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비틀즈’ 칭송받는 BTS가 작은 것들을 노래하는 까닭

2019-04-19 16:34:17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은 어떻게 글로벌한 힘이 되는가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이젠 놀랍지도 않다.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는 여지없이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LOVE YOURSELF 轉 Tear’와 ‘LOVE YOURSELF 結 Answer’에 이은 세 번째 빌보드 차트 1위 기록을 남겼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영국 오피셜 차트 최초로 한국 가수 1위를 차지했고, 일본 오리콘 차트 역시 1위를 차지함으로써 한, 미, 영, 일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는 이제 그리 놀랍지 않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축적된 심상찮은 분위기들로 인해 충분히 예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의 결속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갈수록 그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니 믿기 힘든 성적이긴 하지만, 이제 놀랍기보다는 응당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새 앨범 발매와 함께 그 시작을 NBC <새터 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그것도 <라라랜드> 엠마 스톤과 함께 했다는 사실도 이젠 놀랍지 않다. 예고 영상에서부터 엠마 스톤이 호들갑을 떨며 BTS가 나온다는 사실에 들떠하는 모습도, 또 ‘SNL’ 무대가 작게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고 파워풀한 노래와 퍼포먼스를 선보인 방탄소년단의 모습도 이제는 익숙하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글로벌 스타이고, 외신은 심지어 이들을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라고 소개한다. ‘SNL’이 방영되기 일주일 전부터 NBC앞에 노숙하다시피 줄을 서서 기다리는 팬들이 존재하고, 여지없이 이들을 취재하는 영상들이 유튜브를 채워놓는다.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의 한 아이돌 그룹이 만들어낸 이 풍경은 처음에는 기적 같은 놀라움으로 다가왔지만, 이제 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당연하고 익숙한 풍경처럼 느껴진다. 방탄소년단이 단 몇 년만에 만들어낸 기적 같은 변화다.

매일 같이 매체들에 의해 타전되어 오는 기록들의 연속은 이제 놀랍지 않지만, 이 정도의 글로벌 스타가 내놓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너무나 발랄하고 어깨에 힘을 뺀 노래라는 데서 놀랍다. 사실 이 정도의 세계적인 반응이라면 자칫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발표하는 노래 역시 ‘대작’을 내놔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아이러니하게’ 그만한 성공 속에서 “해체도 고민했을 정도”로 부담이 만만찮았다는 걸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이런 부담이 무색할 정도로 가볍고 경쾌하며 발랄하다. 게다가 이 곡이 담은 메시지 역시 ‘사소한 것들이 가진 엄청난 힘’에 대한 이야기다.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너라는 별’이라는 표현 속에 담겨 있듯이 방탄소년단은 이 노래를 통해 그 사소함을 위대함으로 만들고 심지어 하늘을 날 수 있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사랑’이라고 말한다.



방탄소년단은 이 노래를 통해 사랑에 빠진 소년이 그 사랑의 힘으로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졌고 또 영웅도 되었으며 하늘 높이 날 수 있게 되었다고 노래한다. 그건 소년의 사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방탄소년단의 아미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 이들이 준 ‘이카루스의 날개’는 언제 녹아떨어질까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소년들은 ‘태양이 아닌 너에게로’ 날아가겠다고 한다.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니라, 사소하지만 위대한 사랑을 추구하겠다는 이 노래는 마치 방탄소년단이 그런 앨범 발매 이후 쏟아져 나오는 수치들의 화려함보다는 작아보여도 결코 작지 않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노래하겠다는 다짐처럼 들린다.

어쩌면 화려한 수치들을 통해 글로벌 스타가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그 위치에서도 오히려 한껏 자신을 낮춰 자신을 그 위치에까지 올라오게 한 사소하고 작은 것들을 들여다보고 노래하는 일이 아닐까. 그러니 그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이처럼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노래가 가진 메시지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지금처럼 쭉 사소한 것들을 사소하지 않게 만드는 별이 되어주길.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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