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폭군 ‘칼리굴라’와 ‘바이올린 할머니’가 만난다면

[엔터미디어=공연전문기자 정다훈]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오는 5월 4일부터 5월 19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및 의정부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번 음악극축제는 주빈국가 캐나다 퀘백의 작품은 물론 프랑스, 독일, 호주 등 5개국에서 7작품의 초청공연과 제작공연 3작품을 선정했다.

2012년 축제 참여인원 12만 명을 돌파하며 서울, 경기북부의 대표 공연예술축제로 자리잡은 음악극축제는 2002년 초연됐다. 극이라는 형식 안에 음악을 포함하고 있는 모든 장르의 공연예술을 포용하는, 이른바 ‘음악극’을 기반으로 새로운 개념의 축제를 만들어낸다.

■ 따로 또 같이

2013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본질은 ‘Remix Reverse Reborn & Refresh’이다. 안과 밖이 뒤집어 지고 일상과 욕망이 뒤섞이는 경험은 오늘이 내일 같은 일상을 리프레쉬 시킬 신선한 자극이다.

어른은 어른끼리 아이는 아이끼리 맞춤형 공연으로 따로 또 같이 즐기는 공연이 눈에 띈다. 홍승찬 예술감독은 "올해 축제는 연령층을 구분하고 음악극의 특성을 지니면서 명확한 콘셉트를 가진 작품을 선정했다. 대상 관객층을 다양화 한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올해 개막작인 <칼리굴라_리믹스>는 알베르 카뮈의 희곡작품인 '칼리굴라'를 재해석한 캐나다 퀘백지역의 단체 '떼르 데 좀므'의 작품이다. 누이의 죽음을 겪으며 인간은 죽으면 행복하지 않다라고 생각했던 로마 황제 '칼리굴라'와 그의 반대세력과의 갈등을 담고 있다. 칼리굴라 역을 맡은 배우는 극중에서 연기, 연출, 지휘의 1인 3역할을 병행한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손끝으로 지시하면 배우들은 그제야 연기를 시작한다.

철학적 깊이와 가감 없는 성적묘사 등으로 미성년자 관람불가 19세 이상 관람등급을 받았다. 새로운 공연을 찾고 있는 공연 마니아와 문학적 깊이를 찾는 어른들에게 추천할만하다.

어린이 날, 공연하는 <바이올린할머니!>는 2012년 캐나다 아트마켓 시나르 CINARS의 화제작으로 36개월~만9세만을 위한 영•유아 맞춤형 작품이다. ‘소리’와 ‘동작’이 만난 아동 음악극, 바이올린 소리가 만들어내는 무한 상상의 순간이 백미. 친근한 할머니 한 분이 바이올린 하나로 어린이들을 웃기고 집중시키는 모습이 놀라운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악기와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다.



■ 음악극의 참맛을 느끼고자 한다면

음악극(Music Theatre)이란, 연극, 신체극, 오페라, 뮤지컬, 멀티미디어 공연, 한국형 창작극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에서 음악 또는 사운드가 극 전개와 이해 상, 필수불가결한 창작 요소로 쓰인 모든 극을 포함한다.

현재 공연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쓰여지고 있는 기술인 ‘미디어’와 무용이 만나 미디어 속의 인간성에 대해 사색해 볼 수 있는 작품 <인코디드>는 축제의 폐막작이다.
단지 상황이나 장면을 설명하기 위한 미디어의 사용이 아닌 철학적 깊이를 표현 할 수 있는 예술적 모티브로서의 미디어를 만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춤과 노래, 악기연주는 물론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력과 아크로바틱으로 2012 에딘버러 페스티벌 주요 3개 부분 수상에 이어 2013 홍콩 아츠페스티벌 전석 매진까지 23개 지역 세계 투어를 한 1인극 <레오>는 캐나다 카멜론씨어터&와이투디 프로덕션의 작품.

‘중력의 법칙이 바뀐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라는 기발한 상상에서 시작된 레오의 이야기는 유쾌하면서도 철학적이다. 비디오 영상 프로젝션을 통해 연출한 중력이 뒤바뀐 무대, 준비되지 않은 순간 불쑥 찾아오는 외로움과 인간 본성을 재기발랄하게 그려낸 작품.

2010년부터 시도한 음악극축제의 제작공연이자 판소리 만들기 ‘자’와 공동제작한 <이자람의 억척가>를 다시 만날 수 있다. 프랑스, 루마니아 등에서 전석매진과 기립박수를 받는 성공적 해외진출 이후 올해 음악극축제에서 오리지널 버전(객석과 무대가 뒤바뀐 공연)을 마지막으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2012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음악극어워드 우수상 수상작<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가 1년여의 준비 끝에 완성된 음악극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이번 작품은 미국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이 원작. 창작집단 플라타너스(김성배 작가와 작곡자 황미나, 정주연 연출을 중심으로 창작활동)는 흔히 생각하는 뮤지컬이 아닌 "음악극"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선사할 예정. 대사 혹은 지문에 의해 사건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 음악을 통해 작품의 서사가 흐르는 '송 사이클 Song Cycle' 형식으로 진행.



■ 시민이 만드는 축제

지난 10년간 우수한 음악극을 소개했던 음악극축제는 앞으로의 10년을 “시민이 만드는 축제, 음악극이 만들어지는 축제”라는 화두로 지난 해인 2012년 시민배우만으로 구성된 합창뮤지컬 <의정부 사랑가>를 제작하였다.

처음 시도했던 2012년도 <의정부 사랑가>의 성공으로 올해 음악극축제에도 시민배우들만의 합창뮤지컬 <11마리 고양이>를 선보인다. 일본의 국민희곡작가로 불리는 이노우에 히사시의 작품 <11마리 고양이>를 노선락 작곡가가 각색한 작품. 작년에 이어, 홍준철 지휘자와 노선락 작곡가, 박옥주 반주자가 힘을 합해 시민배우들과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시민배우의 대극장 공연은 이후 음악극축제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홍준철 지휘자 및 연출자는 “인간은 현대사회에서 타인과 경쟁하며 살기에 늘 외롭고 고독하다. <11마리 고양이>는 배고픈 들고양이 이야기로 처음에는 서로 대립하고 싸우지만 ‘희망’을 향해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변모해 나간다.”며 “생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박장대소하며 볼 수 있을 만큼 해학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가 작품 의도를 밝혔다.

올해 명예위원장을 맡은 가수 ‘패티김 콘서트’, ‘장사익 소리판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뮤지컬 ‘오디션’ 외에 팝핀현준ㆍ박애리 폐막 콘서트와 체험예술공간 꽃밭의 '거인의 책상', '콩플레 만딩그'등 무료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공연전문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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