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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24시로 낙수효과 톡톡히 본 아우디, 이젠 포뮬러 E 차례다
기사입력 :[ 2019-09-27 11:49 ]


르망24시 내구레이스에서 꽃피운 아우디의 기술

[모터스포츠] 자동차 경주의 역사는 길다. 거의 자동차 역사와 맞먹는다. 1886년 칼 벤츠가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세상에 내놓았다. 자동차 경주는 1894년 프랑스에서 파리와 루앙 간 경주를 최초로 부른다. 10년 차이도 안 난다. 즉, 자동차와 자동차 경주는 뗄 수 없는 관계다. 함께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경주에서 이기려면 둘 중 하나니까. 선수의 실력이 좋거나 자동차의 성능이 좋거나. 자동차 경주는 자동차 성능을 뽐내는 훌륭한 무대였다.

무대에서 빛나는 자동차에는 당연히 사람들이 몰렸다. ‘주말에 경주에서 우승하면 다음 주 판매율이 오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자동차 경주를 통해 자동차 브랜드는 인지도를 쌓았다. 그런 점에서 자동차 경주는 스포츠이자 쇼케이스였다. 또한 자동차 기술을 연마하는 실험장이기도 했다. 자동차 경주에서 쌓은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해왔으니까. 그렇게 자동차는 자동차 경주를 통해 발전해왔다. 자동차의 역사가 말해준다.



아우디도 자동차 경주로 기술력을 갈고닦았다. 1980년대 콰트로를 선보이며 아우디는 랠리에 참전했다. 사륜구동이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걸 알리는 적절한 무대였다. 아우디는 사륜구동을 고성능 쿠페에 적용해 판을 흔들었다. 사륜구동 경주차 아우디 콰트로는 사륜구동의 성능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지금 세단에 적용한 사륜구동의 우수성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아우디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도 세단에 사륜구동을 당연하게 적용한다. 그 시작은 자동차 경주였다. 아우디는 자동차 경주에서 실력을 가다듬어 양산차에 적용했다. 자동차 경주를 통해 기술이 어떻게 낙수효과를 보이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우디 기술의 낙수효과는 르망24시 내구레이스(이하 르망24시)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르망24시는 세계 내구 레이스 챔피언십(World Endurance Championship, WEC)에 속한 대회이면서, 단일 대회로서 고유한 역사를 쌓아왔다. 내구레이스의 상징 같은 대회로서 WEC 전체 우승을 좌우하는 핵심 대회다. 아우디는 기술력을 담금질하는 장으로 르망24시를 택했다. 21세기 아우디 기술력은 르망24시 토양 위에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르망24시에 참전하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뽐내며 담금질했다.



르망24시는 긴 역사를 자랑한다. 1923년 처음 열렸으니 한 세기를 관통한다. 그 사이, 수많은 브랜드가 르망24시를 제패했다. 반짝 승리하고 사라진 브랜드도, 강자로 오랫동안 군림한 브랜드도 있다. 하지만 21세기 르망24시는 아우디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2000년 이후 르망24시의 역사는 아우디가 승리로 써내려갔다. 르망24시에서 아우디는 이상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경주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술을 높였고, 높인 기술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무려 13번이나(1999년 처음 출전했으니 휩쓸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르망24시에서 선보인 기술을 양산차에 스며들게 했다. 우승과 기술력 모두를 르망24시에서 일궈낸 셈이다.

르망24시는 기술을 갈고닦는 데 좋은 무대다. 다른 경주처럼 단지 빠르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빠르게 달리는 성능은 기본이다. 그러면서 내구성도 고려해야 한다. 24시간 동안 자동차를 밀어붙이는 내구레이스의 특징이다. 경주차에 문제가 생겨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한 24시간 동안 달리니 적게 주유할수록 유리하다. 즉, (자동차 경주에서 낯선 단어지만) 효율도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골고루 다 잘해야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다. 내구레이스, 특히 르망24시의 우승에 무게가 생기는 이유다. 그만큼 혹독하니까.



르망24시에 선보인 아우디 경주차는 시기별로 다르다. 2005년까지 아우디는 R8 프로토타입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7번 출전해 5번 우승했다. R8 프로토타입은 TFSI 엔진을 품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아닌가. 아우디 가솔린 모델에 들어가는 TFSI 엔진이다. TFSI, 즉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르망24시에서 담금질했다는 뜻이다. 2006년부터는 R10 TDI로 우승을 이어나갔다. 디젤 시대의 한 축을 담당한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 역시 르망24시라는 시험장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갔다.

르망24시에서 명성을 쌓아갈수록 시장에서도 아우디의 영향력은 커져갔다. 물론 르망24시 경주차의 엔진과 양산차의 엔진은 다르다. 하지만 아우디를 르망24시의 정점에 오르게 한 기술력은 낙수효과를 이끌어냈다. 그러기 위해 참가했고, 의도한 대로 결과를 이뤄냈다. 아우디가 시장에 선보인 스포츠카 R8의 이름도 르망 경주차에서 따왔다. R8의 콘셉트 모델 이름이 르망 콰트로였다. 아우디가 르망24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준다.



아우디는 2012년부터 R18 e-트론 콰트로를 르망24시에 내보냈다.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해 또 다른 기술을 선보였다. 르망24시에서 성능과 효율을 조율할 기술이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효율이 화두로 떠오른 시점이기도 했다. 이런 시도는 아우디의 양산 전기차인 e-트론으로 이어졌다. 르망24시가 기술 실험장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엔진 기술뿐만 아니라 헤드램프 기술도 르망24시에서 꽃피웠다. 24시간 동안 계속되니 야간에도 달려야 했다. 시야가 좋을수록 유리했다. 아우디가 선보인 LED 라이트나 매트릭스 라이트, 레이저 라이트 모두 르망24시 경주차에 먼저 적용된 기술들이다. 지금은 익숙해진 이런 램프 기술도 르망24시를 통해 발전한 셈이다.



이제 아우디는 르망24시에 출전하지 않는다. 대신 포뮬러 E 챔피언십(이하 포뮬러 E)에 도전한다. 포뮬러 E는 전기차들의 경주다. 차세대 자동차 경주로 여러 브랜드가 참여하고 관심을 보인다. 다음 시대를 준비할 자동차 기술을 담금질한 장이다. 자동차와 자동차 경주의 관계가 전기차 시대에도 계속되는 셈이다. 아우디는 르망24시에 이어 새로운 실험실을 찾았다. 르망24시에 아우디가 철수했지만 아쉬울 건 없다. 아우디는 르망24시를 통해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를 증명했다. 변하는 시장에 맞춰 새로운 무대를 찾아간 것뿐이다. 다음 단계를 밟았다. 이젠 포뮬러 E에서 아우디가 어떤 기술을 선보일지 궁금할 뿐이다. 르망24시에서 아우디가 그래왔듯이.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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