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 제작진은 시즌4로 다시 추억의 성대한 잔치 벌여주길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가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29일 1회를 시작해 지난주 14회 ‘쌍백불 특집’에서 자전거탄풍경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 자자 <버스안에서>로 실제 둘 모두 100불을 기록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시청률은 5.1%(이하 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는데 이는 처음으로 5%를 돌파한, 세 시즌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었다.

시청률 수치상으로만 최고일 뿐 아니라 <슈가맨3>는 프로그램 취지가 가장 완벽하게 실현된 시즌이다. 많이 알려졌지만 <슈가맨>은 영화 <서칭 포 슈가맨>에서 아이템을 착안한 예능이다. 영화는 과거 활동 시기에 그 가치를 제대로 조망 받지 못한 가수가 한참을 지나 기적처럼 재발굴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슈가맨>은 이런 재발굴만으로는 소재가 제한되고 대중성도 떨어질 우려가 있어 활동 시절 조망 여부와 상관없이 다양한 추억의 가수를 재소환해 회상의 즐거움을 나누는 쪽으로 콘셉트를 확장했다. 그래도 예능 <슈가맨>의 DNA에는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이 새겨져 있었다.

그 본질에 가장 걸맞은 가수가 시즌3 돼서야 등장했다. 2회에 출연해 이후 세 달 넘는 현재까지도 계속 화제를 몰고 다니는 양준일이다. 당대에는 시대를 앞서가는 콘셉트로 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유튜브를 통해 음악, 춤, 패션 등이 현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모으다가 <슈가맨3>를 통해 재발굴의 꽃을 활짝 피웠다.

양준일은 이후 현역 시절 제대로 못 해본 팬미팅, 서적 출판, CF 등 각종 활동을 펼치면서 행복한 팬덤도 누리고 있다. <슈가맨>의 본질이 ‘재발굴’과 ‘추억 소환’이라면 시즌3는 재발굴을 양준일을 통해 이뤄냈는데 ‘추억 소환’도 그 어느 시즌보다 완성도가 높았다.



시청자의 추억 소환이 잘 되려면 제작진의 섭외에 대한 고민은 한없이 커진다. 당대에 많이 알려진 가수가 나와야 아무래도 더 많은 시청자가 추억을 떠올리고 즐길 수 있지만 이런 가수들이 풍부하게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앞선 시즌에서는 일부 출연 가수들에 대해 ‘잘 모르는 가수’라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추억 소환에는 또 활동 중단 기간이 중요하다. 최근까지 활동해 온 경우면 사실 추억을 자극하는 힘이 떨어진다. 그래서 이전 시즌 출연 가수 중에는 종종 근래의 활동으로 인해 섭외에 아쉬움이 표시되는 의견들도 있었다.

하지만 1회 태사자와 최연제로 시작된 시즌3는 화려한 섭외로 시청자들의 추억을 풍성하게 소환해냈다. 양준일을 거쳐 프리스타일, 더크로스, 여행스케치, 씨야, 이수영 등 추억 속 ‘찐’ 스타들을 잇따라 무대에 세웠고 마지막회에서 분위기업 댄스곡의 클래식인 <버스안에서>의 자자가 등장, 대미를 장식했다.



물론 시즌3에도 연기 활동 등으로 최근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출연자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의 문제 제기는 이전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시즌3 전반에 걸친 출연자들 면면이 과거 스타성이나 화제성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슈가맨3>는 제작진과 방송사는 축배를 들고 이 기세를 몰아 서둘러 다음 시즌을 못 박고 준비할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좋은 결과로 인해 다음 시즌을 걱정해야 되는 처지이기도 하다.

<슈가맨>의 윤현준 CP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시즌3도 섭외를 해보고 방송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서서 진행했다. (시즌4는) 언제 다시 시작한다고 기약할 수는 없다.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슈가맨이 나올 수 있다면 그때 다시 제작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가맨>은 섭외의 비중이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막대한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제작진의 섭외에 대한 고충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연락처를 찾기도 어렵지만 간신히 연락이 닿아도 심리적인 부담이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을 극구 사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슈가맨3>의 성취는 분명 제작진에게는 다음 시즌에 대한 부담감으로 돌아올 듯하다. 하지만 시즌3에 박수를 보낸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섭외의 난관을 극복하고 새 시즌으로 다시 추억의 성대한 잔치를 벌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슈가맨3>의 성과가 다음 시즌 섭외 대상 가수들을 출연으로 설득하는데도 긍정의 영향을 끼칠 것으로 믿으니 제작진은 힘내시라.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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