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6’ 벗님들 왜 역대 최고 무대로 손색 없을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슈퍼스타K> 역대 이런 심사평은 처음이다. 김필, 곽진언, 임도혁이 팀을 이룬 ‘벗님들’이 이치현과 벗님들의 ‘당신만이’를 부르고 난 후 심사위원들은 말 그대로 앞 다퉈 칭찬을 쏟아냈다.

이승철은 “만점!” “퍼펙트!”를 연호했고 백지영은 “대박!”을 외쳤다. “감히 제가 먼저 한 마디만 해도 돼요?”라고 운을 띄운 백지영은 “나는 믹싱하고 마스터링까지 돼 있는 음악을 듣는 느낌”이었다며 감동을 숨기지 못했다.

실로 완벽한 콜라보레이션이었다. 곽진언과 임도혁의 잔잔한 화음으로 나지막하게 시작한 노래는 김필의 시원시원한 고음으로 이어졌고 임도혁의 소울 강한 목소리는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더 큰 감동은 고음 뒤에 이어진 곽진언의 읊조리는 듯한 낮은 저음이었다. “그대여 안녕이란 말은 말아요 사랑의 눈빛만을 주세요-”를 부르는 곽진언의 목소리에서는 진심이 느껴졌다.

“전체 이 분위기 이끄는 거 누구 아이디어예요? 그래 진언이 색깔이 많이 났네. 진언이가 두 사람의 목소리에서 감동이 확 왔다가 진언이 저음 딱 들어갈 때 확 그 저음이 주는 감동 있죠. 옥타브 아래로 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너무 좋았어요.” 윤종신의 말대로 저음이 이토록 매력적으로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누가 더 높게 부르고 소리치는가가 그 음악과 가수의 가치를 가늠하는 식으로 착각되는 요즘, 곽진언의 낮지만 진심과 감성 가득한 목소리는 음악의 진짜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만들었다.

감동을 주체하지 못한 이승철이 “정준영, 로이킴의 콜라보를 능가하는 음악”이라고 말하고 또 자기 입으로 “이승철, 김범수, 나얼이 합쳐도 이렇게는 안 나올 것 같다”고 농담 섞어 말한 건 그의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는 심사가 끝난 후에도 김범수에게 거듭 “너 우리 셋이 하면 저렇게 나올 거 같애? 각자 잘난 척이나 하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그렇게까지 말한 건 콜라보레이션이 갖는 그 조화의 의미 때문이다. 각자 잘 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하나로 묶어내는 배려의 화음이 없었다면 이런 무대가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것. 이승철은 심지어 “눈물이 글썽거리고” 가슴이 “벅차 오른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콜라보레이션의 의미는 다른 심사위원 때문에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던 김범수에 의해서도 다시금 되새겨졌다. “도혁군을 저는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 김필씨나 곽진언씨 같은 경우에는 워낙 색깔이 좋은 분들인데 도혁씨 같은 경우에는 사실 솔로성이 짙은 보컬이라 이런 콜라보레이션에 묻히기가 쉽지 않거든요. 근데 죽을 때 죽고 나올 때 나오는 이거를 할 줄 안다는 건 정말 웬만해선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 모든 공은 다시 편곡의 주축에 섰던 곽진언에게 돌아갔다. 윤종신은 “저는 여러 가지가 다 있지만 일등공신 곽진언 군이 전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간 게.. 진언군은 되게 좋은 프로듀서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요. 슈스케 히스토리에 남을 만한 무대를 지금 만든 게 아닌가” 하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비로소 심사위원들은 이것이 콘서트 무대가 아니라 두 팀 중 한 팀을 탈락시켜야 하는 오디션 무대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눈치였다. 이미 폭풍 감동의 심사를 뒤에서 들은 상대팀들은 그 결과를 예감할 수밖에 없었다. 심사가 끝난 후 윤종신은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냈다. “보통 저희가 심사위원하다 보면 이렇게 반응을 숨기잖아요. 왜냐하면 뒤에 결과발표에 애들이 쪼여야 되니까. 그런데 이건 어떻게 숨길 수가 없어. 승철이 형이랑 저랑 제일 감동했던 순간인 거 같아요. 이때까지 6년째 하면서.”

이승철은 “6년 동안 최고였던 거 같다”는 말로 화답했다. 실로 6년 동안 이런 심사 또한 처음이었다. 심지어 오디션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 무대. 콜라보레이션의 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 절정의 무대는 아마도 시청자들에게도 잊지 못할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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