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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포유’ 유재석 통해 되살아난 찬란했던 ‘무도’의 DNA
기사입력 :[ 2019-11-25 13:29 ]


‘놀면 뭐하니? 뽕포유’가 갈수록 ‘무한도전’과 닮아 보이는 까닭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복귀작이다. <놀면 뭐하니?>가 <무한도전>과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놀면 뭐하니?>의 첫 아이템 ‘릴레이 카메라’에서는 시청자들이 판단을 유보했다. ‘유플래쉬’를 거치면서 유재석의 다소 무모해 보이기도 한 드럼 공연 도전이나 신해철 추모 프로젝트 등을 통해 <무한도전>이 조금씩 언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뽕포유‘에 와서 <무한도전> 인기를 연상시키는 관심을 모으자 시청률에 근거한 <무도>와의 비교가 크게 늘어났다. ‘<무도> 시절의 폼을 되찾은 듯하다’는 의견도 자주 보였다. 처음 광고 2개 정도에서 시작한 <놀면 뭐하니?>는 방송 6개월이 채 안된 시점에서 ‘뽕포유’로 광고가 10여 개로 늘고 동시간대 첫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뽕포유’는 <무도>와 많이 닮아 보인다. 둘다 시청률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뽕포유’에는 <무도>의 DNA들이 구체적으로 비친다. 그래서 <놀면 뭐하니?>도 ‘뽕포유’에 와서야 <무도>처럼 인기몰이가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뽕포유’는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활동명으로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마이너 장르 트로트 가수 도전에 나서는 콘셉트다. 그런데 <놀면 뭐하니?>는 ‘유플래쉬’부터 유재석의 ‘원맨 무한도전’ 성격이 짙어졌다. 그러다 보니 과거 <무도>와 비교해 무모한 도전을 함께 벌이는 ‘평균 이하의 멤버들’에 해당하는 파트너들의 존재가 없다.

‘유플래쉬’에서 함께 작업한 뮤지션들은 너무 뛰어나고 세련됐다. 완성도 높은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게 해준 좋은 에피소드였지만 <무도>에서 멤버들이 보여준, 허술한 캐릭터 자체의 재미와 이런 캐릭터들 상호 케미가 만드는 웃음을 만나기는 힘들었다. 이런 아쉬움은 ‘뽕포유’에 와서야 비로소 해소되는 듯하다.



<무도> 멤버들은 없지만 그 캐릭터들이 만들던 재미가 ‘뽕포유’에는 있다. ‘뽕포유’에서 유재석이 맞붙을 때 웃음을 발생시키는 이들은 대부분 ‘빈틈’이 있다. 트로트 종사자들의 어떤 이 부족함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종사하는 장르가 마이너해서 비롯된 경우들이다. 주류 연예계 종사자들처럼 완벽하게 보이도록 잘 훈련돼 있지 않고 중장년 어르신들을 주 타깃으로 활동해오다 보니 과장되고 덜 세련된 모습과 멘트가 잦다.

주류 장르처럼 제작 자금도 풍족하지 않고 시스템도 정교하지 못하다 보니 개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늘 상존하는 허술함도 작업과정에는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빈틈은 부정적이지 않고 오히려 인간적인 친근함과 호감을 동반한 웃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박토벤’ 박현우 작곡가의 틀린 내용 우기기도, 15분 내에 끝내는 작곡도, 매번 제지당하는 김도일 작곡가의 과한 들이대기도 재밌고 정겹다. 뮤직비디오 제작 3인방의 허술해 보이는 촬영 과정도 트로트가 처한 여건을 생각하며 한껏 웃고 말 뿐이지 작업자들을 탓하게 되지는 않는다.

친근한 허술함으로 웃음을 주지만 ‘뽕포유’ 등장인물 대부분은 사실 자신들의 영역인 트로트에서는 대가들이다. <무도> 멤버들이 ‘평균 이하’를 내세운 캐릭터와 스타인 현실을 구분했듯 시청자들은 ‘뽕포유’에서 트로트적인 친근함에 웃음을 짓지만 트로트 음악 전문가들에 대한 존경 역시 갖추고 있다.

‘뽕포유’는 웃음 이면에 상생과 협력의 가치를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도 <무도>의 큰 특징을 계승하고 있다. <무도>는 ‘여드름 브레이크’ ‘무한상사’ ‘배달의 무도’ 등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다뤘는데 이 기저에는 사람(약자)에 대한 애정과 상생의 가치를 품고 있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뽕포유’에는 상생과 협력의 기운이 깔려있다. 이는 소재인 트로트의 특징과도 연관이 있다. 경쟁과 대립이 없지 않겠지만 그래도 전통가요 종사자들은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상생의 정서가 있고 부족함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협력이 빈번한데 이를 ‘뽕포유’는 잘 담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뮤비 촬영에 다른 가수들이 주연으로 연기를 하는 경우다. 트로트 뮤비에는 잦은 일인데 서로 품앗이를 하는 형태로 제작비를 아끼는 방법이다. 유산슬의 뮤비에는 트로트 신인 도윤과 그룹 삼순이 멤버가 주연으로 출연해 본인들 얼굴도 알리고 뮤비 제작비도 줄여 준다.

김태호 PD는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로 도전하는 과정에 도움을 받는 형식으로 넘친다 싶게 많은 트로트 종사자들을 소개했다. 이런 시도는 시청자들에게 트로트 스타들을 알리고 관심을 높이며 트로트라는 장르를 이해시키고 친근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KBS <아침마당> 출연분에서도 유산슬의 경쟁자였던 다른 신인가수들을 다루는 방식에서 상생의 태도는 견지됐다. 신인가수들의 <아침마당> 출연 분량은 ‘뽕포유’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할애됐고 개인사도 충분히 소개되는 등 관심의 초점을 유산슬에게서 나눠 주기 위해 신경 쓰는 느낌이었다.

‘뽕포유’는 <무도>를 많이 닮았지만 이후는 또 알 수 없다. 상생이나 협력을 <놀면 뭐하니?>에 담아내는 것은 제작진의 의지로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고정 멤버 유무는 <놀면 뭐하니?>와 <무도>의 큰 차이라 ‘뽕포유’같은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늘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놀면 뭐하니?>는 결국 다시 <무도>의 유재석 원맨 버전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끔은 이번 ‘뽕포유’처럼 일시적이지만 매력적인 멤버들과 <무도>를 연상시키는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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