략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코나는 나중에 수소 연료 전지차와 주행 거리 390km 이상의 순수 전기차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코나가 현대차의 새로운 SUV 전략의 출발점이라는 것 – 디자인의 일부 요소도 다른 신모델 SUV들로 전파되는 것이 자연스럽겠지요, 그리고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은 친환경차 전략 본격화의 신호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현대는 코나에게 큰 기대를 걸고 막중한 임무를 맡겼습니다. 일단 고객들의 첫 반응은 아주 좋습니다. 다행입니다. 가격이 다소 무겁다고 생각했던 제 걱정이 일단은 빗겨나간 것 같습니다. 디자인도 호의적인 반응이 더 많은 것으로 들려옵니다. 다행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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