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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어워즈’,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기사입력 :[ 2013-06-04 14:49 ]


‘뮤지컬 어워즈’ 노골적인 옥주현 밀어주기

[엔터미디어=정다훈의 문화스코어] ‘2013 더 뮤지컬 어워즈’의 두 주역은 5관왕을 달성한 <레미제라블>과 <레베카>였다. 특히 올해의 뮤지컬에 선정 된 <레미제라블>은 17개 부문 후보작 중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최다 후보작의 명성을 과시했던 만큼 ‘레미제라블에 의한, 레미제라블을 위한’ 시상식을 이끌어냈다.

<레미제라블>은 5개 부분에서 (올해의 뮤지컬, 남우주연상(정성화), 남우조연상(문종원), 여우신인상(박지연), 연출상(로렌스 코너, 제임스 파우웰)) 상을 받았고, <레베카>도 5관왕(여우조연상(옥주현), 연출상(로버트 요한슨), 무대상(정승호), 음향상(김지현), 조명상(잭 멜러))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지난 3일 오후 6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열린 삼성 스마트TV와 함께하는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결과가 발표되자, 뮤지컬 팬들은 ‘역시나’ 하는 반응을 내 보였다. 상을 받을 만한 작품, 배우, 스태프에 대한 찬사도 분명 있었지만, 몇 년간 계속된 ‘공정성 논란이 여전하구나’ 하는 마음에서 터져 나온 감탄사였다.

■ ‘더 뮤지컬 어워즈’ 심사위원 기준은 합당했나

지난 달 8일 후보작이 발표 됐을 때 이미 수상자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공연담당 기자 60명과 본선심사위원 40명의 투표로 이루어지는 17개 부분 심사에 참여하기 위해 후보작과 배우 리스트를 찬찬히 읽어보는 순간 ‘투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망설여졌다.

우선은 ‘내가 심사자로서 합당한가’에 대한 여부이다. 남우신인상 후보에 오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조권, 딱 한 배우 빼고는 모든 배우, 모든 작품과 스태프를 공연을 통해 만나봤다. 엄밀히 따지면 나 역시 심사위원으로 적합하지 않은 듯 했다.

그렇다면 나를 제외한 나머지 59명의 공연 담당 기자는 이 많은 작품, 더블 혹은 트리플로 나오는 배우의 회차를 다 챙겨봤을까? 주변 몇 몇의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져봤지만 아직까지 다 챙겨봤다는 기자는 만나보지 못했다. 녹화본으로 되돌려 볼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현장성이 생명인 공연을 직접 보지 않고 투표를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투표를 하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또 한 가지 의구심을 갖게 한 점은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이다. 이들 명단을 보며, ‘이미 수상자가 눈에 보이는데 일부러 투표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졌다. 후보 선정위원이 후보를 선정하기 보다는 수상자를 미리 결정 한 다음, 형식적인 투표로서 공인화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 옥주현과 정성화를 위한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누가 탈지 바로 감이 왔다. 우선,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라카지>와 <레미제라블>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옥주현은 <황태자 루돌프>로 여우주연상, <레베카>로 여우조연상 부문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정선아 역시 <아이다>로 여우주연상,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시상식까지 갈 필요도 없이 남우주연상은 정성화가 받을 것이 확실해 보였다. 단지 조금 궁금한 점이라면 <라카지>로 상을 받을 것인지, <레미제라블>로 받을 것인지 였을 뿐. 현재 대한민국에서 볼 만한 뮤지컬은 <레미제라블>밖에 없다는 듯이 환호하는 분위기 상으로 봤을 땐 <레미제라블>로 결정 되겠지 하는 짐작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그렇다면 왜 뮤지컬 <라카지>에서 더블로 출연한 배우 김다현은 ‘꽃다현’이라 칭하며 ‘더 뮤지컬 어워즈’ 홍보대사로 활약하게 할 뿐 후보작엔 이름 조차 올려놓지 않았을까? 두 캐스팅을 다 봤지만 섬세한 내면 연기는 김다현에 한 표를 던지고 싶었을 정도다.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여우주연상과 조연상 후보를 보면서는 주조연의 구분이 뭔지 질문하고 싶어졌다. <황태자 루돌프>는 비운의 황태자 루돌프와 그의 연인 마리 베체라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긴 하지만 엄연히 주인공은 ‘황태자 루돌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배우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가 노미네이트 됐다면 이해할 수 있어도, 여우주연상(옥주현)을 책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

오히려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게 적절해 보였다. 어쨌든 이런 혼란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배우 옥주현은 지난 해 여우주연상에 이어 이번엔 <레베카>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옥주현과 함께 이름을 올린 ‘배우 신영숙이 공동수상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는데 안타깝게도 수상하지 못했다.

<아이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정선아의 뮤지컬 배우로서의 능력과 잠재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뮤지컬 <아이다>의 주역은 ‘암네리스’가 아닌 ‘아이다’이다. 점점 후보자가 아닌 수상자를 미리 결정했다는 의혹을 지우기 힘들었다.

물론 연출상 음악 감독상 의상상 부분은 두 작품 이상으로 이름을 올린 스태프가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스태프 인력상의 문제로 중복 됐을 뿐이다.



■ 보고 싶은 시상식, 참가하고 싶은 ‘더 뮤지컬 어워즈’를 기대하며

‘더 뮤지컬 어워즈’ 사무국은 “2007년 시작된 ‘더 뮤지컬 어워즈’는 지난 1년 동안 꿋꿋이 뮤지컬계를 지켜온 공연 관계자와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타 캐스팅과 검증된 작품에만 눈길을 주는 관행은 여전했다. 주연상은 유명 배우들의 이름을 올릴 수밖에 없다 치더라도 조연상 및 신인상은 묵묵히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걸어온 분들에게 더 눈길을 돌릴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았다. 또한 뮤지컬의 꽃인 앙상블들을 위한 앙상블 부문 시상이 없는 게 두고 두고 아쉽다.

‘더 뮤지컬 어워즈’는 높으신 곳에 자리한 그들만을 위한 축제인가? 한 해를 수놓았던 빛나는 작품들과 뜨거운 열정은 꼭 대극장 작품, 그것도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인가? 지난 해부터 ‘수도권 내 400석 이상의 극장에서 공연된 작품’으로 한정된 출품기준으로 인해 소극장 창작 뮤지컬은 관심 조차 모을 수 없었던 점이 더욱 그런 생각을 부채질 했다. 또한 2011년 <서편제>로 극본상을 받은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씨의 상 반납 사건이 떠오르면서 창작 뮤지컬의 기대치를 낮게 보는 일부 시각이 겹쳐지기도 했다.

창작 뮤지컬 <그날들>이 3관왕(올해의 창작뮤지컬, 극본상(장유정), 남우신인상(지창욱)을 <번지점프를 하다>가 작곡·작사상(윌 애런슨, 박천휴)을 받긴 했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이름 조차 불려지지 않은 소극장 창작 뮤지컬이 많아 가슴이 편치 않다.

보고 싶은 시상식, 참가하고 싶은 ‘더 뮤지컬 어워즈’를 위한 발걸음이 아직도 멀기만 하다.



공연전문 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뮤지컬 어워즈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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