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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먹고 살 순 없어”...‘개훌륭’ 강형욱이 제시한 공존법
기사입력 :[ 2020-02-25 17:42 ]


댕댕이와 진짜 소통을... ‘개훌륭’ 강형욱이 연 새로운 세계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구 수는 이미 1천만을 넘어선 지 오래다. 관련 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고, 반려동물을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들도 많아지고 있는 이유다. 동물을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들은 동물과 인간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즉 KBS <동물의 세계> 같은 전통적인 동물 소재 프로그램은 동물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신기해하는 그 지점을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지만, SBS 같은 경우 동물과 인간이 가까이서 교감하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KBS <개는 훌륭하다>는 그 가까워진 거리가 이제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어떻게 하면 잘 공존할 수 있을까에 도달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강형욱은 이미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또 유튜브 채널 ‘보듬TV’를 통해서 반려견들이 보이는 행동의 시그널을 읽어내고 견주들과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한 행동 교정을 보여준 바 있다. 그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가 현재 출연하고 있는 <개는 훌륭하다> 같은 일종의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솔루션 프로그램’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개는 훌륭하다>는 제목에 담겨 있듯이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반려견이 아니라 견주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강형욱은 여기서 반려견들의 언어를 읽어주는 일종의 통역사 역할을 자임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 듯 몰려와 짖고 산책 도중에도 다른 개를 집단으로 물어뜯는 사나운 개, 보통 개와는 달리 산책 나가는 걸 극도로 꺼리는 개, 사람에게는 한없이 애교덩어리지만 같이 지내는 개를 집단 공격하는 개들이나, 집만 비우면 늑대처럼 울어대서 이웃들의 민원을 빗발치게 만드는 개도 알고 보면 그 행동들이 견주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걸 알게 된다.

멋지게 생긴 시베리안 허스키 창덕과 덕수 두 마리를 키우고 있지만 도무지 관리가 되지 않는 견주에게 강형욱은 오랜만에 속 얘기를 했다. “저는 그냥 돈 받고 훈련만 가르쳐주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해요. 당신이 뭘 그런 걸 신경 써. 그냥 조용이나 시켜줘. 줄만 당기지 마. 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훈련은 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왜냐면 가짜 훈련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제가 물어봐요. 왜 키우게 됐냐 가끔씩은 훈계 같은 말도 하고 그런데 제가 제일 미워하는 사람이 솔로가 감당 안 되게 개를 키우는 경우거든요. 사랑? 사랑으로 먹고 살 수 없어요. 예쁜 거? 예쁜 걸로 어떻게 먹고 살아요.”



강형욱은 이제 반려동물이 저만치가 아니라 우리와 동고동락하게 된 달라진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저 사랑하고 예뻐하는 것만으로는 현실적인 공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관찰카메라 형식은 그래서 강형욱에게는 그 문제를 파악하기에 최적인 형식이 아닐 수 없다. 일종의 본부를 차려놓고 모니터를 통해 강형욱이 집중하는 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반려견만이 아니라 그런 행동을 유발하는 견주 또한 포함된다. 반려견에 대한 사랑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 애정이 지나쳐 지켜야 할 선을 넘어버렸을 때 반려견과 견주 사이의 소통은 깨져버린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져 있다는 건 <개는 훌륭하다>에서 강형욱이 제시하는 솔루션을 받는 집들의 문제가 대체로 ‘애정이 과해’ 생겨나는 것들이라는 걸 통해 미루어 알 수 있다. 실제로 강형욱은 최근 자신이 의뢰를 받는 반려견들의 행동 교정 문제의 대부분 원인이 과거 학대 같은 그런 문제와는 달리 애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 바 있다.



<개는 훌륭하다>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반려견 인구가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보다 행복한 공존을 추구하는 동물 소재 프로그램의 진화를 만들어낸다. 관찰카메라를 통한 솔루션 제공이라는 형식도 그렇고, 그저 의인화해 인간의 관점으로 스토리텔링하는 게 아니라 진짜 반려동물의 언어를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소통을 하려는 접근방식이 그렇다.

먼 거리에서 보던 동물들이 이제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막연한 행동 심리에 대한 추정이나, 인간적 관점에서의 배려가 엉뚱하게도 동물들에게는 전혀 다른 메시지로 전달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하고, 견주의 시그널을 보내는 행동습관을 바꿈으로써 순식간에 변화하는 반려견을 보는 건 방송 프로그램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강형욱이 마치 마법을 부린 듯한 그 착시효과는 그래서 방송으로서도 또 시청자들을 위한 정보로서도 효과적이다. 누구나 그 방송에 등장한 반려견들을 통해 각자의 집에서 반려견들이 해온 행동들을 반추할 수 있어서다. 소통의 문제는 이렇게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반려견에게도 중요한 문제로 제시되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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