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1박’ 방글이 PD와 제작진에게 아직 새 카드가 남아있다는 건
기사입력 :[ 2020-01-13 13:54 ]


‘1박2일’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새롭게 단장하고 돌아온 KBS 예능 <1박2일> 시즌4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단순히 관성이 아니다. 12년간 쌓아온 브랜드의 가치가 있고, 시청률을 좌우하는 중장년층에게 특히 사랑받은 예능이란 특성이 지금의 시청률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이유는 아니다. 불명예 중단한 방송이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된 데에는 혹시나 하는 기대나 반가움을 충족시킨 재미가 실제로 따라왔다는 점이 크다.

사실 15%로 시작한 시청률과 반응은 예상 밖이다. 워낙에 안 좋은 이슈에 휘말리면서 일종의 배신감을 넘어서야 했다. 그런데 다시 추스르고 시작하겠다는 시즌4의 명단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단 한 명의 A급 예능 선수도 없고 출연만으로 뉴스가 될 만한 신선한 캐스팅도 없었다. 딘딘과 문세윤은 제 몫은 하지만 기대감보다 익숙함에 가까운 예능 선수고, 연정훈, 김선호, 라비 등은 물음표가 따라붙는 예능 신인일 뿐 아니라 인지도도 낮다. 그래서 무성의와 무모함 그 사이 어딘가에 찍힌 좌표처럼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제작진은 <1박2일>의 유산을 매우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까나리액젓으로 대표되는 복불복게임과 기상미션, 입수와 족구, 국제심판, 나영석 사단이 지금도 즐겨 쓰는 복선을 암시하는 스토리텔링과 BGM 등등 시그니처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면서 반가움을 만들어냈다. 새로이 연출을 맡은 방글이 PD도 전통에 따라 방송 전면에 나서서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의 긴장을 형성하고 진행을 이끈다. 물론, 이런 반복된 볼거리, 철 지난 리얼버라이어티 공식은 자칫 진부함의 수렁으로 빠질 공산이 크다. 허나 기대 이상으로 준비를 많이 한 제작진은 가진 유산을 바탕으로 캐릭터쇼의 기틀을 단숨에 잡으며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을 환기하는 동시에 새로운 무드를 성공적으로 가져왔다.

특히 출근길에 갑자기 차에서 내리게 한 다음 단돈 만원만 주고 여의도 KBS 본관까지 홀로 찾아오게 만든 1회의 ‘출근길 낙오’는 각 멤버들의 특성과 매력을 별다른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보여주는데 적합한 훌륭한 방식이었다. 이어서 바로 혹한기 아카데미를 진행하면서 OB와 YB의 대결을 통해 출연진들의 합을 맞췄다. 5회부터 진행 중인 신년맞이 MT에서는 ‘친해지길 바라’를 목적으로 동명의 게임을 하며 출연진 간에 서로 알아가는 과정은 물론 스텝들의 이름을 외우고 국제심판의 주관 하에 족구 게임을 하면서 서로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출연자들끼리 자기 전 함께 둘러앉아 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이례적으로 방송으로 내보냈다.



주목할 점은 출연진과 스텝들이 함께하는 MT나 YB와 OB가 대결을 벌이는 혹한기 아카데미 같은 <1박2일> 특유의 끈끈한 정서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이벤트를 초기부터 꺼내들었다는 거다. 천천히 다져서 쌓아가기보다 기존 경험을 토대로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식으로 출연진간의, 출연진과 스텝간의, 더 나아가 프로그램과 시청자 사이에 존재하는 <1박2일> 특유의 가족적 관계를 재빠르게 회복했다.

그러자 방송 시작 전에는 딱히 매력을 잘 못 느끼겠던 멤버구성의 이유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연정훈에게서는 김주혁의 향기가 나고 문세윤은 진행롤과 웃음을 동시에 책임지는 데프콘의 순화된 버전이다. 김종민이 자신과 닮았다는 김선호나 <신서유기> YB쪽 느낌이 강하게 나는 라비는 신선함과 함께 ‘선함’을 더 한다. 불명예 퇴진한 시즌3이 배신과 반목, 악다구니에 가까운 오버와 격한 장난이 난무하는 이른바 복불복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독한 예능이었다면, 시즌4의 가장 큰 특징은 똑같은 구도 안에서 투덕거리지만 부정적인 스타일의 웃음이나 남성성 대신 선함과 부드러움이 감돈다. 그래서 기존 멤버 중 김종민만 남겨둔 것은 상징이라기보다 지향에 가깝게 느껴진다.



KBS 예능국 스타PD 계보인 <1박2일>의 연출을 맡게 된 방글이 PD와 제작진은 아직 새로운 무엇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간다. 멤버들이 친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특유의 성장 에너지가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는 자력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새로움 없이 새로운 볼거리를 만드는 접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즌4 제작진은 철저히 기존의 유산을 바탕으로 재빨리 캐릭터쇼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은 듯하다. 여러 어려움을 딛고 새로 시작했으니 뭔가 빨리 보여주고 싶을 수 있고, 기존 시즌과 차별화를 하려는 욕구가 있을 법한데, 철저히 클래식한 콘텐츠들로 과거의 추억과 반가움을 되살리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캐릭터쇼를 본궤도에 진입시켰다. 그래서 더욱더 앞으로 펼쳐질 시즌4만의 콘텐츠가 기대된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K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