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배달음식 두렵게 한 위생관념 제로 가게

[엔터미디어=정덕현] 마치 독이 든 음식을 막기 위해 달려가는 것만 같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군포 역전시장에서 최악의 위생상태를 보여준 치킨바비큐&불막창집(이하 치막집)이 백종원의 시식을 위해 요리하는 과정을 모니터로 본 정인선과 김성주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째 아예 닦지도 않아 양념이 들려 붙어 있는 프라이팬에 그대로 식재료를 넣어 조리하고 있었던 것. 정인선은 백종원이 그걸 먹는 걸 막기 위해 가게로 달려갔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백종원은 이미 시식을 하고 있었고, 빨리 와서 그 사실을 알려주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인지 정인선도 한 점을 집어 먹었다. 그리고 더 먹으려는 백종원을 제지하며 찍혀진 영상을 보여줬다. 결국은 시식 포기. 주방점검에 들어간 백종원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선반 위를 손으로 슬쩍 만졌을 뿐인데도 시커멓게 나오는 찌든 때는 시청자들도 쉽게 그 위생상태가 얼마나 바닥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문제의 프라이팬을 꺼내 본 백종원은 “이건 심하다”며 양념 때문에 프라이팬에 달라붙어 버린 주걱을 힘겹게 떼내 보여줬다. 보기에도 역겨운 프라이팬의 냄새를 맡아본 백종원은 “제아무리 양념이 맛있으면 뭐하냐”는 말로 거기서 나는 냄새를 지적했다. 또한 이 가게는 튀김용 조리기구를 직화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치막집 사장님은 “홀에 손님이 와서 기다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배달은 기동성이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빨리 조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씩 하나씩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김성주는 그런 위생상태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얼굴이었다. 그건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빨리 조리해야 하기 때문에 위생을 포기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무서워서” 주방 점검 자체를 하기 어렵다는 백종원은 결국 “지금 당장 장사 중단하세요”라고 말했다. “이거 당장 장사 중단하시고 정리부터 하세요. 이러면 큰일 나요 사고 나요. 지금까지 사고 안 난 것도 다행이네.” 그 말을 들은 사장님은 “사느라” 그렇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싹 뜯어고치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 집은 장사를 접고 완전히 처음부터 한다는 마음으로 대대적인 청소에 들어갔다. 오래 전부터 써왔던 걸 그대로 인수받아 썼지만, 낡은 것들과 안 쓰는 것들은 과감히 버렸고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바닥부터 환기구까지 구석구석 청소한 후 소독, 살균까지 마무리했다. 청소업체 전문가들도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의 위생 상태 제로의 가게는 그렇게 환골탈태할 수 있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이 치막집은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었던 걸 막을 수 있었지만, 이번 방송은 배달을 중심으로 장사하는 영세한 가게들에 대한 불안감을 줄 정도였다. 물론 이런 가게는 극소수일 거라 믿지만, 사장님 말대로 홀에 손님이 오는 것도 아니고 기동성이 생명인 배달의 특성상 위생 문제는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위생의 중요함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방송이 보여준 경각심은 좀 더 중하게 여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배달도 더 많아지고 있는 현재가 아닌가. 저마다의 사정이 있을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지켜야 하는 게 위생이라는 걸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말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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