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의 코로나19 감염 거짓말, 무엇이 문제일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김재중은 아마도 지난 1일 만우절에 SNS에 올린 글이 이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지 전혀 몰랐던 모양이다. 그가 한 거짓말이 일파만파 논란에 휩싸이자 그는 SNS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과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현재 느슨해진 바이러스로부터의 대처방식과 위험성의 인식, 코로나 바이러스19로 인해 피해 받을 분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사과문은 변명처럼 들릴 수밖에 없었다. ‘경각심을 가졌으면’이라고 했지만 그가 한 거짓말이 ‘경각심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 뉴욕타임즈가 내놓은 이번 사안에 대한 비판의 글을 보면, 무엇이 이런 코로나19 상황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해야 할 경각심 있는 행동인가를 알 수 있다. 뉴욕타임즈는 “배우 톰 행크스, 농구선수 케빈 듀랜트, 영국의 보리스 존슨과 같은 인물들이 그들의 코로나 확진, 투병 경험을 공유하며 코로나19의 무서움을 알렸다”고 했다. 모두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공감하려 하는 와중에, 김재중의 거짓말은 코로나19가 ‘농담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식의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러면서 경각심 운운할 자격이 있을까.

마침 일본에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던 차에 내놓은 거짓말이라 가뜩이나 냉각되어 있는 한일관계와 겹쳐지며 김재중에 대한 일본 내 비난여론도 쏟아졌다. 일본의 네티즌들은 그가 한 황당한 거짓말에 대해 일본경찰이 철저히 수사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 금지, 14일 격리 등의 입국규제강화조치가 발표됐는데 그가 일본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황당해했고, 게다가 그의 거짓말로 시설 소독작업 같은 비용과 민폐가 발생했을 거라는 데 대해 공분했다.



김재중의 거짓말이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인 망신으로까지 커지게 된 건 그가 거짓말의 소재로 가져온 코로나19가 지금 거의 세계대전 수준의 글로벌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면 이를 돕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를 고민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가 만우절 농담이라며 던진 거짓말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 세계 모든 분들의 노고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사안이 심각하게 다가오는 건 다름 아닌 그를 좋아하는 팬들까지 순간 패닉에 빠지게 했다는 사실이다.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특히 그 말의 힘이 다를 수밖에 없는 유명인들은 더더욱 해서는 안 된다. 만우절 같은 특수한 날에 만일 거짓말을 허용되는 건 그것이 상대방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을 지킬 때에 한해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거짓말은 김재중의 팬들조차 등 돌리게 만들 수 있는 파장을 일으켰다.

이 사안은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그의 만우절 장난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으로 올라왔고 하루만에 1만 명이 넘는 동의가 이어졌다. 또 국내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이를 중하게 여겨 김재중의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 처벌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그는 어째서 자신의 개념 없는 거짓말이 이런 사태를 야기할 거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을까. 영향력 있는 유명인의 개념 없는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 망신까지 불러일으켰으니 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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