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들호2’, 제아무리 박신양·고현정이라도 이러면 식상하다

2019-01-09 11:05:00



‘조들호2’,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률은 얻었지만...

[엔터미디어=정덕현] KBS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는 아마도 시즌2라는 점과, 그간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법정드라마, 변호사 캐릭터 등으로 부담이 컸던 모양이다. 아예 기획의도에 ‘법조인을 다룬 드라마가 봇물’이라 돌파구로 ‘천편일률적이지 않아야 한다’를 첫 번째 기획 포인트로 내세웠다고 명시했다. ‘법 얘기를 중심에 놓지 않고도 재미있는 법조 드라마를 해보자’는 것.

그래서일까. <동네변호사 조들호2>의 첫 시퀀스는 법정이 아니라 어느 차가운 바다로 던져지는 드럼통과 그 드럼통 안에 손이 묶인 채 갇힌 조들호(박신양)가 차오르는 물속에서 살아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2회까지 이 드라마는 스토리를 전개한다기보다는 조들호와 이자경(고현정)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벌어진 자극적인 장면들을 나열했다.

성폭력 가해자에게 속아 그를 변호함으로써 피해자가 갑자기 조들호의 차량으로 뛰어들어 나는 처참한 사고는 마치 그 참혹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보여줄 것인가 고민한 듯, 아주 천천히 슬로우모션을 섞어 보여줬다. 피해자가 차량 앞 유리에 얼굴을 부딪칠 때 조들호를 쳐다보는 그 장면이 그대로 보여지고, 날아간 피해자가 바닥에 떨어져 피를 철철 흘리는 장면과 그 앞에서 너무 놀라 소리가 나오지 않는 조들호가 “도와달라” 외치는 장면이 이어졌다.



1회 마지막 장면에는 어느 낯선 공간(아마도 폐쇄된 병동으로 보이는)에 이자경이 실종된 윤정건(주진모)을 마주하는 장면과 그 곳을 찾아온 조들호가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산한 풍경의 복도를 찾아들어가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이어진 2회에서는 윤정건이 독살되는 장면, 국일 그룹의 셋째인 국종복(정준원)이 마약 파티를 즐기는 장면 그리고 갯벌에서 발견된 윤정건의 사체로 인해 오열하며 뻘밭을 뒹구는 조들호의 모습이 보여진다.

확실히 기획의도에 명시한 대로 ‘천편일률적’이지는 않다. 또 법 얘기가 전면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스토리도 없다. 그저 막연히 조들호와 이자경이 윤정건의 사망을 두고 대립하고 있고, 이자경의 뒤에는 국일그룹 국현일(변희봉) 같은 냉혹한 사업가가 존재한다는 것 정도다. 그 국일그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또 다른 피해자가 있고, 도움을 요청하는 그 피해자를 조들호는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나, 죽은 윤정건의 딸 윤소미(이민지)를 끝까지 보호하려는 모습이 ‘동네변호사’라는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정도.



스토리가 주는 몰입보다는 장면 자체가 주는 자극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조들호나 이자경의 캐릭터는 다소 도식적인 인물처럼 다뤄진다. 스토리로 이어지는 대립이 아니라 그냥 두 사람의 대립이 있다는 것만 막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니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신양이나 고현정에게서 남다른 이 캐릭터만의 색깔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연기하면 한가락 했던 이 배우들에게서 이 드라마에 맞는 새로운 캐릭터의 매력을 느끼기보다는 어디선가 봐왔던 연기를 또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건 그래서다.

박신양은 여러 작품들에서 많이 보였던 쓰레기통에 뒹굴고, 넘어지고, 얼굴과 머리 그리고 온 몸에 진흙을 묻힌 채,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그 익숙한 모습을 여기서도 반복한다. 고현정 역시 어디선가 봤던 표독스런 표정 연기를 보여준다. 연기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그 역할의 표현을 하려 애쓰고 있지만, 스토리 없는 캐릭터는 과거 그들이 출연했던 작품들 속 캐릭터와 자꾸 중첩되어 보인다.



이래서는 ‘천편일률적’이지는 않아도 드라마와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자극적인 장면이 주는 주목은 실제로 이 드라마가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게 만들지만, 그것이 유지되려면 더 자극적인 장면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그건 KBS 드라마 그것도 15세 드라마로 되어 있는 이 작품에는 갈수록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극적인 장면을 통한 주목이 아니라, 스토리와 캐릭터가 주는 그 감정선과 궁금증 속으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몰입시켜야 하지 않을까. 이런 전개로는 제 아무리 박신양이나 고현정이라도 매력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심지어 과거의 비슷한 연기만 반복하는 듯한 느낌을 줘, 시청자들에게 식상함만을 줄 뿐.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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