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잇단 중국인 멤버 분쟁, 무엇이 잘못됐나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결국 봉인은 풀려버린 걸까. 엑소의 중국인 멤버 루한이 크리스에 이어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나왔다. 슈퍼주니어 한경에 이은 크리스의 계약 해지 요구. 중국인 멤버들이 보여준 행보는 그저 일회적으로 볼 사안이 아니었다. 그래도 반신반의하던 차에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어버렸다.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 과도한 스케줄과 이익 분배. 소속사와의 계약문제 등등. 늘 나오던 사안들이 똑같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루한은 크리스와 법률대리인마저 같다. 하나의 케이스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SM측은 ‘동일한 법무법인을 통해 동일한 방법으로 패턴화된 소를 제기한다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SM측은 ‘주변의 배후세력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분히 그런 추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즉 ‘그룹 활동을 통해 스타로서의 큰 인기를 얻게 되자, 그룹으로서의 활동이나 소속사를 포함한 모든 관련 계약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개인의 이득을 우선시하여 제기된 소송’으로 보고 있는 것. 사실 이런 탈퇴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이미 팀에서 빠져나온 한경이나 크리스가 버젓이 중국에서 잘 활동하고 있는 전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항간에는 이러한 반복되는 계약분쟁이 ‘중국인 멤버’들의 문제라고 말한다. 즉 팀을 탈퇴해서 분쟁 상황이 되어도 여전히 중국이라는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이미 인기를 얻은 후에는 굳이 팀에 잔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이라면 팬에게는 일종의 배신처럼 여겨질 수 있다. SM측이 말하듯 ‘개인적 이득’을 위해 팀을 버린 것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배신감은 현재 ‘중국인’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입장에서는 SM의 고질적인 관리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다. 실제로 팬들 사이에는 엑소 같은 아이돌 그룹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소속사가 너무 무리하게 아이돌들은 소모시킨다는 것이다. 과도한 스케줄 이야기는 여기서 나온다. 또 아이돌들이 인기를 얻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 돈은 소속사가 벌어간다는 인식 때문에 소속사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팬들도 많다. 이런 팬들이라면 크리스에 이은 루한의 소송제기가 안타까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해하는 입장일 수 있다.



중국이라는 특정한 상황 때문에 이런 계약분쟁이 가속화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단지 그것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이미 SM이 동방신기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국적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기를 얻은 아이돌의 독립하려는 욕망과 그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인기를 갖게 된 아이돌을 좀 더 묶어서 수익을 내려는 소속사의 욕망이 부딪치는 것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이런 소송에서 아무런 빌미가 없다면 그 문제는 온전히 개인적인 욕망을 추구해 팀을 버린 팀원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계약조건이나 스케줄 관리 등을 통해 어떤 빌미를 제공했다면 소속사의 합리적인 관리 부실의 문제를 피해가기는 어렵다. 도대체 어느 쪽이 잘못된 걸까.

그 잘못이 어디에 있든 중요한 건 이렇게 반복되는 분쟁으로 팬들이 지속적인 상처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엑소 팬들은 심지어 무덤덤하게까지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너무 반복 되서 놀랍지도 않다는 것이다. 일종의 포기상태다. 팬이 없는 아이돌도 기획사도 존재할 수 없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어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 것인가. 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서둘러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 배후세력이 존재한다면 제2, 제3의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M엔터테인먼트,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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