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연극 <바람난 삼대> 배우 송재룡

[엔터미디어=공연전문기자 정다훈] 송재룡을 인터뷰 한 날은 극단 차이무의 연극 <바람난 삼대>가 언론에 현장을 공개한 지난 7일.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프레스 공연’을 마친 송재룡 배우를 극장에서 만났다. 무대에선 소년에서 아버지에 이어 노인까지 삼색 변신을 맛깔스럽게 보여주더니, 인터뷰를 하기 위해 분장을 지우고 나온 모습은 영락없이 대학 캠퍼스에서 막 뛰어나온 싱싱한 대학생 같았다.

홍보 담당자가 함께하는 다소 격식 있는 인터뷰 자리가 아닌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일대일 대면으로만 인터뷰가 이뤄졌다. 송재룡 배우와의 흥미진진한 날 것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 배우와 관객이 양분을 줘야 살아나는 연극 <바람난 삼대>

지난 3일부터 대학로 소극장 시월 무대에 오르고 있는 민복기 작 연출의 <바람난 삼대>는 20대, 50대, 70대 삼색 사랑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 ‘2012년 2인극 페스티벌 인기상’을 받은 작품. 사별한 할아버지·이혼한 아버지·미혼의 아들이 각각 아파트가 비는 기회를 이용해 흠모하는 여인을 집으로 끌어들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배우 송재룡▪이중옥 공상아가 출연하는 2인극이다.

-연극을 전막으로 프레스 콜 하기 쉽지 않은데 고생 한 것 같다.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공연이 프레스 공연이에요. 관객이 없다고 생각하고 할 수도 있는데 저희 작품은 관객과 직접적으로 호흡을 주고 받으면서 하는 작품이라 더 힘들었어요. 아이 컨택이 그 어떤 작품보다 중요한데, 손과 눈이 자유롭지 않은 기자들은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반응을 안 해주시죠.

좀 전에 기자(관객)에게 극 중 물을 뿌리는데 ‘뿌리지 마’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나에게 뿌리겠다고 하고 넘어갔는데, 그 순간 공기가 확 바꿔지는 게 느껴졌어요. 매번 공연할 때마다 느낌이 다른 작품이자 배우가 죽어나는 작품이죠.

그리고 대형 오페라나 뮤지컬 아니면 언론에서 관심 갖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소극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연극 기사 써주는 기자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배우로서 쉽지 않은 작품인 것 같다.
“큰 틀은 있지만 <비언소> 작품처럼 이미 짜여진 구성대로만 가는 연극이 아니에요. 무대 위에서 배우가 살을 붙여나가야 하니까요. 예를 들어 나무(연극)를 심었다고 했을 때 물, 혹은 양분을 주는 건 배우인거죠. 그날 그날에 따라 작은 나무가 생기기도 하고 어마 어마한 나무가 생기기도 해요.”

-작년에도 공연했는데 <바람난 삼대> 관객 반응이 어떤가
“20대, 50대, 70대 사랑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관객들도 연령대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 똑같은 거 같아요. 젊은이든 나이 드신 관객 분이든 삼대가 보여주는 사랑을 흐뭇하게 봐주세요. ‘내 20대 땐 저랬을까.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50대의 사랑에도 공감하면서. 나이 먹으면 저런 기분도 느끼겠지’ 라고 생각하면서요.”

-관객평을 찾아보는가
“쉽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스마트 시대이고, 연극이란 게 결국 관객과 만나는 작업 아닌가. 그래서 관객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요. 또 연출이나 기획자들이 평을 뽑아서 배우들이 볼 수 있게 극장 벽에 붙여놓기도 하세요. 지난 3일 동안 공연에 대해선 좋은 평도 많았지만, ‘너무 코미디 쪽으로만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었어요.

극단 차이무 공연이 놀이 안에서 하는 연극이긴 하지만 대학로 여타 코미디 연극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되잖아요. 저희가 고민했던 부분도 바로 그 지점인데 관객도 그랬구나. 그래서 어떻게 할까. ‘놀긴 놀지만 진지하게 놀자’란 의견으로 좁혀졌어요. 진지하게 몇 번 눌렀어요. 단 너무 눌러놓으면 안 올라오니 그 점도 신경쓰면서요.“

-이 작품을 추천 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나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이든, 사랑이 맘대로 안 풀리는 사람이든 모두가 봤으면 좋겠어요. ‘젊은이들의 쿨한 사랑에 공감하지 못한다?’ 그렇진 않았던 것 같아요. 관객들도 다들 사랑의 본질을 봐주시니까요.”

-뭘 알려주는 작품인가
“뭘 가르쳐주거나 알려주는 작품은 아니에요. 저희 배우들은 드라마만 알고 있을 뿐 관객 각자가 생각하도록 만든 작품이거든요. 관객들이 극장 문을 열고 나갔을 때 뭔가를 가져갈 수 있도록 밑거름을 깔아주자. 이정도가 저희 배우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 ‘송재룡은 잘 생겼는가’에 대한 불꽃 튀는 대화

이렇게 설전을 벌이기도 처음이다. 배우는 스스로 못 생겼다고 주장하는데, 인터뷰어는 ‘아니다’고 계속 이유를 들이댔다. 결론은 새롭게 부각된 문화 트렌드에 걸맞는(?) 배우였다.

-극단 차이무 배우들이 너무 잘 나간다. 그 중 송재룡 배우도 인기가 좋더라
“저는 키 작고 못생긴 배우라...”

-왜 못 생겼다고 생각하는가. 요새 젊은이들이 하도 키가 커서 작다고 여길 수는 있겠지만 못 생긴 것 같진 않은데.
“저는 차이무 배우들 중에서 굳이 구분하자면 이중옥, 정석용, 민복기 배우 부류(잘 생기진 않았지만 얼굴만 보고도 웃음이 나오는 부류)에요. 서로가 이렇게 같이 분류되는 거 싫어하지만요.(웃음) 저도 처음엔 거부했는데 이쪽 부류가 맞는 거 같아요.”

-진짜로 본인이 못 생겼다고 인정하는 건가
“남자들이 대개 자아도취에 빠지긴 해요. 특히 세수하고 나와서 ‘나 왜 이렇게 잘 생겼지’란 생각도 하면서. 그래서 (마음 속으로) 많이 싸웠어요. ‘잘 생겼다, 아니다’와의 사이에서. 그럼 피부 미남으로 가볼까란 생각에 황토 팩도 했는데, 다 소용 없더라구요. 그럼 인간미로 가자. 이렇게 결정했으니까요.”

-영화나 드라마라면 몰라도, 연극에선 깎아 놓은 것 처럼 잘 생긴 배우들을 선호하진 않지 않나
“그래도 키 크고 잘 생긴 사람을 주인공으로 세우는 걸 선호해요. 처음엔 저도 왜 주인공은 저런 사람들만 할까? 부럽기도 하고 궁금했어요. 왜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고 비주얼이 좋은 사람이 주인공일까?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어쩔 수 없겠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타고난 비주얼은 바꿀 수 없는데 연기는 트레이닝 시키면 되는거구, 무대 위 환상이란 게 있는거니까요.

잘 생긴 애들이 망가지면 인간미에 매너까지 있는 배우로 여겨져 멋있게 보이고, 못 생긴 애들이 망가지면 원래 그렇다고 여겨지잖아요. 제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를 한다고 생각해봐요? 러브라인이 잘 안 그려지죠. 딱 마당극 느낌일겁니다.(웃음). 그래도 요샌 못생긴 주인공도 있으니까요. 틈새 시장을 노리면서 하고 있어요.”

-무대 위에서 많은 작품을 봤지만 못 생긴 배우라고 생각 해 본 적이 없다.
“요새 문화 트렌드가 꼭 객관적인 기준으로 잘생긴 배우를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전혜진 이선균 부부가 명동예술극장에서 했던 <러브러브러브(love,love,love)>, 이성민 선배 출연으로 매진된 <거기>에서도 확실히 느꼈어요. 이상우 연출님은 배우들의 마음을 열게 해 무대 위에서 놀게 하세요. 그 배우의 가장 예쁜 것을 뽑아내시는 거죠.



성민 선배와 선균 배우 다 친하지만 외모만 놓고 볼 때 썩 잘난 얼굴은 아니라고 봤어요. 성민 선배는 상 남자 스타일이예요. 남성미가 넘치시죠. 그런데 그 안에 섬세함이 있어요. 그런 특징이 문화적 트렌드와 맞물려 더 호감형으로 보이지 않았나요. 선균 배우는 부드러운 이미지인데 상당히 잘 망가져요. 그래서 비주얼을 뛰어넘는 매력이 무대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오달수, 고창석 배우가 호감형으로 보이는 이유도 비슷하고요.”

-최원종 작가 겸 연출이 꼭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뽑기도 했지 않나
“네. 맞아요. ‘에어로빅 보이즈’ 작업이랑 ‘좋은 하루’ 작업을 같이 했어요. 제 공연을 몇 개 보고 러브콜을 주신 거라고 하셨어요. 왜 콜을 했냐고 물어보니 ‘귀엽대요’. 제가 울어도 웃기는 배우래요. 그래서 ‘형 눈엔 내가 뭘로 보여’라고 물었더니 ‘귀여운 배우로 보여’라고 답하시더군요.(웃음)”

-그 외에도 러브 콜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번에 극단 작품인 <바람난 삼대>와 일정이 맞물려 못하게 된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도 오래 전부터 계속 콜을 주셨던 경우에요. 못 하게 돼서 김영순 연출님에게 너무 너무 죄송해 하고 있어요.

전 저에게 콜을 주는 경우 학생들 공연일지라도 절대 거절하지 않아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워크샵 공연도 2번 참여했는데, 제 다른 공연 일정과 겹치지 않은 한 꼭 하는 편이에요. 절 선택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도 있고, 학생 공연이지만 거기도 똑 같은 무대라고 생각하니까요.

<키사라기 미키짱> ‘딸기소녀’ 역 콜을 받았는데 못하게 된 점은 아쉬워요. 공연 일정이 조금씩 미뤄지면서 <거기> 작품과 일정이 맞물리게 됐어요. 결국 못하게 됐는데 DVD를 보고는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너무 너무 하고 싶어요. 다음 시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하고 싶어요.“

■ ‘리을’ 발음이 잘 되는 배우 송재룡

대구 사나이 송재룡은 대구에서 약 13년간 연극배우 생활을 하다 2007년 극단 차이무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연극 <썽난 마고자>,<양덕원이야기>,<시동라사>,<어떤사건>,<남자충동>,<오셀로>,<해가지면 달이뜨고>,<일구야 놀자>,<70분간의 연애>,<왕은 죽어가다>,<꽃마차는 달려간다>,<돼지비계>,<카르멘>등에 출연했다. 최근 영화 <방황하는 칼날>에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는 김동연 연출의 <환상동화>와 민복기 연출의 <바람난 삼대>에 출연 중이다.

-<환상동화>랑 <바람난 삼대> 두 작품을 동시에 하고 있다. 무대 오르기 전 무슨 생각을 하는가
“공연마다 다르긴 하지만 <환상동화>는 ‘오늘은 요 부분에서 좀 더 잘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해요. 특히 <환상동화>는 제가 대학로 배우로 설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 더욱 특별한 작품입니다. 오용 배우가 절 불러 준 건데, 그 팀과 작업하며 너무 행복했어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죠.

반면 차이무 작품은 더 잘 하려고 하기 보단 ‘오늘도 신나게 하고 와야지’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 같구요.”

-<환상동화>팀과 <바람난 삼대>팀 분위기가 다를 것 같다
“<환상동화>쪽이 좀 더 진지하죠. 양잉꼬(마리 역) 배우는 염불을 외울 정도로 공연 시작 전 분위기가 엄숙해요. 전 혀가 짧아서 코를 뚫기도 하고 혀 푸는 연습을 주로 해요.”

-배우 스스로 ‘혀가 짧다’고 하는 기사 잡지에서 본 적 있다.
“실제로 제 혀가 너무 짧아요. ‘그렇게 짧은 혀로 연극 배우 하지마’란 소리도 들은 적 있어요. 그래서 기분이 너무 안 좋아 쪽가위로 혀 밑에 연결부분 있죠. 거기를 자른 적도 있어요. 그러면 좀 더 길어질까 하구요.”

-충격이다. 쪽가위로 자르다니
“돈도 많지 않았고 객기였죠. 피도 엄청 났었구요. ‘이 짧은 혀 때문에 발음이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어요.”

-발음은 노력하면 되는 게 아니었나
“아나운서 하는 친구에게도 물어보고 병원에 가서도 물어봤는데 안 돼는 건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또 어렸을 때 익숙해진 구강구조가 있어서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했어요. 정신과 치료를 같이 받으면서 치료를 받으라고 했는데 하지 못했구요.”

-스트레스가 어마 어마 했겠다.
“얼마 전에 이상우 연출님이 ‘넌 왜 ’시옷‘ 발음이 안 된다만 생각하느냐. 대신 ’리을‘ 발음은 잘 되지 않냐’고 말씀하셨어요. 한 대 ‘빵’ 얻어 맞는 기분이 들게 하는 말이죠.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깜짝 놀랬어요. 또 민복기 연출님도 ‘짧은 혀를 왜 구지 길게 소리내려고 하느냐?’고 말씀 해주셨어요. 대구에선 이런 사고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든요. ‘배우가 혀가 짧다’? 이건 배우자질의 문제로 연결되니까요.

서울 와서 그 분들을 만나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배우는 생각대로 논다고 하죠. 정말 배우는 가진 것 만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 뒤로 제 발음을 넘어서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없어졌어요.“

-발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건가
“아예 없어졌다고 말 할 순 없어요. 아직도 새 작품 첫 리딩이 너무 겁나니까요. 특히 미리 대본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엔 정말 심해요. 제 밑천이 드러나는 거니 죽고 싶어지거든요. 반면 하루 전이라도 대본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엔 거의 대본을 외우다시피 해서 준비해야가요. 이 부분에서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 지를 공부해 가는 거죠.”

-뜻이 바뀌지 않은 선에서 대사를 좀 더 배우 입에 편하게 바꿀 수는 없는가
“간혹 작가나 연출이 토씨하나 틀리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지 만 않다면 제가 좀 더 발음을 잘 할 수 있는 단어로 바꿔요. ‘있었어를 있었지’로 ‘주십시오를 주십쇼’로 바꾸는 편이죠.”

-신기한 게 무대에서 여러 작품을 봤지만 송배우가 혀가 짧다고 느낀 적은 없다. 오히려 지금 인터뷰하면서 무대 언어가 아닌 일상 언어를 들으면서 조금 느낄 뿐이다
“그렇게 느끼셨다면 감사하죠. 무대 위 열정은 제가 타고났어요. 아~ 타고났대요.(웃음) 워낙 제가 에너지가 많아서. 원자력 같은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입니다. 저만이 잘 할 수 있는 연기에 대해선 자신 있어요. 특히 술 취한 연기 같은 거. 아버지가 술을 좋아하셔서 술 취한 모습을 곁눈질로 보며 따라한 거죠.”



■ 미워할 수 없는 배우 송재룡

송재룡은 열여덟살부터 시작된 20년 배우 인생을 되돌아 보며, 배우라는 직업보다는 무대적 환상을 심어주는 ‘연극이 좋았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연극 일을 시작했다.
“집안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어요. 중학교 때 가출도 했고요. 그러다 성당이란 곳을 가게 됐어요. ‘우리 가족 다 같이 성당에 가보자. 행복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게 된 거죠. 그리고 그 곳에서 성극을 접하게 됐어요. 그렇게 연극과 쭉 20년을 살아왔어요.”

-‘연극’이 뭐가 그리 좋았나
“‘뚝딱 뚝딱’하면 집이 하나 만들어지고. ‘뚝딱 뚝딱’하면 또 새로운 뭔가가 만들어지는 연극 작업이 좋았어요. 저희 집은 지저분한 장판에 초라한 단칸방인데, 무대 위 집은 깔끔하고 바로 들어가서 살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 무대 적 환상이 좋았던 거 같아요.”

-20년 배우 인생 동안 한 번도 딴 일을 한 적이 없는가
“계속 포스터 붙이고, 무대 셋업하고 아침에 아동극하고 저녁에 선배들 연습하는 거 지켜보고... 또 포스터 붙이러 가는 생활이었지만, 한 번도 무대 근처를 떠나본 적은 없었어요. 전 무대에서 죽는 게 꿈입니다. 무대에서 혈압 올라 무대에 똥칠하면서 그렇게 무대에서 죽고 싶어요. 제가 나이 먹어서 무대에서 죽는 거 꼭 보러오세요.(웃음)”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게 잘 한 것 같다
“전 배우(일)를 너무 하고 싶다는 것 보단, 무작정 연극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여전히 배우 인생보다는 연극이 너무 좋아요.”

-그래도 배우로서 행복하지 않은가
“제가 배우 된 걸 누구보다 아버지가 좋아하세요. 학창시절 때 나쁜 짓 하는 것보다 배우 일이 더 나았으니까요. 주위에서도 제 연기를 보고 고마워해주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러니까, 제 스스로도 ‘잘 살고 있는거겠지’ 하고 믿는 거 아닐까요.”

인터뷰를 준비하며 ‘송재룡 배우는 어떤 배우일까’ 잠시 생각을 했다. 다른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송배우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문구는 ‘미워할 수 없는 배우’였다. 저 배우가 설사 단 하루 어느 날, 무대에서 실수를 하고 만족할만한 공연을 보여주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 배우가 지금까지 보여 준 실력을 알고 진심을 알기 때문에 절대 ‘미워할 수 없는 배우’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말을 건네자, “매 순간 배우는 작두에 서는 느낌을 받아요. 그 순간 죽으면 결국 버림 받는 존재. 그렇게 되면 배우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야기가 올 스톱이 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들어줄 수 있다니...저 완전 행복한 배우네요.”

공연전문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이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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