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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인생 안 되려면...‘김사부2’ 한석규 일갈에 울컥했던 건
기사입력 :[ 2020-01-28 11:29 ]


‘낭만닥터 김사부2’, 한석규가 왜곡된 세상에 맞서는 방식

[엔터미디어=정덕현] ‘왜곡의 시대. 정당한 신념조차 색깔 프레임에 가두고 보편적 가치조차 이해타산에 맞춰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이상한 세상. 권력을 권리라 착각하고 이권을 정의라 주장하는 사람들.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뒤로한 채 상대를 뭉개버려야 나의 옳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사람들의 세상이 되었으니...’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서우진(안효섭)의 목소리로 전하는 메시지는 이 드라마가 돌담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의학드라마 그 이상을 담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여운영(김홍파) 원장을 밀어내고 새로 돌담병원 원장으로 부임한 박민국(김주헌)은 도윤완(최진호) 이사장에게 어떻게 김사부(한석규)를 몰아낼 것인가에 대해 “진실을 보여주겠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진실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현실일 뿐이다. 김사부의 신념이 “얼마나 독선적이고 위험한 헛짓인지 그 사람이 옳다고 믿는 그 가치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비경제적인지” 보여주겠다는 것.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진실은 언제나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내가 맞고 그 사람이 틀리다는 걸 꼭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박민국이 도윤완에게 하는 그 말들은 서우진의 메시지와 교차되며 이제 이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를 다룰 것인가를 예고한다. 그건 일종의 화두인 셈이다. 사실을 왜곡하고 권력으로 상대방을 찍어 눌러 이권만을 추구하는 세상에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 이 화두에 맞춰 등장한 사건은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당하던 다문화가정의 아내가 견디다 못해 커터칼을 남편에게 휘두르고 그걸 막기 위해 나섰다가 오히려 목에 상처를 입은 차은재(이성경)의 에피소드다.



그 남편이 아내에 대해 상습적인 폭력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는 가운데 CCTV 영상에 포착된 차은재가 그 남편을 닦달하는 영상은 병원을 곤경에 빠뜨린다. 박민국은 경찰을 불러 조사하기보다는 차은재에게 사과하고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라고 전한다. 물론 그건 그가 이 사건을 통해 차은재를 쫓아내려는 간계가 숨어있다. 차은재는 김사부에게 병원 사람 모두가 불편을 겪게 하느니 차라리 자신이 사과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김사부는 일갈한다.

“그런 식으로 니 맘 편하자고 했던 수많은 선택들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그런 생각 그런 생각 안해봤어?” 차은재가 불편한 마음을 토로하자 “차라리 불편하고 말어”라고 김사부는 말한다. “불편하다고 무릎 꿇고 문제 생길까봐 숙여주고 치사해서 모른 척해주고 더러워서 져주고.. 야 이런 저런 핑계로 그 모든 게 쉬워지고 당연해지면 너는 결국 어떤 취급을 당해도 싼 그런 싸구려 인생 살게 되는 거야. 알아들어?”



결국 차은재는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왜곡에 무릎 꿇는다. 그 다문화 가정 부부를 찾아가 고개를 숙인다. 그런 차은재에게 남편은 “어디서 재수 없는 게 싸가지 없이...”라고 말하고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외면한다. 하지만 이런 차은재의 대처는 옳았을까. 과연 그건 모두를 편하게 만드는 자기희생이었을까. 결국 이런 왜곡을 받아들이는 미완적 대처는 더 큰 사건을 만들어낸다. 아내가 결국 참다못해 남편의 목을 그어버린 것.

‘난 그냥 잘 하고 싶었어 나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게 싫었고 나 혼자 자존심 굽혀서 해결될 수만 있다면 백번 그러는 게 맞다고 믿었어. 그렇게 조용히 덥고 넘기는 게 멋진 거라고 그게 쿨한 거라고... 그런데 내 기분은 왜 이런 거지? 분명히 잘했다고 칭찬을 듣고 있는데, 성숙한 사회 일원으로 인정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근데... 왜 이렇게 계속 마음이 불편한 거지? 그제야 깨달았다. 바로 그 순간 나는 그런 취급을 당해도 싼 인생이 돼버렸던 거다.’



차은재의 내레이션은 김사부의 일갈이 옳았다는 걸 말해준다. “불편하다고 무릎 꿇고 문제 생길까봐 숙여주고 치사해서 모른 척해주고 더러워서 져주고..” 하는 행동들이 바로 그 당사자를 그런 취급을 해도 되는 존재로 만들어버린다는 것. 결국 그런 불의와 왜곡에 굴복하지 않아야 진정한 문제 해결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이처럼 의학드라마를 빌어 우리네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낸다. 그래서 ‘닥터’ 앞에 ‘낭만’이 붙어 있는 것이고 부용주라는 이름대신 ‘김사부’로 불리는 것이다. 부정하고 왜곡이 만연한 낭만 없는 사회에서 닥터라는 직업을 통해 다소 낭만적이지만 그 이상을 추구하고 그러면서도 제대로 살아갈 길을 알려주는 진정한 사부라는 존재의 등장. <낭만닥터 김사부2>가 여타의 의학드라마와 확연히 차별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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