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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shift’ 종이책이 가진 불멸의 능력과 효용, 동의하시나요?
기사입력 :[ 2019-12-23 17:13 ]


연말연시에 챙겨볼만한 트렌디 교양 ‘tvN shift’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크리스마스를 앞둔 본격 연말이다. ‘2019 KBS 연예대상’를 보듯이 이맘때는 숨 가쁘게 달려온 한해를 돌아보는 시기기도 하지만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난 13일부터 첫 주제로 책의 미래와 운명 그리고 관련한 변화들에 관해 화두를 꺼낸 ‘tvN shift’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매우 시의 적절했다.

지난해 말 첫 선을 보인 ‘tvN shift’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관점의 전환을 제안하고 새로운 지식 전달을 표방한 tvN의 교양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반짝 선보이고 사라진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새로운 지식과 시각으로 ‘발견의 즐거움’을 목표로 론칭한 tvN의 교양 콘텐츠 브랜드 ‘인사이트’의 일환으로 묶이면서 지난해에 비해 한층 다양한 포맷과 대중성으로 진화해 나타났다. 소설가 김영하,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교수,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육공학자 폴 킴 등 트렌디한 지식 큐레이터들이 책, 공간, 트렌드, 교육 등 각자의 주제를 맡아 지난 12월 13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금요일 밤 6부작으로 편성됐다.



첫 번째 타자로 나서 2주간 방송된 ‘책의 운명’은 지난 과거와 격변하는 현재와 혼란스런 미래를 담기에 매우 적절하면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주제다. 출연자인 김영하는 2000년 만에 오는 커다란 변화 혹은 인쇄 혁명 이후 5~600년 만에 오는 변화의 시점을 살아가는 작가로서 책의 운명과 미래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점점 출판 시장은 어려워지고 책을 읽는 독자들은 줄어든다는데, 종이책은 과연 사라질 것인가? 21세기 독자들에게 선택받는 책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보다 책을 왜 계속 읽어야 하는가? 같은 본질적이고 논쟁적인 질문을 던진다.

방송은 2회분이지만 책의 변화를 추적하는 촬영은 무려 6개월간 파리와 베를린과 우리나라를 오가며 진행하며 공들여 만들었다. 빅데이터 전문가부터 해외 서점 운영자, 출판인, 웹소설작가, 유튜브 ‘겨울서점’의 김겨울, ‘월간 이슬아’의 이슬아 작가와 문학평론가 이어령, 소설가 정유정,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을 만나고 파리의 셰익스피어 서점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책을 출판하는 독일의 인키트 출판사, 부산의 헌책방과 폐지공장,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책 모임, 심야책방 등을 두루 다니며 책을 사랑하는 이유들을 들어본다. 걷고 보고, 듣고 이야기 나누고 읽는다. 지루할 틈이 없다. 이런 여정을 통해 변화하는 독서 플랫폼과 책의 정의와 형태에 대해 알아보고, 독자들에게 선택받는 책의 특징과 독서의 행태의 변화를 추적해간다.



1부의 주제는 ‘종이책의 미래’ 2부는 그래서 우리는 즉, ‘독자의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 과연 사람들이 책을 떠나가고 있는 것인가? 그래서 사고가 얄팍해지고, 글을 안 읽게 되는 것인지, 서점에 오는 사람들은 무슨 책을 어떤 식으로 고르며, 그 과정에서 간과하고 있는 지점이 없는지 살펴본다. 책은 읽지 않지만 실제 독서량은 늘었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견해를 비롯해 현재 독서와 출판이 위기인지 찬반 의견을 듣는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전 세계적인 오디오북 시장의 매출에서 드러나는 활자에서 소리라는 독서의 원형으로 회귀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진단해본다. 종이책의 가치를 보수적으로 보는 프랑스 사람들의 시각과 전통적인 출판 편집과정과 완벽히 다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상업성 있는 출판을 결정하는 베를린의 인키트 출판사를 찾아가 책의 미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오디오북 제작사 대표와 문학 전문 출판사 대표의 전혀 다른 예측과 주장도 들어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정제되고 정제되어 남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가 아니라 그럼에도 살아남을 종이책이 가진 불멸의 능력과 효용이다. 이런 논리 위에서 독서가 종이책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나만의 책을 고르는 방식을 알아본다. 입소문부터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까지 점점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서점의 큐레이션이 나와 책의 거리를 만든 것은 아닌지 교보문고에서 베스트셀러 사이에 소위 뜨지 못한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 섞은 매대를 구성해 판매량 추이를 조사하는 실험을 펼친다. 한편 파리의 대표적인 문학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찾아가서는 서점의 가치와 이상향을 되새겨본다. 서점이 단순히 책을 진열하고 파는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만한 우연한 만남을 기대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면서 나눔의 정신과 건강한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장으로써 주목해본다.



그러나 집요한 추적과 섬세하고도 전방위적인 접근에 비해 종이책과 독자의 미래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내리진 않는다. 종이책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바탕으로 추천 경로의 다양화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는 자기만의 방식을 마련하길 권하는 정도다. 독서를 하며 얻는 즐거움을 논하면서 김영하 작가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책의 미래를 추적하는 여정이 마무리된다.

비록 미래에 대한 해답을 듣진 못했지만 책이 주는 효용과 변화된 사회상에 대해 추적하는 스토리텔링만으로도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는 연말연시에 볼만한 볼거리였다. 앞으로 공간, 트렌드,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남았다. TV를 보면서도 무언가 얻고 싶은 자기계발 욕구가 큰 시청자나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관심이 많은 시청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몰입할 수 있는 이 시기에 딱 맞는 교양 프로그램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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