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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킥보드가 차선 하나 차지하는 세상, 머지않았다
기사입력 :[ 2019-11-07 09:54 ]
1인 모빌리티 전성시대, 미리 대비할 필요 있을까

“1인 모빌리티가 늘고 있다. 공유서비스가 발달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들은 어디로 달려야 할까? 자동차가 차선 하나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차도는 자동차만 달려야 할까?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자동차 외 탈것을 두고 늘 여러 문제가 생긴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도 차도를 달릴 수 있지만 자동차 운전자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낼 수 있는 속도가 다르고 운전자가 타는 방식이나 크기 등이 다르다 보니 자동차와 그 외 탈 것들은 도로에서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한다. 자동차 운전자에게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성가신 존재이고 사고를 유발하는 위험 요소다. 서로 조심하며 함께 도로를 잘 달려보자고 하지만, 자동차가 워낙 많다 보니 자동차가 도로의 주인 행세한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인도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보행자에게 위협 요소다. 오토바이는 물론 자전거도 원칙은 인도로 다니면 안 된다. 그러나 인도에서 달리는 자전거를 보기는 어렵지 않다. 오토바이도 운전자 편한 대로 차도와 인도를 번갈아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본다. 차로에서도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통행 방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위험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동차 이외 탈것은 태생 자체가 도로에서 차별받을 존재이든, 사용자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안 좋은 인식이 박혔든 간에, 제대로 된 도로 구성원으로 취급받지 못한다. 이들에게 전용으로 달릴 차선을 주지 않아서 그럴까? 이럴 바에는 아예 차도 한 차선을 내어주면 어떨까? 도로에서 차도와 분리된 이들을 위한 차선을 마련해주면 차도와 인도 어디에 끼지 않아도 되니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줄어든다. 탈것으로서 존재감도 확실해지고 전용 공간을 얻으니 안전성도 높아진다.

현재 자전거 전용도로는 꽤 여러 곳에 있다. 그러나 폭이 좁고 포장 상태도 좋지 않고 중간에 끊기는 곳도 눈에 띈다. 차도에 만든 곳은 자동차가 침범하거나 불법 주정차 하는 곳으로 쓴다. 인도 위 자전거 도로는 가뜩이나 좁은 인도를 더 좁게 하고, 보행자들이 구분 없이 다녀 혼란하다. 자전거 도로가 끊기지 않고 이어져야 하는데, 도로 구조상 차도와 교차하기도 해 위험하다. 이럴 바에는 아예 한 차선을 내어주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도로 위에 다니는 자전거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복잡한 도로에서 차선 하나를 내어주는 일이 불합리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차선 내어주는 문제는 자전거에 국한되지 않는다. 1인 모빌리티가 발달하면서 개인용 탈것이 늘어나고 있다. 전동 킥보드, 전동 휠, 전기 자전거 등 종류도 여러 가지다. 바퀴 하나 또는 두 개, 서서 또는 앉아서 타는 것, 가로 또는 세로로 긴 형태, 동력식 또는 비동력식 등 모양이나 타는 방식, 성능도 제각각이다. 앞으로는 1인용 초소형 자동차도 다양한 형태로 나올 전망이다. 전동 킥보드나 휠은 한 해 판매량이 국내에서 만 단위를 넘었을 정도로 인기다. 이렇게 1인 모빌리티가 늘어나는데 이들은 차도와 인도 어디로 다녀야 할지 불분명하다.

1인 모빌리티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지자체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이고, 기업들은 1인 모빌리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수는 늘어나는데 달릴 곳이 마땅치 않다면 이동수단으로서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1인 모빌리티의 활용도는 개인 이동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최종 배송 단계를 뜻하는 라스트마일이 물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라스트마일은 물류뿐만 아니라 개인 이동 분야에도 개념이 퍼지고 있다. 1인 모빌리티의 활용 범위가 다양해지면 이용자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차선 하는 내줘야 할 정도로 이용자가 많아질지도 모른다. 그때를 기다리느니 지금부터 이들을 위한 차선 하나를 내어 줄 준비를 하는 게 혼란을 줄일 수 있다.



1인 모빌리티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도로에 많이 쏟아져 나와도 환경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큰 도시는 대체로 자동차 운행을 억제하는 정책을 편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려 혼잡을 줄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동차 외 이동수단이 도로에서 안전하게 다니도록 자동차 제한 속도를 낮추는 방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1인 모빌리티에 차선 하나를 준다면 환경문제도 해결하고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

준비는 철저해야 한다. 1인 모빌리티가 많이 다니는 곳으로 구간 설정을 해야 하고, 차로 구분을 잘해서 이동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1인 모빌리티 면허나 안전장구 의무화 등 체계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1인 모빌리티는 도심에서 많이 이용한다. 가뜩이나 차선 하나가 아쉬운 데 1인 모빌리티를 위해 차선을 내주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하지는 않다. 지금도 도심 공원화나 보행자 환경 개선을 위해 차선을 줄이는 사업을 종종 벌인다. 자동차 이용자들의 반발이 심하지만 차선이 줄면 상황에 맞게 적응한다. 앞으로는 1인 모빌리티가 자동차 이용자와 맞먹는 수준으로 늘어날지도 모른다. 굳이 도심에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온다. 자동차가 줄면 차선 부족을 논할 필요도 없어진다. 1인 모빌리티에 차선 하나를 내어 주는 일이 당장은 불합리해 보여도, 미래를 앞당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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