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하다가 웃다가, ‘어벤져스4’ 흥행광풍 이견 없을 수밖에

2019-04-27 15:31:29



-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무엇이 우리 대중을 사로잡았을까
- 마블 마니아들부터 보통 관객까지 매료시킨 캐릭터의 전시장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열풍이라기보다는 광풍에 가깝다. 모이면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이야기를 한다. “봤냐?”는 이야기로 시작된 영화 이야기는 그간 이 시리즈가 채워 넣은 무수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10여년 가까이 쏟아져 나온 마블의 슈퍼히어로물들을 꾸준히 챙겨봤던 사람이라면 한 챕터를 끝내는 이 작품에 대한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이토록 우리네 대중들에게도 깊게 여운을 남기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의 무엇이 우리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일까.

영화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고, 사전 예매율이 치솟았던 건 두 가지 요인 때문이었다. 그 하나는 이번 편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난 ‘인티니티 워’의 타노스에 의해 슈퍼히어로들이 재처럼 사라져버리는 충격적인 엔딩과 그로 인해 지금껏 무수히 쏟아져 나왔던 마지막 편에서의 반전에 대한 추측들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이 겹쳐지자 대중들 입장에서는 안보고는 못 배기는 작품이 되었다.



이 정도 되면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때로는 이런 기대감이 자칫 영화를 망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즉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시작부터 빵빵 터트리며 시선을 잡아끌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 같은 걸 만들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놀라운 건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이러한 부담감 자체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듯, 평소대로의 편안한(어찌 보면 오히려 더 평온한) 시작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게다가 영화는 시각효과의 과잉을 담기보다는 마치 ‘마지막’이 갖는 어떤 쓸쓸한 정서 같은 걸 담아내면서 관객의 마음을 툭툭 건드리기 시작한다. 물론 마블 슈퍼히어로물에서 빠질 수 없는 유머들도 곳곳에 채워진다. 그래서 관객들은 볼거리의 자극이 아니라 ‘마지막’이 주는 울컥하는 감정들과 동시에 이를 깨치기 위해 애써 노력해 던져지는 유머가 주는 웃음의 정서 속에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물론 이건 뒤로 갈수록 점점 거대해지는 스펙터클한 영상들을 위한 밑그림 같은 것이지만.



<어벤져스>라는 기획 자체가 그렇지만 이번 마지막 시리즈에는 무수히 많은 마블의 캐릭터들이 거의 ‘융단폭격’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쏟아져 나온다. <아이언맨>이나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같은 시리즈는 물론이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캡틴 마블>, <블랙팬서>, <스파이더맨> 등등 마블이 그간 해왔던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거의 이 한 작품 안에 꽉꽉 채워져 있다. 전부를 보지 못했어도 그 중 한두 작품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느꼈던 관객이라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저마다 시공간 자체가 다른 캐릭터들이 한 작품 안에 녹아들 수 있었던 건 마블의 독특한 세계관 덕분이다. 시간을 뛰어넘고 지구와 지구 반대편의 우주라는 공간을 뛰어넘는 상상력의 세계는 이 모든 캐릭터들의 공존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저마다 한 세계씩을 평정하고 있는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싱겁지 않게 만들어주는 건 인물들이 가진 결함들과 그로 인해 그들끼리 갈등하는 이야기 구조 덕분이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 이어 지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서도 등장한 것이지만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결구도는 이번 마지막편으로까지 이어지고 그것을 해결해가는 과정 또한 이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무엇보다 이 거대한 전쟁을 가능하게 만든 건 슈퍼히어로들의 총합인 어벤져스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타노스라는 절대적인 캐릭터를 창조해낸 점이다. 세계를 파괴하는 존재지만 단 한 번도 ‘사적인 감정’이 들어간 폭력을 휘두른 적이 없다는 이 캐릭터는 그래서 희대의 빌런이지만 마치 주어진 숙명을 받아들이는 신화적 존재처럼 그려진다. 이 막강한 빌런이 세워지면서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슈퍼히어로들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가능해졌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네 대중들은 마블의 세계에 이토록 열광하게 된 것일까. 거기에는 영화 자체가 주는 재미와 더불어 지금의 중장년층들이 가진 키덜트적인 취향에 마블의 세계가 조응한 면이 있어서다. 그래픽 노블이 보여주듯이 이 만화적 세계는 결코 유치하지 않고 또 너무 뻔한 권선징악의 구조로 되어 있지도 않다. <캡틴 마블>의 여성 슈퍼히어로와 <블랙팬서>의 흑인 슈퍼히어로처럼 무엇보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상징하는 인물군들의 이야기가 새로운 시대의 생각들까지 잡아넣는다. 그러니 아이부터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중장년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세계가 된 것. 열풍을 넘어 광풍이 부는 이 현상이 공감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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