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의 이유 있는 ‘회춘’

2019-04-01 08:34:33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 꾀하는 할리데이비슨

[최홍준의 모토톡] 할리데이비슨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남자들의 로망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물건 중 하나, 자유와 개성의 상징 등 할리데이비슨을 설명하는 말은 많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것도 장점 중 하나. 스포스터, 소프테일, 투어링, 스트리트, CVO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도 할리데이비슨을 대표하는 기종은 소프테일이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로드 글라이드나 울트라 같은 투어링 타입의 기함들이 할리의 상위 모델이지만 가장 할리데이비슨 다운 장르는 소프테일 시리즈이다. 아메리칸 스타일 혹은 크루저라는 스타일을 만들어 준 것이 바로 소프테일이었기 때문이다.



현행 소프테일 모델만 하더라도 스트리트 밥, 팻밥, 로우 라이더, 소프테일 슬림, 팻보이, 헤리티지 클래식, 디럭스, 브레이크아웃, 스로츠 글라이드, FXDR114 등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하나하나 매력적인 모터사이클들이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모델이 있다. 바로 FXDR114.



FXDR114는 할리데이비슨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114큐빅 인치, 1868cc의 거대한 V트윈 엔진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3500rpm에서 16.5kg.m의 강력한 토크를 낸다. 긴 휠베이스로 직진 안정성이 뛰어나다. 다른 할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FXDR의 주 무대는 와인딩이다. 높은 뱅킹각을 가지고 있고 도립식 프론트 포크를 가지고 있다. 포워드 스탭을 가지고 있지만 방향 전환을 비롯해 좁은 코너에서도 민첩하게 반응한다. 처음 모습을 보였을 때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수냉 엔진이기 때문에 보기 싫은 라디에이터가 존재한다. 잘 감추고 있기는 하지만 수냉이라는 것 자체가 기존 할리 오너들에게 부정적이던 시절도 있었다. 에지가 들어간 연료탱크, 특히 시트 커버와 헤드라이트 바이저가 그랬다. 지금까지 할리가 가지고 있지 않던 각이 들어 있다.

스타일과 운동성능, 할리데이비슨은 다음 세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이 두 가지로 삼았고 그 본격적인 시작점을 FXDR114로 잡았다.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났지만 또 할리의 특징은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팻밥 같은 모델도 새로운 스타일의 접목에 성공했다. 연료탱크나 프레임 엔진 구성 등은 기존과 같지만 짧아진 프론트 펜더, 각이 진 헤드라이트, 시트와 리어 펜더마저도 기존의 스타일과는 다르다. 매니폴러와 사일렌서의 각도만 봐도 얼마나 달라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브레이크아웃은 전통적인 크루저의 형상에 스트리트 타입이 가지고 있던 스타일을 더했다. 짧은 듯한 연료탱크와 작아진 헤드라이트, 낮게 위치한 핸들 바. 정리된 사일렌서 같은 것들을 보면 할리의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디테일의 변화를 시작으로 점차 큰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험적으로 내놓은 모델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긍정적이다.



물론 헤리티지 클래식이나 디럭스 같은 전통적인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한 모델도 있고 로드 글라이드처럼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모델들도 여전히 할리데이비슨이다.

얼마 전 할리데이비슨이 듀얼퍼퍼스나 스트리트파이터 등을 내놓을 예정이라 발표했을 때 전 세계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그러나 정작 과도기적 모델들이 등장하자 긍정적인 의견들이 더 많았다. 자유와 개성을 소리치던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할리데이비슨의 스타일을 고정시켜놓은 것이었다. 할리는 이래야 한다고 외치던 사람들도 결국엔 새로운 할리를 타게 될 것이다. 오히려 항상 그 스타일만 유지하고 있었더라면 먼저 질려하지 않았을까?



스포스터 시리즈가 변화에 가장 앞서 있었다. 레트로 스타일의 유행과 30대 남성들의 워너비로 등장한 아이언이나 포티에잇 시리즈 등은 여전히 할리데이비슨에서 가장 인기 좋은 모델 중 하나이다. 올드한 느낌이 없고 작고 간결한 스포스터 시리즈의 장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스스로 새로운 시대를 열려고 하고 있다. 전통적인 모델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파격적인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 그렇다고 한 번에 모두 바꿀 수는 없다.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기존의 탄탄한 팬층도 생각해야 했다. 그 팬들도 조금씩 변하고 있으니 긍정적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할리데이비슨이 젊어지고 있다. 그렇게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100년은 커녕 10년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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