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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에 간 ‘유퀴즈’, 세상이 이 사람들만 같다면
기사입력 :[ 2019-09-04 14:36 ]


‘유퀴즈’, 이토록 따뜻한 미래의 의사들이라니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이 아니라 한편의 휴먼 메디컬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이토록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료인과 미래의 의사들이 있을까. 흔히 병원과 의사라고 하면 느껴지던 차갑고 돈만 잘 버는 그런 이미지들이 선입견과 편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혜화동에 간 <유퀴즈 온 더 블럭>이 이런 병원의 의료진과 미래의 의사들을 담게 된 건 거기 있는 서울대 의대가 있어서다. 그 병원과 캠퍼스를 찾아가 유재석과 조세호가 만난 직원과 미래의 의사들은 놀라울 정도로 반듯하고 따뜻한 면모들을 보여줬다.

이 날의 공식 질문으로 “무엇이든 치료할 수 있다면 어떤 걸 치료하고 싶냐”는 질문에 심장 초음파 검사실에서 일하고 있는 윤혜린양은 “저는 다리를 완치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생각보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진짜 많으셔서요.”라고 말했다. 평소 넓은 병원에서 이동이 불편하신 환자들이 못내 눈에 밟혔던 모양이다. 그는 “얼른 익숙해져서 다른 사람들까지 보듬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얼른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의사가 아니라고 해도 또 의사라고 해도 아픈 이들을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은 매한가지였다. 신아영양은 이 질문에 “엄마의 수술로 인한 림프 부종을 낫게 해드리고 싶고 아버지가 택배 일을 하셔서 허리를 요새 다치셨나 봐요. 그래서 그런 허리를 낫게 해드리고 싶어요”라고 답했고, 최은진 양은 “저는 아빠요. 요즘에 일이 힘드셔 가지고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셔서 그거를 치료해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문원숙씨는 “우연찮게 내가 2017년도에 암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그래서 “누구라도 암 환자들을 다 고쳐주고 싶다”는 얘기를 내놨다. 암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걸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한편 어머니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아들 유경현씨는 바로 옆에 앉은 어머니를 치료해주고 싶다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최근 들어 옆에서 아들로서 계속 봤을 때 굉장히... 힘들어하시는 걸 옆에서 봐왔고 동생이랑 제가 있는데 저희라도 신경을 덜 쓰시게 해드려야 하는데 그것도 잘 못한 것 같고..”

가슴 아픈 사연을 내놓은 손훤영씨는 동갑인 사촌이 지적장애인데 그 장애를 고쳐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저랑 나이는 동갑인데 지능은 여덟살이어서 사실 대화 자체가 좀 안되는 부분이 많아요. 이 친구의 장애를 고쳐주고 싶어요.” 또 의대생인 송해수양은 최근 벌어졌던 강원도 산불 피해자들의 마음을 치료해주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에 강원도 가족여행을 갔는데 거기 아직 산불 피해 부분이 아직 남아있더라고요. 까맣게. 그것 때문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은 아직까지 치유가 안되고 그 산을 보면서 얼마나 답답하실까 생각했어요. 아픈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면 치료해주고 싶어요.”

바람일 뿐이지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누군가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치료해주고픈 마음이 담겼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있다는 건 세상이 그래도 아직 살만하다는 이야기이고, 그런 마음에서 비롯되어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 곳에서 만난 미래의 의사가 될 학생들의 포부도 남다른 것이었다. 성공이 아닌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 본과에 편입한 김건호 학생은 “순위를 매기지 않는 미국과 달리 성적마다 순위가 떠서 당황했다”며 그럼에도 소신있는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무슨 과 이런 거는 크게 상관은 없고 의사 생활하면서 나름대로 여기저기 베풀면서 살 수 있는 그런 의사... 여러 의사 중의 하나는 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없어도 충분히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 치료만 해주고,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고요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나름 내 삶을 살 수 있는 것 하고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는 그런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본과 4학년 학생인 이현지양은 “차트로만 계속 환자를 확인하는 게 아니고 자주 얼굴 보면서 어떤지 물어보고 직접 얘기도 나누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는 병만 잘 치료해주면 되지 아마 환자들도 빠른 시간에 딱딱 해결해주는 의사를 좋아할 거야 이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그건 당연한 거고 나는 어떻게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을까 했을 때 병 얘기 말고 일상생활에 간단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류현보군은 “공부량에 치여서 살다보니까 그런 생각을 자주 못하긴 한다”며 “못하긴 하는데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했고, 이준현씨는 “매정하면서도 실력있는 의사가 될까 아니면 조금 실력은 부족해도 따뜻한 의사가 좋을까 이런 것을 많이 생각해봤는데 저는 실력이 조금 부족하다 보니까 따뜻한 의사 쪽으로 계발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라고 겸손한 바람을 전했다.

이들은 자신의 성취나 성공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환자들에게 보다 좋은 의사가 되고픈 열망을 이야기했다. 그것 모습만으로도 어떤 희망 같은 게 느껴졌다. 특히 이현지양이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며 들려준 당뇨병 환자의 이야기는 이들의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아버지랑 딸이랑 병원을 같이 왔는데 당뇨병 때문이었어요. 당뇨병 때문에 아버지가 한쪽 눈을 잃으셨는데 반대쪽까지 실명 위기가 온 거에요. 딸은 수술하면 시력이 돌아오나요 하고 묻는데 의사는 안돌아와요 하고 말하는 거예요. 딸은 안 돌아오면 왜 수술을 해요 라고 말하면 또 의사는 더 안 나빠지게 하는 거예요. 수술을 안 받으면 무조건 실명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환자는 이해가 안 간다고 똑같은 질문을 하고 의사는 같은 대답만 하는 거예요. 결국에 그 두 분이 나갔는데 평소에는 울음을 잘 참겠는데 그 때는 못 참겠는 거예요. 매번 증상이 안 좋은 환자를 만나게 됐을 때 그렇게 매번 감정이입을 해서 나도 울고 그렇게 하면 오래 이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가슴 속에는 냉정함이 있지만 환자를 대할 때는 공감을 표현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죠.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입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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