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아빠’ 분위기를 바꾼 윤후·준수의 매력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역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윤후와 준수는 레전드급이었다. 7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준수는 조금 더 자란 듯 했지만 여전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상남자에 호기심 천국이었다. 새 친구들을 만나니 어색할 것 같지 않냐는 윤민수의 질문에 “어색이 뭐야?”하고 되묻는 엉뚱함은 역시 변함없는 준수의 매력이었다.

여행 전날 수영장 앞에서 처음 만난 찬형이 “나 임찬형이야”하고 자기를 소개하자 “그러니까 형이구나?”하고 답하고, 때 아닌 신발 날리기로 세윤을 까르르 웃게 만드는 준수는 <아빠 어디가> 초창기의 아이를 그대로 보는 듯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만이 줄 수 있는 웃음이었다. 엉뚱하지만 순수하고 때로는 아이의 고집이 묻어나는 그런 웃음.

저녁을 먹다가 오빠가 필요하다는 세윤이와 형이 필요하다는 찬형에게 뜬금없이 “난 딸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준수 때문에 이야기는 아이들 특유의 엉뚱함으로 흘러간다. 세윤이 갑자기 “우리 동생 데려가. 정말 짜증나.”라고 속내를 털어놓더니 “아빠는 딸만 있어서 바보”라는 ‘딸바보’의 새로운 정의(?)를 들려주기도 했다. 또 정웅인이 사실은 카메라 돌아갈 때만 잘해준다고 폭로(?)하면서 ‘카메라 바보’라는 닉네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행을 떠나며 함께 점심 도시락을 먹으면서 정웅인과 준수가 기 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도 준수 특유의 매력이 묻어났다. 바닥에 떨어뜨린 걸 준수에게 주우라고 정웅인이 시키자 쭈뼛쭈뼛하며 쓰레기를 주우면서도 결코 무릎을 굽히지 않는 자존심을 준수는 보여줬다. 상남자로서 자존심 강한 준수의 순수한 면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윤후는 분교에 도착해 갑자기 벌어진 학교 상황극에서 동급생으로 설정된 정웅인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를 쥐락펴락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사람 진짜 많이 죽였다고 들었습니다. 한 5명 죽였습니다. 아니 좀 더 많이 죽인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죽일 거다’하는 장면입니다.” 혼자 군대 상황극을 하는 듯한 말투로 정웅인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윤후는 세윤이 들려준 ‘카메라 바보’ 이야기를 폭로해 정웅인마저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들었다.

<아빠 어디가>의 재미는 결국 어른들마저 당황케 만드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엉뚱함에서 나온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행은 윤후와 준수가 왜 이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없는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른들이 이끌어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끌고 가는 이야기가 <아빠 어디가>만의 힘이라는 걸 되새겨준 것.

최근 들어 <아빠 어디가>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건 아마도 반복되는 여행의 이야기들이 비슷해지면서 생겨난 반응들일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아빠들의 분량이 조금 많아지는 느낌이다. 안정환과 김성주의 콤비 캐릭터가 부각되고 거기에 정웅인이나 윤민수의 캐릭터가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어디가>의 진짜 핵심은 아이들이라는 걸 준수와 윤후를 통해 다시 입증됐다. 아빠들을 무너뜨리는(?) 그들의 활약은 <아빠 어디가> 본래의 웃음을 되찾아주기에 충분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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