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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뇌를 발달시키는 아주 손쉬운 방법
기사입력 :[ 2012-11-20 11:10 ]


- 전철 속, 20분 동안의 명상을 권합니다

[엔터미디어=백우진의 잡학시대] 비우고 기다리면 확장되고 채워진다. 무슨 말인가?

나는 주로 전철로 출퇴근한다. 출발해서 도착하기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전에는 대개 그 시간을 산만하게 보냈다. 같은 칸에 있는 사람, 새로 타는 사람을 살펴보다가 스마트폰을 뒤적였다. 전철이 지상으로 올라오면 창밖을 내다봤다.

얼마 전부터는 전철 칸에서 눈을 감는다. 눈을 감고 기다리노라면 외부 자극과 회사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에 눌려 있던 ‘무언가’가 확장된다. 그 무언가는 그럴듯한 개념으로는 ‘자아’에 해당한다. 물론 깜박 잠에 빠져들 때도 있다.

그렇게 나를 돌아보면 일과 관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호흡이 길어진다. 그때그때 조건반사적으로 대응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난다. 어제 오늘 벌어진 일과 내일 할 일에 치여 구석에 밀려나 있던, 그러나 오히려 더 중요한 과제를 궁리한다. 반가운 모임이나 즐거운 행사를 어떻게 마련하고 준비할지 생각한다. 또 수면 아래 잠겨 있던 여러 가지 사실과 지식을 떠올려 연결하고 갈피를 잡기도 한다. 불현듯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반짝하고 생겨나기도 한다.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자아를 확장하는 작업은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앞쪽뇌를 활성화한다. 앞쪽뇌는 기획, 창의력 발휘, 동기부여, 충동억제 등을 담당한다. 뒤쪽뇌는 자극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부추긴다. 나머지 부분 중 감정뇌는 본능을 끊임없이 분출하도록 한다.

뇌과학자의 연구 결과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통찰력을 재조명하게 한다. 프로이트는 사람을 움직이는 주체를 이드(id), 에고(ego), 슈퍼에고(superego)로 구분했다. 이드는 자극에 반응하고 본능을 따른다. 슈퍼에고는 그 개인이 소속된 사회의 가치관이다. 이드와 슈퍼에고 사이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에고, 즉 자아다. 뒤쪽뇌와 감정뇌는 이드, 앞쪽뇌는 에고, 즉 자아에 해당한다.

앞쪽뇌는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뇌다. 앞쪽뇌가 손상된 환자의 증상은 이 뇌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준다. 앞쪽뇌 치매 환자는 눈앞의 충동에 매달리고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 계획성이 떨어진다. 고집이 세고 화를 잘 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뇌의 기능은 인생에서 어느 시기가 지나면 쇠퇴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의사들은 뇌는 근육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 운동을 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근육이 강해지는 것처럼 뇌도 적절한 훈련을 통해서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명상은 앞쪽뇌가 활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추천된다. 하지만 명상은 일반인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생각에는 어디에서든 일정 시간 눈을 감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곰곰이 생각하는 일이 명상의 대안이 될 듯하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저서 ‘앞쪽형 인간’에서 명상 외에 앞쪽뇌를 강화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나 교수는 “TV를 끄고 책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또 “읽기보다는 글을 쓰고, 창작 활동을 하라”고 말한다. 이밖에 “시간을 관리하고 계획을 세우며 예측 기능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비운 만큼 채워진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자유의 문을 열려면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인은 자아를 되찾고 키우려면 자신만의 시간, 비우는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자신만의 시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방이 없더라도 챙길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백우진 <안티이코노믹스><글은 논리다> 저자 smitten@naver.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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