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송 퇴사 후 마법 잃은 ‘전참시’, 반 토막 시청률 어찌할꼬

2019-06-03 13:42:41



‘전지적 참견 시점’에 찾아온 조용하지만 묵직한 위기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은 초창기 연예인과 매니저의 수직적인 관계가 전복되는 데서 재미를 찾았다. ‘연예인들의 가장 최측근인 매니저들의 말 못할 고충을 제보 받아 스타도 몰랐던 은밀한 일상을 관찰한다’는 기획 의도는 일반적인 매니저와 연예인의 관계와는 다른 모습, 서로를 위하는 마음, 매니저의 소심한 반란 같은 익히 알려진 매니저와 연예인의 관계를 비트는 데 주목했다. 그런데 마냥 웃기는 힘들었다. 매니저란 직업을 앞으로 끄집어냈지만 방송을 통해 비춰지는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에는 동등한 입장의 동업자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그러다 청춘 드라마 같은 성장스토리가 본격 시작됐다. 매니저와 연예인의 어색한 관계에 흥미를 느꼈던 시선은 함께 더 발전하는 성장으로 나아갔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른들이 푸릇푸릇한 열정 가득한 사회 초년생을 끌어주고 청춘의 에너지는 선배를 밀어주는 동력이 되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청춘의 좌충우돌 성장기, 서로를 믿고 함께 힘을 모으는 눈부신 팀워크와 수평적 동반자의 존재 등등 우리 사회 전반에 필요한 미담과 희망을 담아내면서 시청률과 화제성은 수직 상승했다.



박성광과 그의 매니저 임송은 바로 이 성장스토리의 주연이었다. 신입 매니저로 등장해 운전부터 배워가던 송이 매니저는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심성 고운 마음 씀씀이를 드러내며 이영자에게 “재능 있는, 크게 될 매니저”라는 칭찬을 받았다. 초보 매니저를 지켜봐주고 부족한 모습을 보일 때도 지지해준 박성광은 실제로 <전참시> 덕분에 ‘해피 스마일’ 캐릭터가 힘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그런데 이영자가 크게 될 거라고 확신하던 송이 매니저가 지난 4월 말, 1년도 안 돼 전격 퇴사를 결정하면서 방송에서도 하차했다. 순식간에 주인공을 잃어버린 <전참시>는 재미뿐 아니라 신뢰까지 잃었다. 송이 매니저 퇴사는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이상적으로 보이는 성장스토리가 진행되는 와중에 갑작스런 현실 퇴사는 어떤 이유에서든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먼 결론이었다. 정확한 사유를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현실과 방송 사이 존재했던 괴리가 시청자들 앞에 툭 튀어나온 셈이다.



누군가의 실제 인생을 다룬 만큼 진짜라고 믿으며 더욱 몰입하고 감동받았던 시청자 반응은 급속도로 식었다. 지난 2~3월까지 13%대로 치고 올라가던 시청률은 송이 매니저 퇴사 이후 6%대로 반 토막이 났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송이 매니저의 퇴사 이슈 탓으로 몰고 갈 순 없다. 이토록 큰 낙폭을 기록한 데에는 스토리의 힘으로 성공했음에도 여전히 예능이란 정체성에 스스로를 가둬둔 프로그램의 진부함과 조급함도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참시>는 오늘날 청춘의 성장스토리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착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이야기를 수습하는 대신 홍보성 출연자를 비롯해 유명한 연예인들을 초대해 이슈를 만들고 특이한 에피소드를 마련해 볼거리를 만드는 지극히 예능 문법다운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창 진행되던 성장스토리에 구멍이 생겼는데, 이는 그대로 방치하고 특이한 캐릭터나 설정으로 눈을 돌리려 한다. 문제는 계산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점점 더 모두가 비슷비슷해진다는 데 있다. 매니저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있고, 연예인들은 누구나 가족처럼 파트너처럼 매니저를 대한다. 양세형, 유병재, 이영자, 이승윤 등 기존 출연자들도 이에 질세라 특별한 에피소드를 경쟁적으로 펼친다. 양세형은 매니저 대신 스타일리스트와 함께하면서 스타일 변신 프로젝트를, 유병재는 매니저 유규선이 기획한 특별한 생일파티를, 이영자는 강연을 앞둔 매니저를 위해 일일 매니저를 자처하면서 브랜드가 된 고속도로 휴게소 먹방 콘셉트를 다시 이어갔다. 그런데 관찰 예능 차원에서 볼거리는 오히려 다양해졌다고 할 수 있지만 이 프로그램이 진정으로 사랑받았던 이유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박성광과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송이 매니저는 “이 나라의 청춘 분들이 절 보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전참시>는 물론 당사자 또한 자신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또한 <전참시>는 2019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작품상과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그 이유 또한 다르지 않다고 해석된다. 여타 관찰예능과 다른 <전참시>만의 특징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바탕으로 삶의 지향과 희망을 담았다는 데 있다.



그런데 방송에서 말하는 현실이 진짜인지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한 마당에 계산하고 내놓아서 조악해진 설정을 현실 무대라고 가져온다. 육아예능이 아닌 이상,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뚜렷하게 보이는 순간 관찰예능은 마법을 잃는다. 즉시 전력감이 아니더라도 성장가능성이 있는 이야기가 고픈데,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였던 만큼 매듭짓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오늘날 <점참시>는 일단 덮어두고 점점 더 간단하고 익숙한 방법으로 웃음을 찾으려 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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