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580’ 제주 가는 배 긴급점검해보니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세월호 관련 특집 방송을 마련해 이번 참사의 원인을 분석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다루면서 동시에 국내의 다른 여객선들의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가 벌어진 후에도 제주를 가는 관광객들은 여객선을 이용하고 있었다. “불안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광객들은 “오히려 더 안전하다.”며 지금 여객선이 이번 사태 때문에 “비상상황”이라고 했다. 이번 참사 때문에 그만큼 안전점검을 완벽하게 하게 됐다는 것.

하지만 <시사매거진 2580>이 취재한 내용은 안전과는 그다지 거리가 멀어보였다.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화물 고정 상태는 여전히 부실했다. 자동차는 본래 배 바닥에 있는 고리에 고정시켜야 하지만 차 바퀴 앞뒤로 버팀목을 세우는 식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심지어 배 바닥에 있는 차량을 고정하는 고리는 바닥과 함께 페인트칠되어 달라붙어 있었다.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었다는 얘기다.

갑자기 배가 기울어지게 되면 차가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충분했다. 여기에 대해 기자가 그 위험성에 대해 묻자 관계자는 “수면이 잔잔한 날은 괜찮다”는 말로 넘겨버렸다. 세월호 침몰 참사가 벌어진 후에도 여전히 안전 불감증은 고쳐지고 있지 않았던 것.

또 유사시에 사용될 구명튜브는 승객들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맨 꼭대기층에 그것도 천막이 덮여진 상태로 놓여져 있었다. 있기는 있으나 사실상 사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였다. 또한 구명조끼 사용법 등을 자세히 알려주는 시간도 거의 유명무실했다. 방송을 통해 주의할 점 등을 알려주고는 있었지만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고 그 방송 내용에서도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법 등은 아예 누락되어 있었다.

비상시 여객선으로부터의 탈출로도 실질적으로는 승객들에게 고지되지 않았다. 미로 같은 여객선의 통로들을 빠져나갈 수 있는 이정표나 방향 고지 같은 것들도 찾기 어려운 상황. 이런 식이라면 비상사태에 탈출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시사매거진 2580>이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 취재한 여객선의 안전상황은 여전히 위험하기 이를 데 없었다. 무언가 달라졌다고 승객들이 믿는 눈치였지만 사실상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 2의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참사가 눈앞에서 벌어졌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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