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코드 사고, 안전불감증만 문제일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지난 3일 오전 1시 경 걸 그룹 레이디스 코드가 대구에서 열린 KBS <열린음악회> 녹화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그들이 탄 승합차는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았다. 그 충격으로 은비(고은비 21)가 숨졌고, 리세(권리세 23)는 머리를 다쳐 장시간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소속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주행 중 차량 뒷바퀴가 빠지면서 차량이 몇 차례 회전을 한 뒤 방호벽을 들이받았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중들은 차량의 바퀴가 통째로 빠진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바퀴가 빠져 사고가 났다면 애초에 차량에 결함이 있었다는 얘기다.

“출고된 지 얼만 안 된 차량이라 정비 불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용인경찰서측의 얘기가 맞다면 승합차 자체의 문제라는 것.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이번 사고의 원인은 훨씬 더 복잡해진다. 해당 차종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 벌써부터 인터넷에는 해당 차종이 이전부터 어떤 결함을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 문제를 과도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연예인 매니지먼트의 고질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즉 바쁜 스케줄 때문에 새벽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연예인들이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 행사 같은 경우에는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주로 사고가 났다는 점을 들어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고 있다.



틀리지 않은 이야기다.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내기 위해 새벽에 운전을 하다보면 보통의 경우보다 사고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레이디스 코드 소속사측이 말한 ‘바퀴가 빠지는 사고’라면 이런 안전불감증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제 아무리 운전의 베테랑이 낮 시간에 여유 있게 운전을 한다고 해도 바퀴가 빠져버린다면 사고를 피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 정도의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다고 해서 에어백이 다 터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즉 센서에 충돌이 감지되지 않는 측면(물론 측면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해당 차량은 그게 없었다)이 부딪쳤다면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연예인들의 무리한 스케줄 소화와 안전벨트 미착용 같은 안전불감증의 소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이 사고의 원인을 정리하는 건 어딘지 미진한 점이 너무 많다. 만일 차량 자체의 문제라면 그 사고가 앞으로도 또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좀 더 철저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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