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스케4> 출신들의 풍성한 기회와 치명적 단점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Mnet <슈퍼스타 K>며 On Style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O'live <마스터셰프 코리아> 등 CJ E&M 계열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이자 강점을 꼽는다면 음악, 패션, 음식을 총 망라한 여러 채널,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디션이 마무리 된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시청자와 마주할 자리가 이어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소득이 어디 있겠나.

이를테면 SBS <일요일이 좋다> ‘K팝 스타’나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우승자가 소개될 무대가 <강심장>이나 <세바퀴>, 또 몇몇 정보 프로그램에 그친다면 그와는 달리 CJ E&M 쪽 참가자들에게는 좀 더 풍성한 기회의 장이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동안 지상파 출연의 길이야 막히겠지만 눈도장에 목마를 참가자들에게는 실보다는 득이 더 되는 상황이지 싶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어쩌면 활용도가 높은 스타성 있는 인물의 등장을 전 채널 제작진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니겠는가.

어쨌거나 그중 눈에 띄게 서로 상부상조하는 건 <슈퍼스타 K> 참가자들이 아닐는지. 지난 한 해 동안 ‘시즌 3’ 톱 2 울랄라 세션과 버스커버스커가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며 On Style <골든 12>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널리 알릴 수 있었듯이 ‘시즌 4’ 참가자들도 <슈퍼스타 K4 TOP12 토크콘서트>를 필두로 이런저런 활동에 돌입했다.

이들의 예능 프로그램 첫 출연은 Mnet <비틀즈코드 시즌2>. 우승자 로이킴과 준우승자 딕펑스 외에도 홍대광, 정준영, 유승우, 허니 G의 권태현, 이지혜, 그리고 심사위원 윤건이 자리를 함께 해 의미를 더했는데 한 동안 희로애락을 같이 해 이제는 마치 한 팀처럼 가까워진 참가자들이 긴장감을 내려놓은 채 서로 웃고 떠들며 함께 즐기는 친근한 분위기였다.

본 방송에서는 잠깐 밖에 선보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는 딕펑스의 ‘셜록’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고 로이킴이 <쇼 행운열차>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9살 어린 나이에 쥬얼리의 박정아를 보고 한 눈에 반했었다는 등 소소한 이야깃거리들도 흥미로웠으며 정준영이 얼마나 자유로운 영혼인지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tvN <현장토크쇼 택시>는 로이킴의 첫 데뷔 무대인 홍콩 현장을 찾아가 자타가 공인하는 라이벌 정준영, 그리고 심사 위원이었던 싸이까지 만나 함께 정담을 나누었다. 부모가 이끌림대로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해왔을 세칭 엄친아 로이킴과 그와는 달리 일탈을 꿈꾸는 삶을 살아온 정준영, 또래의 두 청년을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가 있었고 무엇보다 글로벌 스타로 등극한 뒤 국내 프로그램에서는 여간해선 얼굴을 보기 어려워진 싸이의 드라마틱한 얘기들을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 보는 시청자도 좋았지만 로이킴과 정준영으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은 시간이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처럼 풍성한 기회가 뒷받침 된다는 것은 장점이겠으나 반면 지상파 진출이 쉽지 않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그나마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이 KBS2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해 좋은 무대를 선보이긴 했지만 다른 채널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 아니겠나.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3>과 <일요일이 좋다> ‘K팝 스타 시즌2’. 실력이 빼어난 참가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그들 중 과연 누가 우승을 할지, 또 앞으로 그들이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사뭇 기대되는 바이지만 마땅히 설 음악 무대가 워낙 적은 터라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방송사들이 각자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자식의 성공을 기원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거시적 안목으로 참가자들을 대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하나 덧붙이자면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받은 등수가 곧 미래의 성적표는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freechal.com

[사진=Mnet,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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