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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나 세상이나…서글픈 아저씨들
기사입력 :[ 2012-05-19 12:59 ]


- 대한민국 중년 남성에게도 ‘멋내기’를 허하라!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현실성 있는 뷰티 정보로 젊은 여성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온스타일 <겟잇뷰티 2012>가 어버이날을 맞아 ‘모녀특집’을 또 한 번 마련했다. ‘엄마와 함께 예뻐지기’로는 이번이 세 번째인데 뷰티 패널 ‘Better girls‘들과 자리를 함께 한 어머니들이 어찌나 화사하고 생동감 있던지 세 차례 특집을 꼬박꼬박 빼놓지 않고 챙겨 봐온 나에게는 감동 그 자체였다.

첫 ‘모녀특집’ 당시 부담스럽게 다가왔던 일명 가부끼 화장이며 지나치게 강조된 검붉은 입술 라인, 정체를 모를 색조의 눈 화장은 온데간데없이 화장은 물론 머리 모양이며 옷차림이 다들 딸들 못지않게 자연스럽고 아름다웠으니까. 방송 출연을 앞두고 모녀가 머리를 맞대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일습을 의논하는 모습이 상상돼 여간 흐뭇한 게 아니었다.

딸과 어머니가 화장대를 공유할 수 있는 유익하고 풍성한 정보들과 딸이 어머니에게 직접 화장을 해드리는 따스한 감성이 오가는 시간도 반가웠지만 뷰티 프로그램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변신! 어머니의 스무 살 적 미모를 되찾아드리고자 기획된 이번 방송에서는 특별히 선정한 한 쌍의 모녀에게 환상의 풀 메이크오버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비포, 에프터 장면을 보고 있자니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실감이 났다.

그런데 방송을 보다가 불현 듯 든 생각, 그렇다면 우리 아버지들은 누가 챙겨주지? 집에서 아내들이 신경을 쓴다고 쓰긴 해도 그녀들 또한 패션이나 미용 정보에 밝다고는 하기 어려운지라 아버지들은 사실상 멋내기의 사각지대에 속해 있다고 봐야 옳지 않을까? 중년 여성들은 그나마 여성지나 아침 방송을 통해 이런저런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중년 남성들에게는 어떤 기회도, 누구의 관심도 주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사는 동안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깔이며 스타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아버지들이 태반이지 싶고 어쩌다 뭔가 궁금한 것이 생겨나도 민망해서 차마 누구에게도 물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이 우리네 아버지가 아닐까?











거리에서 한번쯤 중년 남성들에게 관심의 시선을 던져보라. 어깨 넓은 유행이 한참 지난 양복에 다림질이 제대로 안 된 구깃구깃한 셔츠, 뒤돌아서면 기억도 나지 않을 평범한 머리 모양새와 검게 그을린 주름진 얼굴, 근심 가득한 표정을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게다.

양복도 양복이지만 더 큰 문제는 평상복이지 싶다. 차려 입는다고 입으셨겠지만 열에 아홉은 골프 티셔츠가 아니면 등산복이 아니던가. 오죽하면 외국인들이 골프며 등산 인구가 이토록 많으냐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하지 않나. 게다가 자외선과 공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부석부석하다 못해 버짐이 일어날 지경인, 또는 반대로 선크림을 지나치게 많이 발라 번들번들한 유분기 많은 피부. 스스로 관심을 가진 적도 또 이제껏 누구도 가르쳐준 적이 없기에 수십 년 째 이처럼 일관된 모습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날로, 날로 쑥쑥 예뻐지고 멋있어지는 자식들 사이에서 우리네 아버지는 마치 물에 뜬 기름처럼 겉돈다. 흥미로운 건 TV는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TV 속에서도 좀처럼 자신만의 멋을 지닌 중년 남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턴가 꽃중년, 미중년이라는 수식어가 생겨나긴 했으나 실제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중년 남성은 찾아보기 힘들지 않은가.

웹서핑을 하다보면 외국에는 센스 넘치는 패션 감각을 뽐내는 할아버지들이 차고도 넘치던데 우리나라 아저씨들은 왜 이리 멋내기와는 거리가 한참 먼 것인지.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겟잇뷰티 2012> 제작진 여러분, 젊은 여성이 타깃으로 하는 방송인 줄은 잘 알지만 늘 같은 스타일로 살아온 어머니들을 위한 변신의 시간을 마련했듯이 부디 아버지들을 위한 시간도 한번쯤 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freechal.com
그림 정덕주


[사진=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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