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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 vs ‘타인은 지옥’, 당신의 감성은 어느 쪽입니까?
기사입력 :[ 2019-09-24 14:01 ]


성선설 ‘멜로가 체질’과 성악설 ‘타인은 지옥’, 그 뚜렷한 매력 차이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와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는 제목에서부터 감성이 참 다르다. 사실 두 작품 모두 보편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멜로가 체질>은 ‘멜로가 체질’인 사람들에게는 찰떡이요, <타인은 지옥이다>는 ‘아, 타인은 지옥!’이라고 느끼는 이들에게는 공감의 요소가 많다. 태생부터가 마이너인 작품이지만, 마니아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작품들이기도하다.

<멜로가 체질>은 함께 사는 대학 동창 임진주(천우희), 이은정(전여빈), 황한주(한지은)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임진주는 작가로 데뷔하면서 동시에 손범부(안재홍) 감독과 서로 민망하고 쑥스럽게 ‘썸’을 타고 결국 사랑에 빠진다. 이은정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절절한 멜로 감정선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은정의 남자친구 홍대(한준우)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은정에게만 다가서는 환영이다. 대학시절 만난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황한주 역시 직장 후배 추재훈(공명)과 로맨스 감정을 키워간다.



사실 <멜로가 체질>은 환상적인 멜로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게는 의아한 드라마다. 남녀의 비극적인 연애도, 순정만화나 조각같이 잘생긴 남자주인공도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에게 멜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생의 일상에서 풍기는 어떤 샴푸향 같은 감정들인 것이다.

다만 ‘멜로가 체질’인 사람들,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과 로맨스의 감정을 쌓고 그것을 키워가는 것을 행복해하는 사람들에게 <멜로가 체질>은 큰 공감의 울림을 줄 수 있다. 일상의 멜로란 드라마에서처럼 거창하고 비극적이고 환상적인 것이 아니다. 서로 어색하게 좋아하다, 밥 먹고 싸우고, 또 어느 순간 생각나다가, 결국 상대방의 심장 고동이 내 마음의 멜로 감정을 일깨우는 사랑스러운 알람처럼 느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멜로가 체질>은 흔한 멜로드라마처럼 느끼한 감수성의 폭발이 넘실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의 코미디가 툭툭 튀어나온다. 이 드라마는 나의 멜로가 타인에게는 코미디일 수도 있음을 대놓고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그리 밉지 않다. 그런 면에서 장범준의 <흔, 꽃, 속, 네, 샴, 느>는 이 드라마의 성격을 청량하게 드러내주는 최고의 OST다.

다만 드라마에서 극적인 전개를 기대하는 보편적인 시청자에게 <멜로가 체질>은 심심하거나 어수선하다. 혹은 기본적으로 말 많은 캐릭터들에 질릴 수도 있다. 또한 멜로가 체질화 되려면 타인의 장점을 최대한 선하게 보는 ‘성선설’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멜로가 체질>의 착하고 명랑한 주인공들의 성격에 공감 못하는 시청자들에게도 드라마는 딱히 매력적이지 않다.



한편 OCN의 <타인은 지옥이다>는 대놓고 ‘성악설’에 기반한 작품이다. <타인은 지옥>은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주인공 윤종우(임시완)가 에덴고시원에 입실하면서부터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다. <타인은 지옥>의 주인공 윤종우는 여자친구와 만날 때를 제외하면 늘 삐딱한 표정으로 사는 인물이다. 더구나 그의 내면에는 군대에서 얻은 트라우마 때문인지 폭력적인 성향이 깊게 내재되어 있다. 그는 그것을 발산하는 대신 꼭꼭 숨겨둔다. 그러고서 그를 화나게 만드는 수많은 타인들의 접근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런데 윤종우 주변의 인물들 역시 위험하고 악하다. 에덴고시원의 주인 엄복순(이정은)은 음흉하고, 치과의사 서문조(이동욱)는 쾌감 때문에 살인에 맛을 들인다. 그리고 서문조는 그 살인에 선과 악의 분별자체가 어려워 보이는 고시원 사람들을 이용한다. 서문조에 의해 그들은 철저히 악의 도구가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에덴고시원은 지옥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타인은 지옥>에서 윤종우의 회사생활을 지켜보다 보면 좀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오히려 에덴고시원의 인물들은 정말 순수한 악의 에덴동산 시민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윤종우의 회사사람들이야말로 사회생활 안에서 무언가 비틀린 현실적인 악랄함을 보여준다. 결국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면 결국 타인은 지옥이라는 감정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타인은 지옥>은 이런 피로감만 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반적인 고시원보다 더 섬뜩한 분위기를 드러내는 에덴고시원의 미장센은 놀랍다. 장면 자체도 임팩트가 있고, 그 장면을 연결하는 기법은 놀라울 정도로 예술적인 감각이 있다. 그 때문에 섬뜩한 스릴러의 기운에도 불구하고 그 지옥의 구렁텅이를 엿보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든다. 특히 차가운 지성으로 냉철하게 악의 카니발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게 <타인의 지옥>은 ‘피맛 체리 주빌레’ 느낌을 주는 최고의 디저트다. 다만 이 압박감이 불쾌한 시청자에게 <타인은 지옥>은 살인자의 뇌 구조를 들여다보는 듯해 지옥같이 더러울 따름이다.



과연 당신의 감성은 <멜로가 체질>인지 아니면 <타인은 지옥이다>인지…… 혹시 그게 아니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JTBC,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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