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페어런츠3><위험한 상견례> 1위 놓고 각축
-미리보는 박스오피스 2011년 4월 1일~4월 3일

[엔터미디어=오동진의 미리보는 박스오피스]이미 떠나버린 버스를 아까워 해봐야 소용이 없다. 다음 차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지난 한 주 영화들 얘기다. <로맨틱 헤븐> <히어 애프터> 등등 개봉작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지난 주의 예측 기사에서 언급했던 대로 <킹스 스피치> <월드 인베이젼> <블랙 스완> 등 구작들이 계속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작품들이 엄청, 대단해서가 아니다. 그만큼 흥행경쟁작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약간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일단 입맛을 달달하게 해주는 듯한 외화, 국내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된다. 개봉 편수도 그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서 오히려 신작들이 눈에 띈다. 개봉될 영화로는 <미트 페어런츠3> <위험한 상견례> <고백> <줄리아의 눈> <배니싱> <수영장> 등이다.

이중에서 선두를 치고 나갈 영화는 할리우드 코미디 <미트 페어런츠3>다. 로버트 드 니로, 벤 스틸러가 여전히 포복절도, 슬랩스틱 코미디로 사람들을 웃긴다. 생각없는 작품이다. 별 고민을 하지 않아도, 무엇보다 1편과 2편을 보지 않았다고 해도 슬렁슬렁, 꿀꺽꿀꺽 잘 넘어갈 영화다. 국내 영화팬 가운데 벤 스틸러 팬들이 은근히 많다. <미트 페어런츠3>가 적체 상태에 빠진 국내 박스오피스의 순위를 몇 주만에 바꿀 가능성이 높다.



<위험한 상견례>가 좀 위험해 보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위험,이란 단어를 쓴 데에는 주연을 맡은 송새벽때문이다. 그는 최근 들어 주가가 치솟고 있긴 하지만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흥행을 예측하기가 쉽지가 않다. 사람들은 그동안 송새벽을 아주 재밌는 조연 연기자로 생각해 왔다. 주연으로 나서면 좀 다르게 보지 않겠느냐, 굉장히 빡빡한 눈길로 까다롭게 평가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송새벽에게도 도전의 영화고 그를 캐스팅한 투자제작자 입장에서도 도전의 영화다. 별 것 아닌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송새벽이 이 영화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다면 그건 남자배우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영화내용이 좀 진부하고 빈약하다. 전라도와 경상도 집안의 티격태격 사돈맺기 싸움을 소재로 하는 내용이다. 이건 우리가 다 아는 얘기 아닐까? 그래도 대중적이다. 대중영화는 기본을 할 때가 많다. 대박 흥행까지는 기대하지 못하더라도 200만 관객은 넘볼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콜!



일본영화 <고백>은 소설로 워낙 유명했고, 감독과 배우 진이 나름 ‘짱짱’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마케팅을 엄청 잘 하지 않으면 관객들 모두로 하여금 이 영화 얘기만 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다소 어둡다. 그래서 오히려 영화는 아주 스타일리쉬한데, 장사는 그런 걸로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지금까지의 모든 영화흥행사가 말해 주고 있다. 박스오피스 톱 10 하위 순위에서 잠시 자리를 지킬 듯.

<고백>보다는 멕시코의 천재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영화 <줄리아의 눈>이 더 잘 될 가능성이 높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주 개봉영화 가운데 다크 호스가 될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언니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다. 오랜만에 만나는 공포스릴러에다 설정이 아주 매혹적이다. 고만고만한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로 몇주 간 이어져 온 것에 사람들이 다소 싫증을 내고 있는 참이다. 적시에 개봉되는 영화일 수 있다. 그렇다고 관객이 넘쳐날 영화는 못된다. 공포는 기본적으로 여성관객들을 빼고 간다. <고백>보다는 약간 상위이긴 하지만 역시 이 영화도 중하위권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제 조금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큰 영화 한방, 터지는 영화 한방이 기다려진다.


칼럼니스트 오동진 ohdjin@hanmail.net


[사진=영화 ‘위험한 상견례’, ‘미트 페어런츠3’, ‘고백’]


저작권자ⓒ'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