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볼러·박봄 코디의 반격, 사태만 악화시킨 까닭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에어코어 케미가 내놓은 박봄 디스곡은 삽시간에 화제가 됐다. 직설적인 가사는 박봄은 물론이고 YG, 심지어 검찰까지 겨냥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힙합대회 참가곡일뿐이라는 에어코어 케미 소속사측의 이야기와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의견이 대립하고, 박봄 사태를 비판한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외모비하와 2NE1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 이것은 본질에서는 비껴난 이야기다.

결국 핵심은 이 모든 사안들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명이나 사과 없이 묵묵부답으로 덮으려는 YG측이 제공한 빌미에 있다. 떳떳하다면 이런 정도의 대중들의 반응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해명을 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해외공식 활동을 해나가고 있는 건 대중들의 궁금증과 실망감을 부추기는 이유다. 박봄 디스곡이 어떤 의도로 또 어떤 거친 표현으로 나왔건 그만한 반향을 일으켰다는 건 이런 대중들의 정서가 어느 정도 그 안에 들어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벤볼러와 박봄 코디가 박봄 디스곡을 내놓은 에어코어 케미에게 거친 욕설로 위협을 한 것은 불붙은 사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평소 YG사단과의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던 벤볼러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케미 그 애가 뭔데 확 불 싸질러 버릴까. 네가 그런 소리를 할 만큼 머리가 컸으면 맞아도 될 소리를 했다는 거 알겠네. 우리 팸한테 까불지 마”라며 욕설을 올렸고, 이어 박봄 코디도 “요즘은 개나 소나 힙합 한답시고 랩으로 디스”라며 “민증에 잉크도 안 마른 것이 어디 대선배한테 반말지꺼리로 어쩌고 저째?” 등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식의 YG패밀리의 박봄 감싸기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대중들에게는 반감만 더 사고 있는 상황이다. 박봄 논란이 터졌을 때도 박봄 당사자는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고, 대신 YG 공식 입장도 아닌 양현석 사장이 개인적인 입장에서 그녀를 두둔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현석 사장의 박봄을 감싸는 글은 실제로 감성적인 면으로 호소한 바 있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속속 드러나는 사실들 때문에 오히려 사안 자체가 YG 전체의 매니지먼트 문제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번 벤볼러와 박봄 코디의 ‘박봄 감싸기’는 그래서 YG와 박봄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바가 크다. 특히 논리적인 반박이 아니라 선후배 운운하며 욕설과 폭언으로 위협을 한 부분은 YG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잖아도 명쾌하지 않은 이번 논란 때문에 불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상황에 폭력적인 대응은 YG 전체의 이미지를 추락시킬 수밖에 없다.

YG는 왜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을까. 양현석 사장이 올린 글이 개인적인 입장에서 쓴 글이라고 밝힌 것처럼 이번 박봄 논란에 대한 YG측의 공식 입장은 아무 것도 나온 것이 없는 셈이다. 공식적인 이야기는 없는 마당에 주변인들의 이야기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식의 감싸기는 YG나 박봄 당사자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공식적인 입장표명 없는 반복되는 논란은 사안만 더 크게 만들뿐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두리퍼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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