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는 손석희 ‘뉴스9’의 무엇이 두려운 걸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지난 18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인터뷰한 손석희 앵커의 JTBC <뉴스9>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제24조의 2(재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위반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제작진 의견진술을 결정했다고 한다. ‘제작진 의견 진술’은 중징계를 내리기 전 방송사에 소명기회를 주는 절차다. 도대체 <뉴스9>이 한 이종인씨 인터뷰의 그 무엇이 재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반했다는 것일까.

방통심의위가 불편했던 것은 ‘다이빙벨 투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이후로 왜 구조작업에 이 장비가 투입되지 않느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져 나왔던 일일 것이다.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이 유속에 상관없이 무려 20시간 정도 연속 구조작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측에서는 검증이 안됐다며 투입이 불허됐던 것. 이에 대해 권혁부 방통심의위 부위원장은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방송했다”며 이 방송이 “여론을 약화시키고 구조작업을 곤란하게 했다”고 이 같은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방통심의위의 이런 결정과는 사뭇 상반되게 24일 이종인 대표에 따르면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다이빙벨 투입을 요청했다는 것. ‘검증 안 된 이야기’라는 방통심의위의 논리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만일 방통심의위의 말처럼 다이빙벨이 ‘검증 안 된 것’이라면 해양경찰청장이 여러 차례 이종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려 했다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실 이번 참사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실낱같은 작은 희망도 쉽게 포기하거나 버려서는 안 된다는 점일 게다. 그런 점에서 JTBC <뉴스9>이 찾으려한 가능성과 희망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그 자체를 ‘검증 안 된 이야기’라고 묵살하려 했다는 것은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지금 현재 손석희 앵커가 이끄는 <뉴스9>의 시청률은 무려 4%를 넘어섰다. 이것은 그만큼 이번 세월호 참사 보도에 있어서 대중들의 <뉴스9>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걸 말해준다. 지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보도에 대해서 중징계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방통심의위는 <뉴스9>의 어떤 점이 불편한 것일까.

이 날 이종인 대표와의 통화에서 손석희 앵커는 조심스럽게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종인 대표는 단호하게 “네”라고 답하며 “희망이 없으면 가는 뜻이 없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작은 희망이라도 잡으려는 손석희 앵커와 <뉴스9>, 그리고 이종인 대표의 말처럼 우리는 쉽사리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 그것이 희생자와 유족들 그리고 여전히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JT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