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남의 광장’, 방송과 유통의 선한 영향력이 만드는 결과들

[엔터미디어=정덕현] 매일 아침 아무 생각 없이 먹는 사과지만 이제 생각이 달라진다. SBS <맛남의 광장>이 보여준 우리네 농가의 현실이 눈앞에 아른거려서다. 백종원이 찾아간 장수의 과수원에서는 올해 태풍 피해를 입은 데다 풍년이면 한꺼번에 사과들이 쏟아져 나와서 또 흉년이면 사과의 상품성이 떨어져서 고통 받는 농가의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특히 약간의 상처가 났거나 크기가 작거나 너무 햇볕을 많이 받아 물러진 사과가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다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농가들이 그래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사과즙을 만들어 파는 것 정도였다. 방법이 그것 하나니 원활한 소비가 이뤄지기가 어려울 수밖에.



백종원이 <맛남의 광장>을 통해 하고 싶은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이런 아깝게도 심지어 버려지기까지 하는 농산물들을 소비자들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방송은 그 강력한 매개를 해주는 장치이고, 그는 그 장치를 통해 버려지지 않고 그 농산물들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해준다.

결국 중요해지는 건 유통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신세계 이마트가 손을 내밀었다. <맛남의 광장>에서 소개되는 농수산물들을 수매해 소비자들이 살 수 있게 연결해준 것. 이제 소비자들은 방송에서 소개된 그 농수산물들을 현지까지 가지 않고도 인근 마트에서 구매해 백종원이 알려준 레시피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됐다.



사실 백종원을 구심점으로 일어난 이러한 방송과 유통의 선한 영향력은 우리네 농수산물 소비 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조금 못난 농수산물들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양이 못나서 그렇지 맛이나 영양은 마찬가지인 그 농수산물들을 우리가 외면해왔던 건 그 상품성을 제대로 스토리텔링해 보여준 적이 없어서다. <맛남의 광장>은 버려지던 농수산물들에 방송이 가진 스토리텔링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이제 몇 회 방송이 나간 것뿐이지만, 우리는 이 방송을 통해 아까운 농수산물들이 꽤 많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 겨울철 반짝 풍어를 이루지만 유통활로가 없어 주목받지 못했던 양미리나 못생기고 잘아서 버려졌던 ‘못난이 감자’가 그렇다. 물론 태풍 피해를 입어 낙과된 과일들도 그렇지만, 평시에도 조금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과일들도 마찬가지고, 식문화 때문에 등심, 안심, 갈비를 빼놓고는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졌던 소고기의 다른 부위들도 아까운 농산물들이다.



<맛남의 광장>이 하려는 건 우리네 식문화에 변화를 주어 생산자도 소비자도 모두 더 나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과 유통이 손을 잡고 나선 이 선한 영향력에 소비자들도 선한 소비를 하기를 원하게 된다. 그 선한 소비는 소비 그 자체로도 이득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분 좋게 주머니를 열 수 있게 된다.

어째서 지금껏 이런 방송과 유통 그리고 소비자까지 모두 힘을 합쳐 우리네 식문화를 바꾸고 그것이 또한 우리네 농가의 나은 미래로 연결되게 해 결국 선순환할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백종원이 손을 걷어 부치고 나선 그 길에 지지하고 참여하고픈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도 아깝게 버려지는 농수산물들이 더 이상 없기를 소비자들 또한 기원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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