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고성능 끝판왕 RS, 이 특별한 알파벳에 대하여
기사입력 :[ 2020-03-03 11:29 ]


스포츠에 그치지 않고 레이싱까지 더한 아우디 RS의 진가

[브랜드] 팀에 크게 공헌한 선수의 번호는 영구결번으로 남긴다. 그 번호를 사용한 선수의 상징성이 커서 다른 선수가 사용하지 않는다. 프로 스포츠 최초 영구 결번은 1935년 NFL 뉴욕 자이언츠 레이 플래허티의 1번이다. 큰 공헌을 한 선수를 기리기 위한 번호라 영구결번은 그리 많지 않다. 영구결번은 공헌한 경우 외에도 애도의 뜻을 지니기도 하고, 스포츠뿐만 아니라 항공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사용한다.

영구결번과 의미는 좀 다르지만, 자동차 분야에서는 알파벳이 특정 브랜드를 상징한다. 고성능 브랜드나 트림은 주로 특정 알파벳으로 표시한다. 문제는 고성능을 표시하는 알파벳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속도와 힘 등 성능을 표현하는 단어의 머리글자는 몇 개 되지 않지만 사용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여럿이다.



모터 스포츠(Motor sport), 레이싱(Racing), 스포츠(Sport), 스피드(Speed) 등이 선호하는 단어다. 이들 단어 외에 N(현대자동차, 남양 또는 뉘르부르크링), F(렉서스, 후지 스피드웨이) 등 성능과 관련 있는 지명을 따오기도 한다. JCW(미니), AMG(벤츠), TRD(토요타) 등 알파벳 조합으로 표시하는 브랜드도 있다. 먼저 썼거나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의 알파벳은 암묵적으로 또는 법적인 문제로 인해 사용하지 않는다. 해당 알파벳이 적다 보니 겹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아우디 고성능 브랜드는 S와 RS다. 이들 알파벳은 아우디 외에 다른 브랜드도 쓰지만 아우디가 가장 인지도가 높다. S는 ‘최고 성능’(Sovereign Performance)을 뜻하고, RS는 레이싱 스포츠(Racing Sport, 독일어 Renn Sport)를 나타낸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급성 외에도 성능을 중시해서 고성능 브랜드를 운용한다. 차종도 많고 기술 수준도 높다. 아우디 역시 고성능 모델을 거의 모든 차종에 만들고, S와 RS로 나누고 S-라인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활용한다.



아우디 고성능의 특징은 S와 RS의 구분이 명확하다. RS는 아우디 모델 중 고성능의 끝판왕이고, S는 RS와 비교해 일상성이 크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은 각자 특색을 달리하며 발전했는데, 아우디는 ‘안정적인 고성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보통 고성능은 뒷바퀴굴림으로 통하는데, 아우디는 고성능 모델에도 네바퀴굴림을 적용해 안정감 있게 고성능을 즐기는 방향을 추구했다.



지난해 아우디 RS는 25주년을 맞이했다. RS는 아우디 고성능 자회사인 ‘아우디 스포트 GmbH’에서 만든다. 아우디 스포트 GmbH는 1983년 설립한 자회사 콰트로 GmbH로 거슬러 올라간다. 콰트로 GmbH는 고성능 모델과 부품을 만들 목적으로 설립했고, 아우디 네바퀴굴림 모델 콰트로에서 이름을 따왔다. 아우디의 모터스포츠 역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터스포츠와 고성능을 중시한 아우디의 고성능 자회사 운영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콰트로 GmbH는 2016년 ‘아우디 스포트 GmbH’로 이름을 바꾸었고, 계속해서 고성능 모델 제작과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현재 아우디 RS 모델은 RS 3 세단/스포츠백, RS 4 아반트, RS 5 쿠페/스포츠백, RS 6 아반트, RS 7 스포츠백, RS Q3, Q3 스포츠백, RS Q8, TT RS 쿠페/로드스터 등이다. RS라는 명칭은 붙지 않지만 슈퍼카급 R8도 아우디 스포트 GmbH에서 만든다. RS 모델은 레이싱카 수준의 초고성능을 지향한다. ‘레이싱 트랙에서 태어나 일반 도로를 달리기 위해 만들었다’(Born on the track, built for the road)라는 슬로건과 레이싱 스포츠라는 RS의 뜻에 지향하는 바가 잘 나와 있다.



S와 RS 등 특정 알파벳을 붙인 아우디 고성능 모델 중 처음 나온 차는 1990년 선보인 S2 쿠페다. 80 쿠페를 기반으로 성능을 키우고 이름을 S2라고 붙였다. S2 쿠페는 아우디 네바퀴굴림 역사에 전설로 남은 콰트로 모델의 후계 차였다. S2는 세단과 아반트(왜건) 모델로 확장하며 아우디 고성능 모델의 기반을 다졌다.



RS 2는 4년 후인 1994년 RS 2 아반트로 첫선을 보였다. 아우디와 포르쉐가 함께 개발한 차로 2.2L 5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315마력, 최대토크는 41.8kg・m에 이르렀다. 6단 수동변속기와 콰트로 네바퀴굴림을 갖췄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8초 만에 도달했다. 가속성능은 당시 슈퍼카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났다. RS2는 독특하게 왜건 고성능 모델인데, 실용성과 고성능을 동시에 추구한 의도가 엿보인다.



25년이 흐른 지금, RS의 성능은 배 이상 뛰었다. RS 중 최강 성능을 내는 모델은 RS 6 아반트와 RS 7 스포츠백이다. 4.0L V8 TFSI 엔진의 최고출력은 600마력, 최대토크는 81.6kg・m이고, 두 모델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3.6초에 불과하다. SUV 라인업에도 고성능 모델을 두는데, SQ8은 RS 6/7과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같고 시속 100km 가속만 3.8초로 조금 차이가 날 뿐이다. RS 2 아반트의 직계라 할 수 있는 RS 4 아반트의 성능도 3.0L V6, 450마력, 61.2kg・m, 4.1초로 큰 발전을 이뤘다.



RS의 특징 중 하나는 첫 모델인 아반트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형태와 성능은 다양한데, RS 4와 RS 6는 세단이 아닌 아반트가 주력이다. 간혹 세단과 아반트가 같이 나오는 세대도 있지만, 대체로 두 모델 RS는 아반트 위주로 만든다. 최근 선보인 25주년 기념 패키지도 RS를 다른 모델과 차별화하는 요소다. 노가로 블루 색상(노가로는 프랑스 서킷 이름), 무광 알루미늄과 유광 블랙 마감, 25주년 기념 로고 등으로 초대 RS 2를 기념하고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최근 몇 년 새 고성능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니아들의 차로 여기던 고성능 모델이 희소성을 인정받으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져서다. 뒷바퀴굴림을 고집하던 브랜드도 높은 출력을 감당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네바퀴굴림을 받아들이는 등 고성능 자동차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아우디가 오래전부터 추구해온 안정적인 고성능이 빛을 보는 시대가 왔다. RS라는 알파벳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는 때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