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홈즈’ 남의 집 구경, 그림의 떡인데 왜 인기 좋을까

2019-05-06 14:28:47



심상찮은 ‘구해줘 홈즈’, 먹방 홍수 속 주목되는 집방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 예능] 먹방이 지겨워? 이젠 집방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에 대한 반응이 심상찮다. 일요일밤 6.5%(닐슨 코리아)의 괜찮은 시청률을 내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사실 그다지 새로울 건 없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됐다. 집의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방송은 이미 아침 프로그램 등에서 무수히 많이 나왔던 소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방영을 거듭하면서 <구해줘 홈즈>는 우리가 봐왔던 그런 집 소개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른 관전 포인트들을 드러냈다. 그것은 그저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자인 소비자가 참여해 집을 구하는 ‘리얼 상황’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5인 가족이 함께 살 전원주택’을 찾는 의뢰자들을 대신해 박나래와 송경아가 용인에서 발품을 팔아 보여주는 집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아이들을 위해 미끄럼틀 계단과 공부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공부방이 돋보이는 용인 아이디어 하우스나, 여심을 자극하는 인테리어 끝판왕을 보여준 용인 아치 하우스를 보다 보면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양양에서 네 자녀와 함께 살 단독주택을 구하기 위해 장동민과 정시아가 찾아간 남대천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집은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하나의 별장 같은 로망으로 다가온다. 양쪽이 마치 쌍둥이처럼 똑같은 데칼코마니 한옥 주택은 그 보는 재미만으로도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이 집의 가격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의뢰인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그 집에 대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저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현실감.

의뢰인을 두고 팀으로 나뉘어 서로 자신들이 찾은 집이 더 낫다고 붙는 일종의 배틀은 그저 부동산 홍보가 될 수도 있는 위험성을 차단한다. 그들은 서로 상대방의 집을 두고 하자(?)를 찾아내려는 예능적인 대결을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실제 단점들을 찾아내기도 한다. 물론 현장에서 집을 찾는 출연자들의 세심함도 중요한 지점이다. 태양광 집광판이 있는 집을 보면서 그저 전기료 절약을 떠올리면서도 꼼꼼하게 10년 정도면 들어갈 수 있는 수리비용을 묻는 하재숙의 꼼꼼함은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부동산으로서의 집이라고 하면 주로 서울과 도심에 집중되는 걸, 지방과 시골로까지 확장하고 나아가 아파트만이 아니라 단독주택과 전원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집들을 소개하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첫 회에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의 집 찾기를 보여주고, 강남권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가격이 낮은 역세권 집을 발견해내며, 이천, 용인 그리고 양양까지 발품을 파는 모습은 집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과 편견을 깨준다. 그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여겨질 정도로.

사실 의식주 같은 우리네 필수적인 삶의 요소는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본능적인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그 많은 의상들을 선보이는 프로그램들이 그렇고 너무 많아 이제는 식상해질 정도인 먹방이 그렇다. 집 역시 여러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바 있지만 <구해줘 홈즈>처럼 좀 더 집중적으로 실제 현실을 담아 프로그램화한 건 드문 시도다.



물론 우리에게 집은 판타지와 박탈감을 동시에 주는 소재다. 상상 속에서나 그릴 법한 그런 집들은 우리의 로망을 자극하지만, 그것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감은 박탈감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도시화로 인해 말도 안되는 평수가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공시되고 있는 비현실 속에서, 조금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보다 현실적인 판타지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일 수 있다.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 균형을 맞춰가는 일이 중요하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구해줘 홈즈>가 의외로 집방의 새로운 세계를 열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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