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2’, 본격 시즌제 새로운 정치드라마의 탄생

[엔터미디어=정덕현]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2>가 종영했다. 하지만 본격 시즌제로 만들어졌고 시즌1 10편이 방영된 후 약 5개월 후에 시즌2 10편이 방영된 <보좌관>은 향후 또다시 시즌3로 온다고 해도 큰 무리가 없는 작품으로 남았다. 실제로 <보좌관2>의 마지막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포기한 장태준(이정재)에게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을 제안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향후 시즌3를 하게 된다면 대통령 보좌관의 이야기가 담길 수도 있음을 깔아놓은 포석이다.

<보좌관>은 확실히 지금껏 나왔던 그 어떤 정치드라마들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줬다. 물론 정치드라마들이 항상 가져왔던 바른 정치나 적폐 청산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건 어쩌면 우리네 현실과 대중들이 원하는 정치에 대한 열망이 드라마에 투영되면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좌관>이 달랐던 건, 그 제목에 담긴 것처럼 정치인의 시각과 동시에 그들을 보좌하는 보좌관의 시각이 담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정치드라마는 국회의원이나 법무부 장관 같은 실제 정치일선에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들 뒤편에 있는 보좌관들의 이야기가 병치됨으로써 바른 정치의 길만큼 바른 보좌의 길 역시 만만찮다는 걸 보여줬다.

보좌관으로 시작해 새로운 정치를 위해 노력하지만, 힘을 갖지 못한 이상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정치 현실을 마주하는 장태준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선악구도로 다뤄지곤 하던 여타의 정치드라마와 다른 결을 만들었다. 힘을 갖기 위해 적폐인 송희섭(김갑수) 법무부장관에게 무릎까지 꿇고 의원이 된 그가 송희섭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는 그래서 보다 현실감 넘치는 정치 현실을 그려낼 수 있었다.



<보좌관>은 전체적으로 보면 그 인물 구성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는 작품이다. 제 아무리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해도 주인공인 장태준이 시즌1 말미에 이르러 송희섭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연인이자 정치적 동지로서 바른 정치의 소신을 잃지 않고 밀고 나가는 강선영(신민아)이라는 캐릭터가 옆에서 든든히 받쳐주고 있고, 나아가 윤혜원(이엘리야) 같은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보좌관이 있어 장태준은 주인공으로서의 호감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또한 복잡한 현실 정치의 복마전을 다루면서도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어떤 이상이나 희망의 메시지를 담는 균형감각도 탁월했다. 한도경(김동준) 같은 인물이 가진 이상은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그려지는 치고받는 권력게임 속에서 그래도 드라마로서의 어떤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끌어낼 수 있는 좋은 포석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캐스팅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지만, 만일 가능하다면 <보좌관>은 계속 시즌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태준의 또 다른 영역에서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도 될 것이고, 한도경의 보좌관으로서의 성장담이나 기자로 돌아간 윤혜원의 이야기 혹은 강선영 의원이 본격적인 정치 일선에 들어감으로써 과연 앞으로도 계속 소신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송희섭 같은 막강한 적폐세력도 등장해 사회적 메시지를 끌어와야 하겠지만.

본격 시즌제 드라마로서 <보좌관>이 계속 시즌을 이어간다면 향후 국내 드라마들의 행보 또한 훨씬 다채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시즌에서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로 끝나도 다음 시즌에 드라마가 이어지는 것에 전혀 무리함이 없다는 걸 보여준 <보좌관>이 아닌가.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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