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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범바너2’, 유재석이 푹 빠진 예능추리극의 세계
기사입력 :[ 2019-11-11 10:48 ]


‘범바너2’, 예능과 추리극은 어떻게 경계를 허물었나

[엔터미디어=정덕현] 넷플릭스 오리지널 <범인은 바로 너>가 시즌2로 돌아왔다. 유재석과 안재욱, 박민영, 김종민, 이광수, 세훈, 세정이 출연해 특정 범죄 상황에서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게임으로 <런닝맨>을 연출했던 조효진 PD가 야심차게 만들었던 시즌1이 공개된 지 약 1년 반 만이다. <런닝맨>을 통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게임 예능이 훨씬 더 과감한 투자와 연출을 통해 블록버스터화한 것이 시즌1이었다면, 시즌2는 여기에 좀 더 유기적인 스토리를 엮는데 신경을 썼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다채로운 추리 요소들이 가미된 미션과 게임들이다. 시작부터 시즌1 마지막에 컨테이너 안에 갇힌 채 폭파되어 죽은 줄 알았던(?) 유재석이 밧줄에 매달려 있는 장면이 등장하고, 출연자들이 각각의 방에 감금되어 저마다의 미션을 추리로 풀어내야 나갈 수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시즌1을 통해 확실한 브레인이라는 걸 입증했던 박민영이 각 방에 갇힌 동료들을 모니터로 보면서 마이크로 도움을 주고 김종민, 이광수, 안재욱, 세훈, 세정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열쇠를 찾아내야 한다.



흥미로운 건 방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한 방에서 누군가 실수를 하거나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 그것이 다른 방에 있는 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모니터로 방을 보고 있는 박민영이 그 사실을 각 방에 알려주고 이들은 문제를 풀거나, 뱀을 옮기거나, 인형뽑기의 인형 처지가 되어 대롱대롱 밧줄에 매달린 채 매듭을 묶거나 해서 방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이렇게 빠져나온 이들은 단서들을 모아 찾아간 방에서, 시즌1에서 이 허술한 탐정단을 이끌었던 K가 살해된 사실을 알고는 본격적인 사건 해결을 위한 추리에 들어간다.

사실 게임을 하고 있고 매번 미션을 풀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그 과정은 우리가 이미 <런닝맨>에서 익숙한 것이지만, 보다 정교해지고 척 봐도 개발을 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와 고민이 들어가 있는 추리게임은 그 게임만으로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를 테면 한 화가의 아틀리에에서 그가 그려 놓은 그림들을 통해 자살을 시도하려는 그 화가를 찾아내는 추리게임은 한 마을을 통째로 배경으로 하고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그림들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단서를 찾아내 똑같이 생긴 집들 속에서 화가가 있는 집을 찾아내는 그 과정은 그래서 한 편의 영화 같다.



그런데 제작진이 밝힌 것처럼 이번 시즌2는 스케일이 커지고 색다른 추리요소들이 들어간 새로운 게임만이 아닌 유기적인 스토리가 더 주목을 끈다. 게임 예능의 주된 특징이 PD가 사실상 미션을 제시하고 그걸 풀어냈을 때 다음 단계로 이동해 또 다른 미션이 주어지는 그런 방식이지만, <범인은 바로 너2>는 이런 연출자의 개입을 지워내고 대신 추리극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들을 엮어서 자연스럽게 탐정단들이 추리를 통한 동선을 그려내게 만들었다. 어느 한 지점에서 미션을 풀어내면 나타나는 단서를 통해 추리를 하게 되고 그 단서가 지목하는 어떤 장소를 찾아가면 거기서 또 다른 미션이 이어지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최초에 살해당한 인물들이 왜 누구에게 살해당했는가 하는 궁금증들이 조금씩 풀려나간다.

말이 쉽지 예능과 추리극 같은 장르의 결합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예능이 갖고 있는 긴장감을 슬쩍 무너뜨려 웃음을 만드는 캐릭터쇼적인 성격과 추리극이 가져야할 진지한 긴장감이 어딘지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시즌1에서는 이 두 요소가 제대로 결합되어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줬다. 예능적으로 웃기다 보면 추리극의 몰입이 슬쩍 흐트러지는 그런 식이었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이미 시즌1을 경험해서인지 출연자들이 이제 이 <범인은 바로 너>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가상이지만 캐릭터로서 자신도 모르게 맞닥뜨리는(사실 이건 제작진이 만들어놓은 미션들이지만) 상황들에서 스스로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재석은 살인현장을 보며 짐짓 놀라워하는 모습을 연기하지만, 거기서 단서를 찾아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걸 알고 추리를 시작한다.

이 부분은 일종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우리가 게임을 하면 그 세계의 룰을 이해하고 몰입하게 되듯이 제작진과 출연자들 간에 정해진 약속 같은 것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추리 상황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즌2의 앞부분을 보면 애써 웃음을 주기 위한 사전 캐릭터쇼의 예능적 요소들은 상당 부분 삭제되어 있다. 대신 추리극이라는 스토리에 더 몰입하는 유재석과 인물들을 보여준다. 물론 그 안에서도 김종민 같은 인물은 예능적인 웃음을 만들어내지만(물론 그건 웃기려고 하는 행동이 아닌 진짜 같지만) 전체적으로 추리에 더 포인트가 맞춰져 있는 느낌은 스토리에 신경 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출연자들이 시즌1보다 훨씬 더 몰입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범인은 바로 너>라는 새로운 예능이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추리게임이라는 가상 속에 들어간 출연자들이 점점 그 게임에 몰입해 들어가면서 마치 한 편의 추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가능한 건 바로 예능과 추리극이 경계를 슬쩍 허물어내는 그 새로운 세계관에 출연자들이 조금씩 몰입하고 있어서다. 그리고 그 몰입은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도 똑같이 벌어진다.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어색하게 왜 저들이 저렇게 깊게 추리게임에 몰입하고 있을까 하다가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 추리극에 빠져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유재석이 그 추리극의 세계에 푹 빠져 있는 것처럼.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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