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의 ‘농담 축구해설’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것은 입담일까 아니면 수다일까.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 한국 대 태국의 경기의 MBC 중계를 듣는 시청자들의 상반된 반응이다. 김성주 캐스터와 안정환, 송종국 해설위원의 축구 중계는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그것이 축구중계인지 아니면 토크쇼인지 애매모호하게 만들었다.

항간에는 “<아빠 어디가>를 틀어 놓은 줄 알았다”는 웃지 못할 농담까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해설에는 격 자체를 무화시키는 구석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날 전반 45분 한국 대표팀이 패널티킥을 얻었을 때 장현수가 골을 기록했지만 파울이 선언되어 다시 두 번째 페널티킥을 찼고 그것이 골인 되었을 때 안정환의 해설은 다소 과할 정도였다.

안정환은 “어차피 들어갈 건데 뭘 두 번 차게 하냐. 심판도 힘들지 않냐. 휘슬 부는 거 저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것은 우리 대표팀의 골 결정력에 대한 칭찬이 담긴 말이었지만 축구 중계에서는 좀체 듣기 힘든 일상 멘트인데다, 일정한 감정까지 덧붙여진 멘트였다. 이를 받아서 송종국도 “안정환도 선수 시절 두 번 찼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월드컵 당시 안정환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농담을 했다.

사실 이건 경기의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아빠들의 수다’에 가깝다. 이런 농담에 가까운 과감한(?) 해설에 대해서 “새롭다”며 호응해주는 시청자들도 많다. 하지만 해설이 너무 사담으로만 흘러간다며 ‘해설답지 못하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실제로 해설의 전문성 부분에서 안정환은 상당 부분 미숙함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이번에 우리 대표팀이 금메달을 꼭 딸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그 근거로 든 것이 “우리 축구가 인천에서 처음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그렇다. 인천에 처음 공이 들어와 축구를 했다는 사실과 이번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이 금메달을 딸 거라는 예측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그저 그런 희망사항을 농담처럼 던진 것이다.



즉 정상적인 해설이라면 금메달을 기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좀 더 전문적인 분석이 나왔어야 한다는 게 해설자의 본분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리 팀과 상대팀의 전력이 어떻기 때문에 어떤 가능성이 있고, 어떤 부분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식의 멘트가 있어야 해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해설이 ‘친근하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지나치게 비전문적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아빠 어디가> 팀의 농담 중계는 과연 변화하고 있는 중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말해주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전문적이지 못한 것을 예능으로 적당히 덮어가는 것일까. 입담인지 수다인지 알 수 없는 해설에 대해 시청자들은 양 갈래로 나뉘어 의견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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