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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은 꼭 시끄럽고 위험한 오토바이로 해야 하는 걸까
기사입력 :[ 2019-11-19 09:38 ]
배달 오토바이를 전기차로 바꿀 수 있다면

“배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규모에 비해 수준은 뒤떨어진다. 배달 시장 발전을 위해 전기차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요즘 알게 모르게 커진 시장은 음식 배달이다. 과거에도 음식 배달은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새 배달 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규모가 커졌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것도 배달 수요가 커지는 원인 중 하나다. 배달 음식 시장 규모는 20조 원 규모로 커졌고, 지난해 배달 앱 이용자 수는 2500만 명에 달했다. 가장 잘 되는 배달 앱의 월 주문 건수는 올해 8월 3600만 건을 넘어섰다. 음식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여러 업체가 뛰어들고, 대형 프렌차이즈는 자체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판은 더 커지고 있다.

이제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는 식당은 줄어들고, 배달 대행업체에 맡기는 추세다. 배달 대행이 활성화하면서 배달비가 생겼다. 예전에는 음식값이 배달비를 포함하거나 배달은 서비스로 제공했지만, 요즘은 배달 수수료를 따로 받는다. 배달료도 많이 올라서 많게는 5000원대까지 지급해야 한다. 배달 음식의 가격이 대체로 1~3만 원 대인 점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배달 대행 사업이 커지면서 배달 운송 수단인 오토바이도 늘었다. 음식 배달 수수료가 정착하면서 배달 종사자들은 건당 수수료로 돈을 번다. 배달을 많이 할수록 수입이 많아지니 시간에 쫓기며 배달을 하게 돼 사고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수입을 따지지 않더라도, 오토바이 배달은 위험 요소가 많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빨리 실어 날라야 하는 음식 배달 특성상 무리한 운행을 하게 된다. 전체 교통사고는 해마다 줄어들지만 오토바이 사고는 늘어난다.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 중 3분의 1은 배달업 종사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달 종사자가 많은 연령대인 20대 사망자가 가장 많고, 요일별로는 배달 수요가 몰리는 주말에 사망자가 많이 생긴다. 지금 시스템으로는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음식 배달 시장 외에도 오토바이 배달은 많이 이뤄진다. 퀵서비스도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의 대표 분야다. 퀵서비스를 응용한 심부름 서비스 등 배달 관련 업종은 계속해서 늘어난다. 생활 패턴이 바뀌어서 배달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관련 시장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배달 오토바이는 위험한 환경에 노출 돼 있고, 때로는 도로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소음과 오염물질 배출 문제도 발생한다. 배달 시장이 커져 오토바이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안전이나 환경 문제에 관해 변화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프렌차이즈나 배달 업체의 배달용 오토바이 10만 대를 전기 오토바이로 바꾸기로 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책 중 하나로 시행한다. 이 밖에도 여러 곳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전기 오토바이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전기 오토바이는 친환경 면에서 장점이 크지만, 그 외 오토바이의 문제점은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배달 오토바이를 아예 전기차로 바꾸면 어떨까? 초소형 전기차라면 오토바이를 대신할 수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차체가 작고 가로 폭이 좁아서 기동성이 좋고, 오토바이보다 트렁크 공간이 커서 짐도 많이 실을 수 있다. 운전자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바퀴 네 개를 갖춰 안전성과 편의성 면에서 배달용으로 쓰는 오토바이보다 앞선다. 연료비도 적게 들고 소음이나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환경 보호에도 유리하다.



오토바이를 초소형 전기차로 교체하는 일은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배달용 오토바이 1만5000여 대 중 1만여 대를 2020년까지 초소형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몇몇 대형 배달 음식 프렌차이즈 업체와 이동통신사도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하거나 할 계획이다. 의지만 있다면 배달 오토바이를 초소형 전기차로 바꾸는 일은 가능하다.

배달 대행업체들까지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하려면 걸림돌이 없지는 않다. 전기차 비용이나 주차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비용은 보조금이나 월 렌트료 부담을 더는 식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배달이 잦다면 짧은 거리를 주로 이동한다고 해도 충전이 문제 될 수도 있다. 오토바이와 비교해 배달 효율이 떨어지는 점도 배달용 전기차 확산을 가로막는 요소다.



배달 시장은 커지지만 종사자 성별이나 연령대는 한정적이다. 초소형 전기차는 자동차여서 원동기 면허를 따지 않고도 운행할 수 있다. 오토바이 운전이 부담스러운 여성이나 노인들이 진입하는 데 부담이 덜하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원이 모자라는 데, 초소형 전기차가 늘어나면 배달원 고용 문제도 해결하고 고용 확대 효과도 얻는다. 배달 시장은 규모에 비해 정규화가 덜 이뤄진 분야다. 젊은 층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일하는 구조로는 발전을 이루기 힘들다. 초소형 전기차 도입은 다양한 계층을 유입하고 정규화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기차는 미래 운송수단으로 보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배달 시장 운송수단을 전기차로 바꾼다면 전기차 보급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중소기업도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분야다. 배달 시장에 초소형 전기차가 늘어나면 전기차 산업의 두루 발전하게 된다.

미래 사회에서 배달의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첨단화, 체계화 등 배달 분야도 달라져야 한다. 당장은 오토바이가 배달에 가장 잘 맞는 운송수단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사회가 변하면 그것에 맞게 환경도 변하고 적응해 나가야 한다. 배달 분야도 전기차가 보급되면 전기차 환경에 맞게 적응하고 변할 수밖에 없다. 배달 분야에 보급된 전기차가 바꿔 놓는 환경 변화는 꽤 크다. 변화를 이끌려면 일단 시도하는 일이 중요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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