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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양념 친 ‘스토브리그’, 이러니 뜨거울 수밖에
기사입력 :[ 2020-01-15 16:41 ]


‘스토브리그’, ‘야알못’도 빠져드는 웰메이드 드라마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성공은 국내에 야구팬들이 많아서가 아니다. 혹은 국내 최대 야구커뮤니티 불펜의 불페너들이 ‘82cook’이나 디시인사이드 ‘긷갤’에서 자발적 바이럴마케팅을 벌였을 리도 없다.

사실 이 드라마의 성공 요인은 간단하다. 야구를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봐도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야구에 열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야구보다는 프로레슬링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스토브리그>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성실한 힘에 반한 측면이 크다. <스토브리그>는 게으르거나 편법을 쓰지 않는다. 무조건 홈런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번트와 안타, 도루를 이용해 천천히 게임을 진행해 간다.



<스토브리그>는 만년 꼴찌 드림즈팀에 단장 백승수(남궁민)가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백승수는 드림즈 최초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과 함께 드림즈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 스카우트팀장 고세혁(이준혁)의 고질적인 비리를 찾아내 퇴출시키거나, 회사의 무리한 요구에 맞춰 선수들과 연봉협상을 해 나가기도 한다.

<스토브리그>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야구단 운영팀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성실하지만 지겹지 않은 선에서 야구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충실하게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토브리그>는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해본 썰’처럼 야구 구단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또한 선수와 야구단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 역시 실제 한국 야구사에서 따온 것들이 많다. 그러니 이야기의 디테일들이 풍요롭게 살아 있는 건 당연하다.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가 보더라도 작가와 제작진이 정말 프로야구의 세계를 잘 알고 있다는 믿음이 든다. 말만 전문 드라마지 맛보기로 그 세계를 보여주다 남녀주인공이 연애에 빠지는 흔한 드라마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작품인 것이다.

그렇다보니 <스토브리그>는 여유롭게 매회 성격이 다른 갈등이 시작되고 마무리 된다, 그리고 새로운 갈등이 이어진다. 이미 이 드라마가 쥐고 있는 패가 많기 때문에 까고 또 까는 식이다.

초반 <스토브리그> 재미의 중심축이었던 길창주(이용주) 선수 이야기도 그렇다. 백승수와 이세영은 외국인 용병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하지만 경쟁팀에 공을 들인 용병 선수를 빼앗기고 만다. 그러던 중 드림즈 단장과 운영팀은 그들의 현지 코디네이터인 길창주의 숨겨진 비밀을 알아낸다. 알고 보니 길창주는 어린 나이에 곧장 미국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야구선수였다. 하지만 병역기피로 더는 국내에 복귀할 수 없는 선수가 되고 말았다. 거기에 부상까지 입어 미국에서의 선수생활도 끝나버렸다. 백승수는 위기에 상황에서 길창주를 용병으로 선택하는 모험을 한다. 당연히 이후 이야기는 길창주의 국내 복귀와 그에 따른 잡음으로 변주된다.



이미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사전조사가 탄탄하기 때문에 <스토브리그>는 변화구처럼 이야기를 다양하게 변주할 줄 안다. 여기에 드라마라면 갖춰야 할 휴머니즘이나 인간사의 다양한 면모들도 양념처럼 잘 배어 있다. 재미가 없으려고 해야 없을 수가 없다.

특히 냉철한 프로지만 속내를 단단하게 감추며 사는 백승주와 따뜻한 마음과 야구에 대한 열정을 지닌 이세영의 성격 대비 역시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이다. 각자 다른 영역에서 다른 방식으로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천천히 호흡을 맞춰가며 이뤄내는 시너지 효과를 보는 맛이 있다. 그것은 빤한 로맨스보다 오히려 더 공감 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결국 <스토브리그>의 힘은 공감에 있기도 하다. <스토브리그>는 야구단에 대한 이야기이자, 선수처럼 쓰이다가 수명이 다하면 조직에서 버려지는 현대사회에 대한 우화처럼 읽히기도 하니까.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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