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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충전’ 쏘나타 하이브리드, 이런 건 칭찬 좀 해줍시다
기사입력 :[ 2019-09-11 13:37 ]


현대자동차도 칭찬에 춤추는 시대가 왔습니다

[전승용의 팩트체크] 현대차가 지난 7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했습니다.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지 4달여 만에 출시한 것이죠. 다양한 첨단 기술이 들어간 것은 물론, 하이브리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전 모델보다 연비가 10% 이상 좋아졌다고 합니다. 리터당 무려 20.1km를 달릴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합니다(16인치 기준, 17인치는 19.1km/l). 예전 YF 쏘나타 하이브리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이 새삼 느껴집니다.

하이브리드는 어떻게 운전을 하더라도 연비가 잘 나오도록 만들어진 모델입니다. 모터와 배터리를 이용한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엔진의 힘을 덜어줍니다. 덕분에 가솔린 엔진임에도 디젤 엔진 뺨치는 우수한 연비가 나오는 것이죠. 도심에서는 디젤 모델보다 연비가 더 좋습니다. 이는 제가 직접 겪어봐서 압니다. 회사 차로 니로가 있어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가 얼마나 좋은지 매일 체감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욕을 먹는 부분이 있더군요. 바로 태양광을 이용한 ‘솔라루프’ 옵션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돈값’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솔라루프는 태양광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가능거리를 늘리고, 배터리 방전을 막는 시스템입니다. 현대차에 따르면 솔라루프 시스템을 이용해 충전할 경우(오전 10시~오후 4시, 하루 6시간, 국내 일평균 일조시간 기준) 1년에 약 1,300km가 넘는 거리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죠. 이 솔라루프의 옵션 가격은 128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12년은 타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마저도 매일 6시간씩 태양광을 쐐야 가능한 숫자라고요. 그래서 이런 옵션을 내놓은 현대차는 나쁜 회사로, 솔라루프는 절대 사서는 안 되는 옵션이라는 주장이죠.



일단 비용 문제를 떠나서 왜 비판을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일부의 주장대로 현대차의 솔라루프 기술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능은 말 그대로 옵션입니다. 필요가 없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사도 됩니다. 기본 차량에 강제로 끼워 넣고 가격을 올린 것도 아니고, 꼭 필요한 옵션 패키지에 포함시켜 끼워 팔기를 한 것도 아닙니다. 100% 소비자 선택의 영역이라는 겁니다.

2017년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을 때가 떠오릅니다. 프리우스 프라임에도 솔라루프 기능이 들어있는데, 국내 판매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왜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게 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죠. 우리나라 소비자는 아예 없는 것보다, 있는데 못 고르는 것을 더 싫어하니까요. 만약 쏘나타 솔라루프가 해외 판매 모델에만 들어가는 옵션이었다면 그걸로 또 욕을 먹었을 겁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현대차가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 생각 없이 달지는 않았겠죠. 아마 솔라루프로 인한 효과가 장착 비용을 따라잡았다는 확신을 갖고 내놨을 겁니다.

현대차 말한 1년 1300km(하루 3.58km)는 이는 운전자의 주행 환경에 따라 충분히 유용한 숫자입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들어간 배터리는 고작 1.5kWh급 입니다. 코나 EV 등에 들어가는 64kWh급과 비교해 1/23밖에 안 되는 작은 용량입니다. 그런데도 연비가 13.3km/l에서 20.1km/l로, 가솔린 모델 대비 50% 이상 좋아졌습니다(16인치 기준). 하이브리드 모델은 배터리 충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연료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하이브리드 차량은 배터리 용량이 매우 작습니다. 그래서 주행이 끝나면 배터리가 거의 다 닳아 없어지는 것이죠. 이때 솔라루프가 충전을 해준다면 이후 주행 상황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주행해보신 분은 출발 초기의 배터리 잔량이 연비 향상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실 겁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솔라루프는 그늘에서 충전이 어렵지만, 흙이나 먼지, 수분 등의 오염 상황에서는 충천 효율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 기능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하는 운전자가 있을 수 있고, 해가 떠 있는 외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운전자도 있을 겁니다. 굳이 우리나라로 한정을 짓지 않는다면 땅덩이가 크거나 일조량이 많은 해외 다른 나라에서는 꼭 필요한 옵션이 될 수도 있겠네요. 넓게 봐야 합니다.



차량 방전 문제도 해결됩니다. 현대차에 따르면 솔라루프는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배터리를 방전도 막아줍니다. 블랙박스 보조배터리가 없어도 상시 녹화로 인한 차량 방전을 방지해 준다는 것이죠. 솔라루프를 통해 생성된 에너지가 하이브리드용 배터리뿐 아니라 차량용12V 배터리까지 충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반 모델에서 26만원을 줘야 했던 빌트인캠 보조배터리를 구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이브리드용 배터리가 빌트인캠 보조배터리 역할을 해주는 덕분입니다. 다만 빌트인캠을 달면 연비가 20.1km/l에서 19.8km/l로 소폭 줄어듭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좋은 시도라 생각됩니다. 기술의 진보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시작일지라도, 이렇게 도전을 했다는 게 어딥니까. 어렵게 태양광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했는데, 그걸 쓸데없는 짓이라고 비난하며 신기술에 대한 의지를 꺾어버리는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이번 솔라루프를 통해 얻은 기술은 앞으로 나올 더 좋은 솔라루프의 기반이 될 겁니다. 경쟁자들을 앞설 기술적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고요.

실제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솔라루프는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에 장착된 것보다 기술적으로 앞서있습니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솔라루프 옵션이 320만원(28만엔) 수준임을 고려하면 일단 가격부터 절반 이하고요. 충전 방식 개선을 통해 충전 효율도 20%나 더 향상됐습니다. 그만큼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특히, 솔라루프의 강성도 더 좋은데요. 프리우스 프라임의 솔라루프는 미국 IIHS의 충돌테스트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북미시장에 판매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과 유럽에서만 옵션으로 판매하는 것이라네요. 그러나 쏘나타 하이브리의 솔라루프는 같은 테스트에서 ‘Good’ 등급을 받아 미국에서도 판매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동안 현대차가 욕을 먹은 이유 중 하나는 전형적인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연간 800만대를 팔아치우는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음에도 시장을 보는 관점은 시장을 움직이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아니라 여전히 장사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장이죠.

충분히 공감이 가는 비판입니다. 급격한 양적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선두와 뒤처지지 않게 따라가는 것도 버거웠을 겁니다. 짧은 기간 동안 남부럽지 않은 성공도 거뒀겠다, 지금까지 쓰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이 틀리지 않았다는 믿음도 있었겠죠. 윗분들의 생각은 더욱 공고해졌고, 그 아래로 이어진 조직 문화 역시 비슷한 분위기로 흘렀을 겁니다.

그래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러분에게는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의 눈으로는 꽤 괄목할만한 변화로 보입니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로 업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혼낼 건 따끔하게 혼내더라도 칭찬할건 좀 칭찬도 해주는, 너무 인색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현대차도 칭찬에 춤추는 시대가 왔으니까요.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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