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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와 베뉴 앞세운 현대차의 영리한 쌍끌이 전략
기사입력 :[ 2019-11-04 10:03 ]


판매량으로 분석한 국산 컴팩트 SUV 시장의 파워트레인 변화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칼럼을 통해 몇 번을 다루었지만 국산차 중에서 가장 뜨거운 세그먼트는 컴팩트 SUV다. 승용차 시장에서 4도어 세단과 해치백은 점점 더 시들해지는 것에 반해 소형 SUV 시장은 크게 확장되고 있다. 5개 국산차 회사들이 모두 이 시장에 차를 팔고 있고, 심지어 현대와 기아, 쌍용은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각각 두 종류를 투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코나를 시작으로 아래급에 베뉴가 있고, 쌍용자동차는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기아자동차는 스토닉과 셀토스가 이 역할을 한다.

판매량은 어떨까? 마지막 모델인 셀토스가 합류한 7월 이후 9월까지, 2019년 3/4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세그먼트 전체의 판매량은 5만4,617대다. 이 중 전체 판매 1위는 기아 셀토스로 점유율 기준 28%, 1만5,553대를 팔았다. 등록이 시작된 7월 3,335대를 판 이후 8월과 9월에 각각 6,109대를 팔며 단번에 동급 베스트셀러의 위치에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판매량 2위는 9,297대를 판 현대 코나로 점유율은 17%다. 여기에는 3,429대의 전기차와 770대의 하이브리드가 포함된다. 다른 경쟁 모델처럼 내연 기관 모델만 따졌을 때 판매량은 5,098대여로 순위가 내려간다.



2017년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코나는 그해 6개월 동안 2만3,522대, 월 평균 3,920대를 팔며 같은 기간 2만6,656대를 팔았던 티볼리에 이어 단번에 2위로 올라섰다. 2018년 5월에 출시한 코나 EV는 12월까지 1만1,193대가 팔리며 국산 전기차 최초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넘었고, 3만9,275대가 팔린 내연기관 모델과 합쳐 5만468대의 판매량으로 컴팩트 SUV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올해 9월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도 비슷하다. 총 판매대수 3만783대 중 하이브리드와 EV 모델이 1만1,896대로 거의 40% 가까이가 친환경 파워트레인이다.

가격에서는 어떨까?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코나 하이브리드의 기본형인 스마트 스페셜은 세제 혜택을 받으면 2,270만원이다. 이와 같은 사양을 갖춘 1.6T 가솔린 스마트 트림은 1,914만원, 1.6L 디젤은 191만원이 올라가 2,105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과의 차이는 가솔린이 356만원 싸고 디젤 모델이 되면 차이는 165만원이 된다. 가솔린 기본형을 사려는 사람이 하이브리드로 올라가는 것은, 기본 차 값에서 거의 20% 이상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디젤 기본형을 고민하던 사람이라면 165만원, 그러니까 원래 사려던 차 값에서 8%만 추가로 부담하면 훨씬 조용하면서 연비까지 좋은 차를 탈 수 있게 된다.



16인치 휠을 기준으로 디젤 2WD 모델의 복합 연비가 17.5km/L인데, 하이브리드의 경우 복합 연비가 19.3km/L가 된다. 물론 가솔린과 디젤의 연료비 차이를 생각하면 거의 같다고 말할 수도 있고, 주로 달리는 구간이 고속도로라면 고속 연비가 18.6km/L로 18.4km/L인 하이브리드보다 살짝 높은 디젤 모델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만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시내 주행 때의 진동과 소음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비 차이는 하이브리드 20.1km/L 디젤 16.7km/L로 더 벌어진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소형 SUV 판매 3위는 현대 베뉴로 역시 약 17% 점유율에 판매량은 9,144대다. 사실 이 숫자는 조금 의미가 남다르다. 베뉴는 1.6L 가솔린 엔진 하나만을 운영한다. 아무래도 상품 구성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디젤 엔진을 빼 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1.5L 디젤 한 종류만 있는 르노 삼성의 QM3는 같은 기간 2,637대로 스토닉에 이어 끝에서 2위를 했다. 개별 모델에 대한 선호도를 포함해 디젤에서 가솔린으로 시장의 선호도가 움직이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차체가 큰 중형 이상의 SUV는 아직까지 디젤 엔진이 주력인 것이 분명하지만, 차체가 작아 가벼운 공차중량으로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소형 SUV에서는 가솔린 엔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아쉬운 것은 같은 시장에서 같은 가솔린 엔진만으로 경쟁하는 스토닉이다. 1월부터 6월까지는 총 5,555대, 월 평균 926대가 팔렸지만 셀토스가 나온 이후인 3/4분기 판매량은 모두 1,441대, 평균 480대로 내려앉았다. 판매 하락의 이유를 대자면 베뉴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새 차이자 고객 설득이 쉬운 셀토스를 파느라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같은 전시장에 방문한 고객에게 ‘000원만을 더하면 새 차인 셀토스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는 영업사원이 쓰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판매 조직의 관리와 운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 때 이 시장을 이끌던 쌍용 티볼리는 가솔린과 디젤, 기본 모델과 차체가 큰 에어 등 4가지 조합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기간 7,877대를 팔아 4위에 머물렀다. 6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형 1.5L 가솔린 터보 엔진에 대한 평이 좋아 판매를 이끌고 있다. 초기 몇몇 차에서 발생했던 가속 불량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되었다는 소식인데, 친환경 라인업이 없는 것은 아쉽다. 특히 현재 주 경쟁 모델인 코나가 4가지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고, 기아는 니로를 통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내놓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는 2,913대를 판 쉐보레 트랙스도 마찬가지다. 가솔린 엔진의 성능이 좋아 동급에서도 큰 편에 속하는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현재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사실 그 동안 기아 니로는 비슷한 크기임에도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분류되었기에 직접적으로 컴팩트 SUV에서 경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위에 현대 코나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모델이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다시 주목받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만 있던 2018년 상반기에 9,782대, 월 평균 1,630대가 팔렸는데, 올해 같은 기간 동안 1만4,917대, 월 평균 1,243대가 나갔다. 2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니로 EV도 9월까지 누적 5,623대, 월 평균 703대로 꽤나 인기를 끌고 있다.



무려 8개 차종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국산 컴팩트 SUV 시장에서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분명하다. 전통적으로 SUV의 심장이었던 디젤의 비중이 줄어들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 등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는 과거보다 연비가 좋아진 가솔린 엔진의 등장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하이브리드 모델,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으로 생각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EV의 등장 덕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주도하고 있다. 작년 기준 수입차를 제외하고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의 80%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차지했다. 컴팩트 SUV에서는 75%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조만간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쌍용 자동차, 르노 삼성 자동차, 한국 GM은 가능한 빨리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투입하는 것이 더 이상 시장을 빼앗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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