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배달용 바이크 라이더를 욕 하는가

2019-04-07 09:35:04



‘위험한’ 배달용 모터사이클, 무조건적인 단속만이 해법 아니다

[최홍준의 모토톡] 우리나라에서 모터사이클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배달용 바이크를 떠올리며 이들의 난폭운전, 법규 미 준수 등을 비난한다. 더불어 오래된 스쿠터들이 내뿜는 매연과 무분별하게 개조된 머플러의 소음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맞는 이야기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일부러 나쁜 짓을 하기 위해서 이러고 다니는 걸까? 모든 배달원들이 시끄럽고 난폭한 예비 범죄자들일까? 안전하고 성실하게 운전을 하며 배달을 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배달 모터사이클은 무조건적인 사회악으로 비난받고 있다.

‘짜장면 배달’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배달 문화는 꽤나 오래되었고 난폭 운전 문제 역시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 문제이다. 경찰의 강력한 단속만이 해답일까? 배달 자체를 금지시키는 방법? 혹은 모터사이클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 이런 터무니없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일반 사람들이 가진 배달 모터사이클의 난폭운전은 오래되고 깊은 문제이다.



중국음식점이 모터사이클로 배달을 하면서부터 생겨난 이 이미지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각종 심부름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생겨나고 배달 어플도 많아졌다. 배달만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배달 대행회사가 생겨나면서 거의 모든 음식 및 물품 구매 혹은 집안일까지도 모터사이클을 타고 와서 대신 해주기에 이르렀다.

스마트폰에 깔린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지난해 2500만 명가량으로 조사되었고 3조원이 넘게 움직이는 시장으로 추산되고 있다. 배달 대행회사와 배달앱은 꾸준히 증가추세이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물론 배달을 하는 사람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난폭운전을 하는 배달용 모터사이클을 더 많이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비난도 늘어갈 것이다.

배달 대행이 많아지면서 배달원들이 음식점에 직접 고용이 아닌 대행업체를 통한 간접 고용 형태로 일을 하게 된다. 이 일을 시작하는 많은 이들은 생활비나 학비를 벌기 위한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다. 스쿠터 한 대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고 자신이 일한만큼 가져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라이더를 구하는 곳도 많고 그만큼 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배달 횟수로 비용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생계를 위해 빨리 배달을 해야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이들에게 배달을 시키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편하고 빨리 주문한 음식이나 물품을 받길 원한다. 이들이 모두 만족하기 위해서 무시되는 것이 공공질서와 모두의 안전이다.

이들이 스릴을 즐기기 위해 난폭운전을 하는 것 같은가? 이들이 시민들을 위협하고 싶어서 인도 주행을 하는 걸까?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신들도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배달을 하는 사람도 엄연히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이들을 계속해서 위험에 내몰아서는 안된다.



해법은 정부와 관계기관이다. 무조건적인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도 그때뿐이다. 오히려 단속을 피하다가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비정규직이지만 고용 교육이나 안전 운전 교육 등의 의무 교육을 시행하거나 사설 교육 기관에 위탁을 하더라도 올바른 운전 교육을 시켜야 한다.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서비스 교육 등을 실시하고 모터사이클의 안전점검, 보호 장구의 의무화도 시작해야 한다. 국민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하고 있다면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다. 단순히 통제만 하려는 것보다는 보다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배달용 모터사이클들의 난폭운전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지만 그때마다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은 단순한 단속의 강화일 뿐이다. 계도를 했다고는 하지만 고작 현수막을 붙이는 것 뿐. 이런 소극적이고 행정적인 해결책이 아닌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안전하고 성숙된 배달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배달 라이더들 스스로의 각성도 필요하지만 위험으로 내몰지 않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움직임 또한 중요하다.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 역시 우리들이다. 이들에게 오직 빨리 달리기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 역시 우리 사회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주행에 대해서는 비난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이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역시 우리 사회가 할 일이다. 지금도 많은 배달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당을 벌기 위해 달리고 있다. 이들을 법의 테두리 내에서 보호하고 올바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보호를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며, 보호를 받는 것은 국민으로써의 권리이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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