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킹덤2’ 피 굶주린 좀비떼보다 무서운 것, 작금의 현실 닮았다
기사입력 :[ 2020-03-14 11:29 ]


‘킹덤2’ 이 시국이어서 더 의미심장해진 이야기들

[엔터미디어=정덕현]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2가 돌아왔다. 시즌1이 방영된 지 1년 2개월만이다. 사실 우리에게 이런 휴지기를 갖고 이어지는 시즌제 드라마는 낯설 수 있지만, <킹덤2>는 충분히 그 기다림을 상쇄시켜줄 만큼의 가치를 보여줬다. 완성도 높은 대본과 압도적인 스케일의 연출 그리고 더 깊어진 연기들이 ‘조선 좀비’의 귀환에 충분히 환호할 수 있게 해줬다.

시즌1의 이야기는 죽었다 살아난 왕으로부터 지율헌으로 어떻게 좀비 창궐의 역병이 전파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영상대감 조학주(류승룡)는 이 모든 일들의 진원지로 권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죽은 왕을 생사초로 되살리는 악의 근원으로 등장했다. 세도가들이 제 핏줄에 집착할 때 학정과 흉년으로 굶주린 백성들은 역병에 감염된 인육을 나눠 먹음으로써 조선 좀비의 서막이 열린다.



낮에는 마룻바닥 밑으로 숨어 들어갔다가 밤이면 밖으로 나와 사정없이 피와 살을 탐하는 좀비들이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고, 이를 막기 위해 동래로 간 세자 창(주지훈)의 백성을 구하기 위한 사투가 벌어진다. 한편 이 역병의 원인을 찾아내려는 의녀 서비(배두나)는 그것이 생사초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하지만 시즌1 마지막에는 낮에도 밖으로 나와 공격하기 시작하는 좀비들이 등장하면서 햇볕이 아닌 기온과 관련이 있다는 게 밝혀진다.

시즌2는 방어막을 만들고 떼로 몰려드는 좀비들과 전쟁에 가까운 사투를 벌이는 창과 그를 돕는 안현대감(허준호)을 위시한 사람들의 대결로 문을 연다. 스케일은 훨씬 더 커졌다. 그 많은 좀비들이 한꺼번에 기이한 소리를 내며 몰려오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도망칠 차도 없는 조선시대라는 특수한 시공간은 피와 살이 튀는 백병전으로 좀비들과 싸우는 액션들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시즌1에서도 그랬지만 이렇게 사정없이 달려들어 물어뜯는 좀비떼들은 어딘지 측은하고 불쌍한 느낌마저 준다. 그건 배고픔의 욕망만이 남은 민초들의 처참한 현실을 온 몸으로 표현해내는 존재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좀비떼들보다 무서운 건 인간이다. 시즌1보다 시즌2가 더 끔찍하게 다가오는 건 이렇게 좀비떼들을 이용하려는 인간들이 본색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대감께서는 미천한 백성들을 위해 싸우셨소? 난 아닙니다. 내가 지키려고 한 건 이 나라의 근간인 왕실과 종묘사직이에요. 그 일을 위해선 난 무슨 짓이든 할 것입니다.” 조학주의 이 말은 왕실이니 종묘사직이니 하는 말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상 정권을 쥐려는 개인적 야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그는 핏줄에 집착한다. 후계를 정하는 일도 적통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핏줄에 집착하고 정치적 야심을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이들은 그래서 피에 굶주린 좀비들보다 더 무섭다. 결국은 이들의 욕망에 의해 선량한 백성들조차 굶주린 좀비가 되어버린 것이니 말이다. 이처럼 <킹덤>은 조선시대에서 벌어진 가상의 사건을 다루지만 수백 년 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 은유 속에 담아내고 있다.

전혀 예상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마침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염병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을 선언한 시국인지라 <킹덤> 시즌2의 이야기는 더 의미심장해지는 면이 있다. 도대체 이 사태에서 진짜로 무서운 일들은 무엇인가를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무섭고, 심지어 이런 사태까지 이용하려는 인간은 더더욱 무섭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태의 확산을 막고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이들이 있다는 건 <킹덤> 시즌2가 전하는 절망 속의 희망일 게다.



물론 <킹덤> 시즌2는 말미에 이런 일들이 또 다시 벌어질 거라는 걸 예고했다. 당장의 사태가 진정되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준비하고 대비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킹덤> 시즌2가 전하는 희망의 가능성이다. 전 세계를 뒤흔들어버린 팬데믹 속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놓지 않는 것처럼.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